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어렸을적 동네 어르신들께서  '우리 몽생이, 꼬망생이, 꼬망새'와 같은 단어를하신 적이 있어 당연히 제주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주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이 그런 단어는 없다며, 제주어가 아닌 단어를 근거 없이 사용한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후 매우 당황스러웠고, 한편으로는 궁금증이 몇 가지 발생하여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1. 제주에서 나고 자라며 제주의 동,서,남,북 마다 지역적 특색과 사용하는 단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학교와 직장생활에서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지역별로 사용하는 단어에 차이가 있고, 어떤 지역에서는 당연히 쓰는 말이 다른 지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연구하는 분의 입장으로 보아도 맞는 부분인가요? 

2. 고등학교 재학 중 각 지역의 방언을 연구하는 논문 대상자로 참여하였습니다. 이 때 한 시간 동안 친구와 이야기 하는 내용을 모 대학에서 녹음하여 수집하였습니다. 방언 사용자가 줄고 시대가 변하면서 사어가 되는 단어들이 발생하여 이전에 기록하고 방언을 보존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이라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제주어도 매 해 연구과 수집을 통해 새로운 단어가 발견되나요? 

3. 몽생이는 검색하니 망아지라고 나오지만 꼬망생이, 꼬망새라는 단어의 설명은 찾아볼 수 없는데, 혹시 비슷한 단어가 있나요? 

4. 이처럼 제주어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는 제주어라고 말할 수 없나요?

 제주에서 태어나 80-90년을 제주에서만 생활하신 노인분들이 사용한 단어임에도 제주어가 아닐까요? 연구하는 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답변>

1. 지역적 차이에 대하여

방언에 대한 연구는 지역적 차이를 찾아려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전통방언학을 지리 방언 또는 지역 방언이라고 합니다. 제주어인 경우도 당연 지역적 차이가 있습니다. 몇 예를 들면 아래와 같습니다.

 #빙떡: 전체적으로는 '빙떡'으로 통용되기는 합니다. 그러나 제주도 서남부인 대정을 중심으로는 '빙'이라고 하고, 성읍을 중심으로는 '전기' 또는 '전기떡'이라고 합니다.

#문어: 제주도 동쪽 지역에서는 '문게'라고 하고, 서쪽 지역에서는 '물꾸럭' 또는 '무꾸럭'이라고 합니다.

#톳(해조류): 제주도 동쪽 지역에서는 '톨'이라고 하고, 서쪽 지역에서는 표준어와 같은 '톳'이라고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제주도 방언의 언어 지리> 라는 책을 참고하면 좋습니다.

2. 새로운 어휘 발굴에 대하여

방언을 조사하는 것은 조사 목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결국은 새로운 어휘 등을 찾기 위한 노력입니다. 조사할 때마다 지금까지 조사되지 않았던 어휘라든가 문법 사실 등을 찾을 수 있습니다. 조사의 묘미 또는 기쁨은 새로운 사실을 조사하게 될 때입니다. 제보자의 머릿속에 잠자고 있는 어휘들을 깨우는 작업이 방언 조사라고 보면 좋습니다.

조사할 때마다 또는 새로운 조사 지역에서도 새로운 어휘들이 조사되게 마련입니다. 방언 연구의 출발이 바로 현지 조사에 있다고 보아도 좋습니다.

3. 우리 셍이에 대하여

'꼬망생이, 꼬망새'가 '우리  셍이'와 같이 나열된 것으로 보면 '어린아이를 귀엽고 부르는 말'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꼬망생이'와 '꼬망새'는 '꼬맹이'를 말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특히 이런 경우는 그 제보자에게서만 들을 수 있으니 '개인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셍이'는 '말[馬]'과 관련 있는 어휘이기 때문에 아래아 '셍이'로 표기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4.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제주어 문제

한번 <국어사전>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희승의 <국어대사전>, 한글학회의 <우리말큰사전>,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학교의 <한국어대사전> 등에는 '대(大)'라든가 '큰'이라는 수식어가 달려 있습니다. 이들 사전에는 우리가 쓰는 모든 어휘가 등재되어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전에 따라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주어사전>도  제주학연구센터에서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주어'가 '제주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정을 나타내는 데 쓰는, 전래적인 언어'라는 개념에 합당하다고 하면 당연 제주어이고, 제주어이기 때문에 <제주어사전>에 등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