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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비식이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03-18   조회수 : 276

40. 비식이

 

‘비식이’는 ‘한쪽으로 조금 기운 듯하게’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비슥이’ 또는 ‘비스듬히’에 대응한다.

 

①간 보난 벡장 직산허연 비식이 누워둠서 테레비 봠서.(가서 보니 벽장 기대어 비슥이 누워서 텔레비전 보고 있어.)

②낭이 비식이 자빠젼 울담에 걸쳐젼.(나무가 비슥이 자빠져서 울담에 걸쳐졌어.)

③날은 왁왁헌디 큰큰헌 사름이 담에염에 비식이 산 신 거라. 줌짝 노레연 삥삥 아나불언.(날은 캄캄한데 크나큰 사람이 담 곁에 비슥이 서서 있는 거야. 멈칫 놀라서 삥삥 달아나버렸어.)

 

예문 ①은 편한 자세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가서 보니 벽장 기대어 비슥이 누워서 텔레비전 보고 있어.’ 하는 뜻이다. 여기서 ‘직산허다’는 ‘몸이나 물건을 무엇에 의지하여 비스듬히 대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기대다’에 해당한다. 그러니까 몸을 벽에 기대고 비스듬히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더라는 말이다.

예문 ②는 큰바람이 불고 난 뒤 들을 수 있는 말로, ‘나무가 비슥이 자빠져서 울담에 걸쳐졌어.’ 하는 뜻이다. 울담이 아니었으면 바로 땅바닥에 자빠지고 말 것인데 다행히도 울담에 걸쳐졌다는 것이다. 나무를 바로 세우면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예문 ③은 한밤에 ‘큰큰헌 사름’을 보고 놀랐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날은 캄캄한데 키 큰 사람이 담 곁에 비슥이 서 있는 거야. 멈칫 놀라서 삥삥 달아났어.’ 하는 뜻이다. 여기서 ‘왁왁허다’는 표준어 ‘캄캄하다’, ‘담에염’은 ‘쌓은 담의 가장자리나 곁’을, ‘줌짝’은 ‘멈칫’, ‘노레다’는 ‘놀라다’, ‘삥삥’은 ‘힘차게 내닫는 모양’을 말한다. 그러니 예문 ③은 ‘캄캄한 밤에 키 큰 사람을 보고 멈칫 놀라서 삥삥 내달아 도망쳤다.’는 말이다. 만일 ‘큰큰헌 사름’이 어둑서니라며 생사를 넘나들기도 한다. 곧 ‘어둑서니(제주에서는 ‘그슨대, 그슨새, 그신새’라 함)’는 ‘컴컴한 밤 지상에 한없이 큰 형상으로 나타나서 사람을 해친다는 헛것’이다.

 

비식이’는 ‘비식다’에서 온 것임은 표준어 ‘비슥이’가 ‘비슥하다’에서 온 것과 같다.

 

④어른 앞의서 비식허게 앚지 말라.(어른 앞에서 비슥하게 앉지 마라.)

 

예문 ④는 어른 앞에서의 바른 자세 곧 정좌(正坐)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어른 앞에서 비슥하게 앉지 마라.’ 하는 뜻이다. 예문 ④의 ‘비식허다’에서 부사어 ‘비식이’가 파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앚다’는 표준어 ‘앉다’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아지다, 안즈다, 안지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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