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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페와지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8-26   조회수 : 121

63. 페와지다

 

‘페와지다’는 ‘구김살 따위가 반반하게 되다’ 또는 ‘굽은 것이 곧게 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펴지다’에 대응한다.

 

①광목으로 이불안 요 튼 아. 경 헹 벳듸 발레여. 풀헤 놩 그 안반에 놩 두드려. 게믄 짜글짜글헌 게 쫙 페와지거든.(광목으로 이불안 요 같은 걸 삶아. 그렇게 해서 볕에 바래어. 풀해 놓아 그 안반에 놔서 두드려. 그러면 짜글짜글한 게 쫙 펴지거든.)

②다리미 엇인 집덜은 그걸로 저 마께로 두드려근에 풀헤영 허민 마께로 두드령 그 오골오골헌 거 다 페와지게시리. 그 멩지치록 막 힘들게 허지는 아녀고. 그자 그 페와질 정도로만 두드려근에.(다리미 없는 집들은 그걸로 저 방망이로 두드려서 풀해서 하면 방망이로 두드려서 그 오글오글한 거 다 펴지게끔. 그 명주처럼 아주 힘들게 하지는 않고. 그저 그 펴질 정도로만 두드려서.)

③낭도 페와진 낭을 세고, 질도 페와진 질이 좋아.(나무도 펴진 나무를 꼽고, 길도 펴진 길이 좋지.)

 

예문 ①은 이불안 또는 이불홑청 따위를 손질할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광목으로 이불안 요 같은 걸 삶아. 그렇게 해서 볕에 바래어. 풀해 놓아 그 안반에 놔서 두드려. 그러면 짜글짜글한 게 쫙 펴지거든.’ 하는 뜻이다. 이불안을 손질하기 위해서는 먼저 빨래를 하고, 볕에 바래고 한 다음에 안반에서 두드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짜글짜글했던 구김살이 쫙 펴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벳듸’는 표준어 ‘볕에’, ‘발레여’는 표준어 '바래어’의 뜻이다. ‘발레다’는 ‘볕 따위에 쬐어 색이 변하거나 색깔을 변하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바래다’에 대응한다. ‘발레다’는 달리 ‘바레다’로 쓰이기도 한다.

예문 ②도 빨래와 관련한 이야기로, ‘다리미 없는 집들은 그걸로 저 방망이로 두드려서 풀해서 하면 방망이로 두드려서 그 오글오글한 거 다 펴지게끔. 그 명주처럼 아주 힘들게 하지는 않고. 그저 그 펴질 정도로만 두드려서.’ 하는 뜻이다. 결국 다리미 없는 집은 다듬이질하는 것으로 주름을 펴는데, 명주가 제일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서 ‘마께’는 ‘방망이’, ‘오골오골허다’는 표준어 ‘오글오글하다(여러 군데가 오그라지고 주름이 잗다란)’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③은 ‘곧은 나무가 가운데 서는 것’처럼, ‘나무도 펴진 나무를 꼽고, 길도 펴진 길이 좋지.’ 하는 뜻이다. 여기서 ‘세고’는 표준어 ‘꼽고’, ‘질’은 표준어 ‘길’에 대응한다. 특히 ‘세다’는 ‘수효를 헤아리려고 손가락을 하나씩 꼬부리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꼽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동네 새각시 세지 아년다.”의 ‘세지’가 바로 이 ‘세다’이다. 곧 ‘동네 새색시 꼽지 않는다.’ 하는 뜻으로, 동네 새색시는 논의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페와지다’와 동음어인 또 다른 ‘페와지다’라는 어휘가 있다.

 

④일 시겨 보믄 그 사름 페와진 사름인 중은 알아져마씨.(일 시켜 보면 그 사람 너그러운 사람인 줄은 알게 되지요.)

 

예문 ④는 어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로, ‘일 시켜 보면 그 사람 너그러운 사람인 줄을 알게 되지요.’ 하는 뜻이다. 일을 시켜 보면 까다롭지 않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잘 대처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페와지다’는 ‘마음 씀씀이가 착하고 너그럽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셈이다. 예문 ④의 ‘페와지다’는 그 품사가 형용사로, 위에서 본 동사의 ‘페와지다’와는 다른 어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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