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어 구술 강독회] 제8강 구술로 녹여낸 동화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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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7-09-13 조회수 : 9285 | ||||
제8강 구술로 녹여낸 동화 이야기
<맹종이의 비밀>과 <죽성할망> 두 작품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제주 4.3은 왜?(사계절. 2014)』에 수록된 것으로 ‘4.3 사건’이라는 시간 위에서 쓰인 이야기다. 4.3은 접근 방식 또한 조심스러웠다. 4.3은 제주도민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 한국근대사 최고의 비극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논의를 거친 우리는 기본 틀을 2003년에 공식 발표된『제주 4.3사건 진상 조사 보고서』에 따르기로 했다. 사건을 연차적으로 배열, 각각의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옴니버스 형식의 장편 4.3 서사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제주의 생활사는 기본적으로 제주를 나타낼 수 있는 단어로 한정하기로 했다.
‘정지’, ‘상방’, ‘우영팟’, ‘밧거리’, ‘새기’, ‘할망’, ‘어멍’ 등. 이 작품을 쓰면서 다른 작가들도 그렇겠지만 많은 어르신들을 만났다. 여러 어르신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제주어에는 의성어 의태어가 많고 말할 때 부사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의 소리를 잘 듣고 자연이 변하는 모습을 잘 관찰해야만 하는 거친 제주 자연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름이 건들건들 불어오지 안허여." "덥싹덥싹 걸엉오는 거라."
<맹종의 비밀>의 일부 안거리 큰구들에 불이 켜져 있었다. 맹종이는 주위를 둘러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마당을 어슬렁거리다가 촐눌에서 촐 한 뭇을 꺼내 그 자리에 보자기를 꽉꽉 눌러 집어넣고는 빼놓았던 촐뭇을 꼬옥 찔러 넣었다. 절로 긴 한 숨이 나왔다. 살금살금 난간으로 올라서려는데 방문이 왈칵 열렸다. 어머니였다.
“꼭 도둑 고냉이처럼, 너도 니네 삼촌 닮아감샤? 밤이슬 맞으며 늦게까지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념시? 뒤숭숭한 세상에 그렇게 다니다 무슨 험한 꼴 보려고.”
삼촌에 대해서는 언제나 말을 아끼던 어머니였다.
밧거리에서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맹종이는 무덤덤한 얼굴로 어머니 지청구를 고스란히 다 들었다. 푸념이 끝났는지 어머니가 문을 텅 하니 닫으며 말했다. “정지에 밥 차려 놧저."
<죽성 할망>의 배경과 인터뷰 “그때 뭣사 해신디 알아져. 올래 너머로 남자 서너이가 빗자락에 불붙영 다니멍 초집 네 귀퉁이에 붙이는 거라. 가타부타 말도 얻곡. 지금이라시민 '무사 불태웜수과'라도 해보주마는 어멍이나 나나 뚜럼치 만히 이녁집 불붙이는 걸 봐시니. 어떵 살코 울지도 안허고. 옛날이 잘도 어수룩했주. 나라에서 허는 거랜 허민 집 불태워가도 만이 싯고.”
<죽성 할망>의 일부 “영배야, 불태우민 안된다게. 제발 태우지 말라게.”
죽성 할망이 영배 삼촌 손에 든 빗자루를 뺏으려고 발버둥 쳤다.
불은 금새 타올랐다. 한참을 타오르던 불은 검은 연기 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기가 걷히면서 불꽃이 일었다. 초가지붕을 자욱하게 감쌌던 연기 속에서 불꽃은 서까래를 거쳐 기둥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윙, 귓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을생이는 고개를 세게 흔들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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