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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혹식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5-13   조회수 : 252

48. 혹식

 

‘혹식’은 ‘아프다고 거짓으로 꾸며 하는 소리’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다. ‘혹식’에 ‘-다’가 연결되어서 ‘혹식다’라는 어휘가 만들어지는데, ‘아프다고 거짓으로 꾸며 말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①베랑 아프지도 아니헐 건디 죽어가는 혹식은.(별로 아프지도 아니할 것인데 죽어가는 혹식은.)

②이 아인 벨난 아이라. 혹식 안 통허믄 그짓찮게 눈물 흘치멍 울어.(이 아이는 별난 아이야. ‘혹식’ 안 통하면 거짓찮게 눈물 흘리며 울어.)

③잘 놀당 어멍 보아지난 혹식허는 거주게. 게난 사탕 사 도렌 허는 말.(잘 놀다가 어머니 보이니 아프다고 하는 거지. 그러니까 사탕 사 달라고 하는 말.)

④내불라, 혹식허당 버치믄 들어올 거여.(내버려라, 혹식하다 부치면 들어올 거야.)

 

예문 ①과 ②는 ‘혹식’이, 예문 ③과 ④는 ‘혹식다(혹식허다)’가 쓰인 경우다.

예문 ①은 조그마한 탈에도 엄살을 부리는 것을 나무라는 말로, ‘별로 아프지도 아니할 것인데 죽어가는 혹식은’ 하는 뜻이다. 엄살을 부린다는 것이다. 여기서 ‘베랑’은 표준어 ‘별로’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벨로, 벨부’라 한다. ‘죽어가는 혹식’은 ‘죽어가는소리’ 또는 ‘죽어지는소리’로 바꿀 수 있는데, 표준어 ‘죽는소리’에 해당한다. 결국 예문 ①은 ‘별로 아프지도 아니한데 죽는소리는’ 하는 의미다.

예문 ②는 허풍이 심한 아이라는 것을 내세우는 말로, ‘이 아이는 별난 아이야. ‘혹식’ 안 통하면 거짓찮게 눈물 흘리며 울어.’라는 것이다. ‘그짓찮게’는 ‘못마땅한 본심을 숨기고 겉으로는 그런 척 않게.’라는 뜻을 지니며, ‘흘치다’는 표준어 ‘흘리다’에 대응한다.

예문 ③은 항상 어머니 곁은 맴도는 아이의 성질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잘 놀다가 어머니 보이니 아프다고 하는 거지. 그러니까 사탕 사 달라고 하는 말.’ 하는 뜻이다. 여기서 ‘도렌’은 표준어 ‘달라고’라 대역할 수 있는데, ‘도렌’는 ‘도다(달다-말하는 이가 듣는 이에게 어떤 것을 주도록 요구하다.)’의 활용형이다. 표준어 ‘달다’가 ‘다오, 달라’로 활용하듯 제주어 ‘도다’는 ‘도라’로 활용한다. “이레 도라(이리 다오)”, “앗아 도라(가져 다오)”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도다’는 ‘해라 할 자리에서 상대방에게 직접 어떤 것을 주도록 요구하다.’는 뜻을 지닌다.

예문 ④는 엄살 피우는 아이에게는 가끔 무관심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말로, ‘내버려라, 혹식하다 부치면 들어올 거야.’ 하는 뜻이다. 이런 경우는 두 다리를 땅바닥에 벋디디어 앉아서 ‘앙작허게(엄살을 부리며 소리내어 울어대다.)’ 마련. 그러나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그냥 내버리면 제 풀에 지쳐서 집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불라’와 ‘버치믄’은 각각 표준어 ‘내버려라’, ‘부치면(모자라거나 미치지 못하면)’으로 대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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