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64. 튼내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9-02   조회수 : 196

64. 튼내다

 

‘튼내다’는 ‘기억이나 생각을 되살아나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떠올리다’에 대응한다. ‘기억이나 생각이 되살아나다.’는 뜻의 제주어는 ‘튼나다’가 될 터이니 이는 표준어 ‘떠오르다’에 대응한다.

 

①하르방안틔 받은 거 무시것사디 다 이져불언에 튼내지 못허크라.(남편한테 받은 거 무엇인지 다 잊어버려서 떠올리지 못하겠어.)

단오지 허민 멩질 세 번에 제 열두 번에 열다섯 번, 열다섯 번. 아이고, 심부름헐 사름이 시카? 튼내지 말젠 헤도 튼내 가민 머리가 열도 나고 살지 못허켜. 경덜 허난 눈도 다 멜라져불고.(단오까지 하면 명절 세 번에 제 열두 번에 열다섯 번, 열다섯 번. 아이고, 심부름할 사람이 있을까? 떠올리지 말려고 해도 떠올려 가면 머리가 열도 나고 살지 못하겠어. 그렇게들 하니 눈도 다 찌그러져버리고.)

③엿날 말 젠 허난 이져비언 튼내지도 못허곡. 머리도 희여뜩허곡.(옛날 말 하려고 하니 잊어버려서 떠올리지도 못하고. 머리도 아뜩하고.)

④이거 고소리 룩 돋은 거난게 고소리 그 이거라 무시거렌 아낫저만은 나 못 튼내켜.(이거 소줏고리 자루 돋은 거니까 소줏고리 그 이것보고 무어라고 했었다마는 나 못 떠올리겠어.)

 

예문 ①은 남편한테서 예물로 무엇을 받았느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남편한테 받은 거 무엇인지 다 잊어버려서 떠올리지 못하겠어.’ 하는 뜻이다. ‘하르방’은 표준어 ‘할아버지’에 대응하는 어휘지만, 여기서는 ‘남편’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대체적으로 할머니들이 하는 말이다. 만일 중년 부인이라면 ‘아방’이라고 표현한다. 아들딸이 있으면 ‘아방’이라 하고, 손주가 있으면 ‘하르방’이라고 한다. ‘이져불언에’는 ‘잊어버려서’의 뜻으로, 표준어 ‘잊어버리다’에 대응하는 제주어가 ‘이져불다’임을 알 수 있다. ‘이져불다’는 달리 ‘이쳐불다’라 한다.

예문 ②는 큰일이 많은 맏며느리의 푸념으로, ‘단오까지 하면 명절 세 번에 제 열두 번에 열다섯 번, 열다섯 번. 아이고, 심부름할 사람이 있을까? 떠올리지 말려고 해도 떠올려 가면 머리가 열도 나고 살지 못하겠어. 그렇게들 하니 눈도 다 찌그러져버리고.’ 하는 뜻이다. 명절 3번, 제(祭) 12번 포함해서 15번이니 한 달에 1회가 넘은 경우다. 당시는 콩나물도 시루에서 키울 때니 명절이나 제사를 해먹고 돌아서면 다시 제사 준비를 해야 하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는 것이다. 여기서 ‘제’는 한자어 ‘祭’로, 제사를 말하며, ‘시카?’는 ‘있을까?’의 뜻이다. 곧 ‘시다’는 표준어 ‘있다[有]’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싯다, 잇다, 이시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또 ‘눈도 멜라지다’는 ‘눈도 찌그러지다’로 대역했지만 눈가에 주름이 생기고, 위 눈꺼풀이 기운이 없어서 아래로 축 쳐진 것을 뜻한다. 곧 늙었다는 뜻이다.

예문 ③은 옛날 지내온 말을 해달라는 부탁에 대한 대답으로, ‘옛날 말 하려고 하니 잊어버려서 떠올리지도 못하고. 머리도 아뜩하고.’ 하는 뜻이다. 옛날 말 하려고 하니 기억이 나지 않고 기억하려고 하니 머리가 아뜩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젠’은 ‘말하려고’의 뜻으로, ‘다’가 표준어 ‘말하다’에 대응함을 알 수 있고, ‘이져비언’은 ‘잊어버려서’의 뜻이다. 또 ‘희여뜩허다’는 ‘정신이 멍하고 앞이 막막하다’는 뜻으로, 표준어 ‘아뜩하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소줏고리에서 고은 술이 나오는 귀때를 무어라고 하느냐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이거 소줏고리 자루 돋은 거니까 소줏고리 그 이것보고 무어라고 했었다마는 나 못 떠올리겠어.’ 하는 뜻이다. ‘고소리’는 표준어 ‘소줏고리’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고수리’라 한다. ‘룩’은 표준어 ‘자루[柄]’에 대응하는 어휘로, 여기서는 소줏고리의 윗부분에 달려서 고은 술이 내려오는 귀때를 말한다. 이를 ‘고소리좃’이라 하는데, 이에 마뜩한 표준어는 없다.

목록

이전글
65. 주다
다음글
63. 페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