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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8일 감수광, 감수광… 가거들랑 혼저 옵서예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7-06-28   조회수 : 10736

 

얼마 전에 제주 출신 가수 혜은이가 데뷔 45주년 기념 음악회를 연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제주 출신 가수여서 그런지 반가운 마음에 한때 우상(?)이었던 그녀를 떠올려 봅니다. 혜은이는 1975년 <당신은 모르실 거야>로 데뷔해 1970년 중반 이후 국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국민 가수였지요. 혜은이의 음악회가 눈에 띈 이유는 ‘전국 방언 말모이’ 원고를 준비하면서 그의 대표 곡 가운데 하나인 <감수광>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감수광’은 표준어 ‘가고 있습니까’라는 의미의 제주 방언입니다. 제목도 제목이려니와 ‘감수광 감수광 날 어떵허렌 감수광 설룬 사름 보냄시메 가거들랑 저 옵서예’라는 애잔하면서도 맛깔난 제주 방언 후렴구가 국민들의 가슴 속에 아로새겼지 않나 싶네요. <감수광>이 발표된 지 40년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감수광 감수광’하면서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걸 보면 신기합니다.

 

제목의 ‘감수광’은 ‘가다’의 어간 ‘가-’에 ‘동작의 계속’을 나타내는 선어말 어미 ‘-암ㅅ-’에 높임을 나타내는 의문형 종결 어미 ‘-우광’이 결합해서 이루어진 제주 방언인데요, ‘감-’은 ‘가-’와 ‘-암-’이 결합하면서 ‘아’가 축약된 형태입니다. ‘-암수광’은 화자에 따라서 ‘-암수과, -암수가, -암수강’ 형태로도 나타납니다. 용언 어간이 음성 모음이면 ‘먹엄수광?(먹고 있습니까)’처럼 선어말 어미 ‘-엄ㅅ-’이 쓰입니다.

 

 

위의 예문에서 보듯이 ‘-암ㅅ/엄ㅅ-’은 제주 방언의 말맛을 색다르게 해 주는 문법소 가운데 하나로 동작의 진행을 나타내 주는 표지입니다.
‘-암수광?/-엄수광?’에 대한 대답은 ‘-암수다/-엄수다’를 써서 ‘봠수다(보고 있습니다)’, ‘왐수다/오람수다(오고 있습니다)’, ‘보염수다(보이고 있습니다)’, ‘울엄수다(울고 있습니다)’처럼 표현하면 됩니다.1)

< 감수광>은 모두 3절로 이루어진 가요인데요, 제주 방언의 묘미를 느껴 보기 위해 <감수광>의 1절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위의 노랫말을 보면 1절은 제주의 삼다(三多)라 불리는 ‘바람·돌·여자’를 소재로 하고 있네요. 여기에 ‘감수광 감수광 날 어떵허렌 감수광 설룬 사름 보냄시메 가거들랑 저 옵서예’라는 방언 후렴구가 더해져 제주의 이국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켜 주네요. 듣는 사람들의 감성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후렴구를 표준어로 옮기면 ‘가십니까 가십니까 날 어떠하라고 가십니까. 서러운 사람 보내고 있으니 가거들랑 어서 오세요’인데요, 표준어보다는 아무래도 제주 방언이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나 싶네요.

그런데 ‘감수광’의 가사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봤는데 후렴구가 ‘감수광 감수광 나 어떡할렝 감수광 설릉 사랑 보낸시엥 가거들랑 혼조옵서예’처럼 표기가 잘못 되어 있더군요. 제주 방언에 ‘할렝’, ‘설릉’, ‘보낸시엥’, ‘혼조’라는 말은 없습니다. ‘혼조’는 후설 저모음인 ‘아래아()’ 음을 살린 ‘저’로 써야 합니다.
후렴구에 사용된 제주 방언의 ‘어떵허렌’은 ‘어떠하라고’, ‘설룬’은 ‘서러운’, ‘사름’은 ‘사람’, ‘보냄시메’는 ‘보내고 있으니’, ‘저 옵서예’는
‘어서 오십시오’라는 의미입니다. ‘어떵허렌’의 ‘어떵’은 표준어 ‘어떻게’에 대응하는 제주 방언으로 쓰임이 아주 많은 어휘입니다.

노랫말의 ‘저 옵서’도 기억해 둘 만한 제주 방언인데요, 사람을 반가이 맞으면서 건네는 인사말로 ‘어서 오세요’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따듯한 감정을 실어 ‘오젠 허난 속앗수다(오려고 하니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덧붙이면 최고의 인사말이 되겠지요. ‘저 옵서’는 가끔 공항이나 식당 입구에서 볼 수 있는데, ‘어서 오세요’라는 환영의 인사말을 ‘저 옵서예’처럼 잘못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서 오세요’라는 의미로 쓸 때는 ‘예’를 빼고 ‘저 옵서’로 쓰면 좋겠지요. 그리고 ‘저 옵서예’에서 ‘예’는 종결 어미 다음에 덧붙여 쓰는 첨사로 강조나 확인할 때 사용합니다. ‘예’ 대신에 ‘양’도 쓸 수 있는데요, ‘잘 갑서양(잘 가세요, 안녕히 가세요)’, ‘시 옵서양(다시 오세요)’처럼 표현하면 됩니다.


제주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농축된 제주 방언은 소중한 우리의 언어 유산입니다. 제주 방언의 진정한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도록 <감수광>을 속으로나마 한번 흥겹게 불러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_김순자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부 및 동 대학원 졸업, 문학박사
제주대학교 강사,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연구원 지냄.
현 (사)제주어연구소 이사, 제주학연구센터 비상근연구위원

 

 

▶링크: 국립국어원 쉼표,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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