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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제벨히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4-15   조회수 : 374

44. 제벨리

 

‘제벨히’는 ‘남다르고 특별하게’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자별히’에 대응한다. ‘제벨히’는 ‘제벨다(자별하다-남다르고 특별하다.)’라는 형용사에서 파생하였다.

 

①제벨히 뜨당 울어진다.(자별히 냅뜨다 울게 된다.)

②게메 제벨히 까불련게 또 그릇 헤먹엇구나게.(그래 자별히 까불리더니 또 그릇 잘못되었구나.)

③쟈인 제벌게 높은 듸만 올라가. 송악 타레 울담에도 올라강 발아 뎅기멍 간 털어지게도 곡.(쟤는 자별하게 높은 데만 올라가. 송악 따러 울담에도 올라가서 걸어 다니며 간 떨어지게도 하고.)

 

예문 ①은 심하게 까불리는 아이한테 하는 말로, ‘자별히 냅뜨다 울게 된다.’는 경계의 말이다. 지나친 행동이 나중에는 울게 될 터이니 얌전하게 있으라는 뜻이다. 여기서 ‘뜨다’는 ‘깝신거리며 나대다.’는 뜻으로, 표준어 ‘냅뜨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도 지나친 행동 다음에 오는 결과를 이야기한 것으로, ‘그래 자별히 까불리더니 또 그릇 잘못되었구나.’ 하는 뜻이다. ‘그릇이 잘못되다.’는 곧 ‘그릇을 깨뜨렸다.’는 말과도 같다. 여기서 ‘까불리다’는 ‘가볍고 방정맞게 행동하여 그르치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와 같은 형태로 쓰이는 말이다. 또 ‘헤먹다’는 ‘일을 그르치거나 잘못되다’는 의미를 지닌 어휘로 대응 표준어는 없다. “노름으로 밧 나 헤먹엇주.”는 “노름으로 밭 하나 잃어버렸지.” 하는 뜻이며, “삐 썰당 손 헤먹언.”은 “무 썰다가 손 다쳤어.” 하는 의미가 된다.

예문 ③은 ‘제벨다’가 쓰인 경우다.

예문 ③도 예문 ①처럼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로, ‘쟤는 자별하게 높은 데만 올라가. 송악 따러 울담에도 올라가서 걸어 다니며 간 떨어지게도 하고.’라는 말이다. 높은 데를 유별나게 좋아한다는 뜻이지만 한편으로는 조바심도 내포되어 있다.

울담은 집의 경계다. 김정(金淨)의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에 따르면, “집을 둘러서 담장을 하는데 그냥 마구 돌을 쌓은 높이가 한 길이 되며 위에는 녹각목(鹿角木)을 설치하였다. 담과 처마의 거리는 겨우 반 필이고 담을 높게 둘러쌓아서 좁다랗게 한 것은 국법을 받들기 위한 것이긴 하나 대체로 돌담을 높고 좁게 쌓는 것은 이 고장의 풍속으로 그것은 휘몰아치는 바람과 눈보라를 막기 위함이다(屋圍而石墻 以醜石累積 高丈餘 上施鹿角木 墻去檐僅半疋高而圍狹 奉國法也 然石墻高狹 土俗皆然 以防盲風饕雪).”라 하였다. 울담은 ‘높고 좁다랗게 하여 휘몰아치는 바람과 눈보라를 막기 위한 것’이니 울담이 허물어지지 않게 송악이라는 식물을 올려서 단단하게 하였다. 송악 덩굴에 송악이라는 열매가 달리면 아이들은 ‘송악총(송악을 탄알처럼 이용하는, 대나무로 만든 장난감 총)’의 탄알인 송악을 따러 울담 위에 올라가 그 위를 조심스레 ‘발아 다니기도’ 한다. ‘발다’는 ‘좁고 높은 데를 조심스레 걸어 다니거나 기어 다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대응 표준어는 없다. 이때 울담을 ‘발아 다니는’ 아이를 본 어른 입장에서는 간 떨어지는 일이다. 이런 심정을 나타낸 말이 곧 예문 ③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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