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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과작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3-25   조회수 : 311

41. 과작

 

‘과작’은 ‘고사리 따위가 생기 있게 곧추 솟아오른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고사리 따위가 무리 지어서 여기저기 곧추 솟아올랐다면 ‘과작과작’이라 한다. 이 어휘들에 대응하는 마뜩한 표준어는 없는 것 같다.

한편 이 ‘과작’은 '다’와 연결되어 ‘과작다’라는 형용사를 만들기도 한다. ‘고사리 따위가 생기 있게 곧추 솟아올라 있다.’는 뜻이 됨은 물론이다.

 

①번 고사리밧 돌아보레 간 보난 고사리가 과작 올라와서라.(한번 고사리밭 돌아보러 가서 보니 고사리가 과작 올라왔더라.)

②밧담 나 넘으난 고사리가 과작과작. 경허믄 막 흥분뒈어.(밭담 하나 넘으니까 고사리가 과작과작. 그러면 아주 흥분되어.)

③봄 나가민 뭇이 과작게 올라와, 퍼렁게 나오주. 거  파다근에 딸령 먹고.(봄 되면 무릇이 과작하게 올라와. 퍼렇게 나오지. 거 몽땅 파다가 달여서 먹고.)

④솔치 거 가시 과작 걸로 찔러불민 막 아파.(쑤기미 거 가시 과작한 것으로 찔러버리면 아주 아파.)

 

예문 ①은 3월 하순 가까이 되면 들을 수 있는 말로, ‘한번 고사리밭 돌아보러 가서 보니 고사리가 과작 올라왔더라.’ 하는 뜻이다. 이제 고사리 꺾으러 다녀도 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고사리밧’은 고사리가 많이 나는 곳을 말한다.

예문 ②는 고사리를 많이 꺾었던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밭담 하나 넘으니까 고사리가 과작과작. 그러면 아주 흥분되어.’ 하는 뜻이다. 아마 이런 경험은 해본 사람이라면 이 예문의 말맛을 실감하며, ‘아, 경허난 고사리밧은 잘 안 리쳐 주는 거구나(아, 그러니까 고사리밭은 안 가리켜 주는 거구나).’ 하는 말을 떠올리기도 할 것이다. 사실 이런 경우라면 다른 사람이 이쪽으로 건너오는 건 아닌지 살피게 되고, 급한 마음에 고사리밭을 휘하게 돌면서 대충 꺾어서 짐을 정리한다. 그런 다음 여유를 가지고 찬찬하게 하나하나 꺾어 가방을 채우며 흐뭇해 한다.

예문 ③과 ④는 ‘과작’에서 파생한 ‘과작다’가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봄에 먹을 것이 없어 구황식물의 하나인 무릇을 파다 삶아 먹었다는 경험의 이야기다. ‘봄 되면 무릇이 과작하게 올라와. 퍼렇게 나오지. 거 몽땅 파다가 달여서 먹고.’ 했다는 말이다. 여기서 ‘뭇’은 백합과 식물인 ‘무릇’을 말하는데, 달리 ‘물롯, 물룻’이라 한다.

예문 ④는 쑤기미 독가시에 쏘였던 이야기로, ‘쑤기미 거 가시 과작한 거 찔리면 아주 아파.’ 하는 뜻이다. 여기서 ‘솔치’는 ‘쏘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쑤기미’를 말한다.

 

이 ‘과작’은 ‘과짝’과는 다르다. ‘과짝’은 다음 예문에서 확인되듯 표준어 ‘곧장’이나 ‘곧추’에 대응한다.

 

⑤일로 과짝 가당 보믄 큰 폭낭 실 거우다. 그듸 앙갑서.(이리로 곧장 가다 보면 큰 팽나무 있을 겁니다. 거기 찾아가십시오.)

⑥아무 지둥이나 과짝 페와진 낭이 좋아. 뒈와지믄 못 써.(아무 기둥이나 곧추 펴진 나무가 좋아. 틀어지면 못 써.)

 

예문 ⑤는 길을 묻는 사람에게 하는 말로, ‘이리로 곧장 가다 보면 큰 팽나무 있을 겁니다. 거기 찾아가십시오.’ 하는 뜻이다. 이때의 ‘과짝’은 ‘다른 길로 빠지지 않고 그대로’ 또는 ‘똑바로 곧게’를 의미하기 때문에 표준어 ‘곧장’에 해당한다. 이 예문에서 ‘폭낭’은 ‘폭’이라는 열매가 달리는 나무로, 표준어 ‘팽나무’에 대응한다. 팽나무의 열매는 ‘팽’이다.

예문 ⑥은 기둥에 관한 이야기로, ‘아무 기둥이나 곧추 펴진 나무가 좋아. 틀어지면 못 써.’ 하는 뜻이다. 상기둥을 비롯하여 툇기둥이든 동자기둥이든 기둥으로 쓰는 나무는 ‘굽거나 곧지 않은 것’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니 이때의 ‘과짝’은 표준어 ‘곧추’에 대응한다. 이 예문에서 ‘뒈와지다’는 표준어 ‘틀어지다’에 해당한다.

 

이제 3월 하순, 고사리 꺾기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때다. 솟아오른 고사리를 보면서 ‘과작’의 의미를 음미해 보자. 또 ‘과짝’은 말에 따라 표준어 ‘곧장’ 또는 ‘곧추’에 대응함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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