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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바둑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4-22   조회수 : 306

45. 바독

 

‘바둑’은 ‘일정한 지역이나 장소’를 뜻하는 어휘로, 표준어 ‘바닥’에 대응하며, 달리 ‘바독’이라 한다. 한편 ‘바닥’의 기본 의미인 ‘평평하게 넓이를 이룬 면’이나 ‘물체의 평평한 밑면’이라는 뜻을 지닌 제주어는 표준어와 같은 형태인 ‘바닥’이 쓰인다.

 

①고사리 바둑은 잘 안 아줘.(고사리 바닥은 잘 안 말해줘.)

②지실도 눈 나는 바독이 로 잇어.(감자도 눈 나는 바닥이 따로 있어.)

③먹는 거 바닥에 놓지 말라, 구둠 들어간다.(먹는 거 바닥에 놓지 마라, 먼지 들어간다.)

 

예문 ①은 고사리철인 3월 하순부터 들을 수 있는 말로, ‘고사리 바닥은 잘 안 말해줘.’ 하는 뜻이다. 곧 고사리가 잘 나는 장소를 다른 사람에게 잘 말해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말해주지 않을 게 분명하니 또 굳이 물어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다. 일종의 불문율인 셈이다. 사람들이 고사리에 욕심을 내는 것은 제사나 명절 때 쓸 고사리나물 때문이다. 또 선물용으로 그만이라는 이유도 있다. 어떤 이는 “쉐도 안 먹는 고사리 사름덜이 먹으니 벨일이라(소도 안 먹는 고사리 사람들이 먹으니 별일이야.).” 하며 고사리를 별거 아닌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고사리는 귀신도 좋아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면 고사리에 대해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서 ‘고사리 바둑’이 고사리가 많이 나는 곳이기 때문에 달리 ‘고사리밧’이라 한다. 또 ‘고사리 바둑’ 대신에 ‘고사리 고단’이라 하여도 뜻에는 변함이 없다. ‘고단(고장)’이 ‘어떤 물건이 많이 나거나 있는 곳’을 뜻하기 때문이다.

고사리와 관련하여 주의할 것은 고사리가 자라면서 가죽질로 변한다는 점과 ‘고사리손(고사리밥)’을 잘 말리지 않으면 곰팡이가 쉬 슨다는 점이다. 그래서 벌초할 때 고사리를 잡아당기려면 반드시 장갑을 껴야 하며, 보관할 고사리는 ‘손(고사리밥)’을 비비고 삶아 말려야 한다.

예문 ②는 씨감자를 심을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감자도 눈 나는 바닥이 따로 있어.’ 하는 뜻이다. 그러니까 큰 감자는 눈이 돋아나는 곳이 따로 있으니 그 곳을 명심해서 자르며 크기를 조절해야 한다는 말이다(물론 작은 씨감자는 그대로 땅속에 묻는다). 씨감자를 잘못 자르면 땅속에 묻어도 눈이 나지 않아서 감자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지실’은 표준어 ‘감자’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지슬’이라 한다. 물론 표준어 ‘고구마’의 제주어는 ‘감저, 감제, 감’라 한다. ‘눈’은 ‘풀이나 나무의 싹이 막 터져 돋아나는 자리. 또는 그 싹’의 뜻으로, 표준어와 같다.

한편 예문 ③의 ‘바닥’은 ‘평평하게 넓이를 이룬 면’ 또는 ‘물체의 평평한 밑면’이라는 뜻으로 쓰인 경우이다. 예문 ③은 음식물 취급에 대한 경계의 말로, ‘먹는 거 바닥에 놓지 마라, 먼지 들어간다.’는 뜻이다. 먹는 것을 함부로 바닥에 놓지 말라는 것이다. 여기서 ‘구둠’은 표준어 ‘먼지’에 대응하는 어휘로, ‘먼지, 몬독, 몬지, 몬지락’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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