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오도낫이와 오도낫하다('하'는 아래아)가 제주인의 일상회화나 글에서 제주어로 많이 쓰고 있는 듯합니다. 네이버사전에 의하면 이 두 단어를, 제주어라고 규정하여 각각 '가만히', '얌전하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개정증보제주어사전>에는 미등재). 사실 질문자도 오래 전 일본어를 배우기 전까지는 제주어로 알고 써왔으나, 같은 뜻의 일본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오토나시이(おとなしい=大人しい)라는 말입니다.이 말의 뜻은 1) (아이들이) 떠들거나 장난하지 않고 조용하다. 2)온순하다. 얌전하다. 3) (색깔, 무늬 등이) 화려하지 않다. 수수하다(이상 네이버사전)라고 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오토나시이[おとな(大人)しい]는 成人을 의미하는 오토나(大人)를 형용사화한 말인데,원래 '오토나라시이:おとな(大人)らしい:어른스럽다'가 본뜻입니다. 위의 세 가지 뜻은 바로 이 '어른스럽다'에서 파생된 것이지요. 일본어사전에는 세 가지 뜻 외에 "사려분별 있는 연장자 답다"라는 뜻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장황하게 흘러 버렸는데, 질문의 요지는 오도낫이, 오도낫하다는 고유의 제주어가 아니라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세대들이 사용해오던 일본어의 잔재가 제주어로 둔갑된 것이 아닐까 하는 겁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이지 확실한 근거를 갖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저의 추정에 대해 연구소측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만약 제 추정이 맞다면 이미 일상어로 굳어진 것은 어찌할 수 없다 해도 문학작품 등 글로 쓰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편, 지난번에 소개한 강덕환 시인의 다른 제주어시("저항")에도 '오도낫이'란 단어를 쓰고 있는데 전문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도낫이/이신 사름/밀껑이/거셔가민/누게가/고영이/이시커냐?// 와들랑/뒛사불주 그런데 이 시에 나오는 '밀껑이', '고영이'의 정확한 뜻을 알고 싶습니다. 문맥상 그 뜻을 대충 짐작할 수는 있으나 사전에도 안 나와서 확실히 알고 싶습니다.

<답변>

1. 오도낫: '오도낫'은 질문자 의견 대로 일본어가 맞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일본어 '오도낫'에 접미시 '-다'를 붙여서 '오도낫다'라고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오도낫~'은 일본어이기 때문에 사전 등등에 문자화하는 것은 무리라고 봅니다.

2. 밀껑이: '밀껑이'는 '밀껭이' 등으로도 나타나는데, 표준어 '공연히'에 가까운 어휘입니다.

가끔 음식과 관련하여 '밀껑다'를  쓰기도 하는데 이때는 표준어 '멀겋다'에 해당하는 어휘가 됩니다.   

3. 고영이: '고영이'는 표준어 '고이'에 해당하는 어휘입니다. '고이'가 지닌 여러 개 뜻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이'는 형용사 '곱다[麗]'에서 나온 어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