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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포마시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10-04   조회수 : 12

486. 포마시

 

‘포마시’는 ‘남에게 해를 받은 만큼 저도 그만큼 해를 줌’이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앙갚음’에 해당한다. 방언형 ‘포마시’는 달리 ‘포시, 포신, 푸마시’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이들 방언형에 접미사 ‘-ᄒᆞ다(허다)’가 연결되어 ‘포마시허다, 포시허다, 포신허다, 푸마시허다’ 등의 동사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대응 표준어는 ‘앙갚음하다’이다.

 

①황사 시절 삼십 년은 풍년 헷는데 버금은 흑사 운이 되니까 이젠 그 포마시를 ᄒᆞᆫ 게지. 원수풀이를 ᄒᆞᆫ 거라.(황사 시절 삼십 년은 풍년 했는데 버금은 흑사 운이 되니까 이젠 그 앙갚음을 한 거지. 원수풀이를 한 거야.)

②도 엇인 밧이난게 질 ᄒᆞ꼼 빌려 ᄃᆞ렌 헤도 안 빌려주난 그 포시로 간 밧담을 ᄆᆞᆫ 멀어 불엇덴 허여.(입구 없는 밭이니까 길 조금 빌려 달라고 해도 안 빌려주니 그 앙갚음으로 가서 밭담을 몽땅 허물어 버렸다고 해.)

③고넹이도 피짝헨에 중이도 죽여근에 물어다 놓고. 경 포마시허는 거란게.(고양이도 팩해서 쥐도 죽여서 물어다 놓고. 그렇게 앙갚음하는 거던데.)

④일곱 성제 ᄃᆞᆯ려들어 죽은 우의 포시ᄒᆞ저 양각을 튿언 드딜팡을 서련ᄒᆞ고.(일곱 형제 달려들어 죽은 위에 앙갚음하려고 양각을 뜯어서 부춛돌을 마련하고.)

 

예문 ①은 ‘물장오리’(오름 이름)에 사는 용에 대한 설화다. ‘물장오리’에 가면 황룡과 흑룡이 싸우고 있을 테니 흑룡을 죽이면 무슨 도리가 있을 거라는 꿈을 꾼다. 그곳에 갔더니 꿈처럼 황룡과 흑룡이 싸우고 있어 흑룡을 죽이고 지친 몸으로 돌아오다 중간에 잠이 든다. 또 꿈을 꾸었는데 어디 가서 집을 짓고 30년만 살라는 것이었다. 꿈대로 했더니 부자가 되어 잘살고 있었는데 30년 세월을 그만 잊어버린 뒤 어느 해 폭우가 몰아쳐 재산은 물론 딸 하나만 남겨두고 모든 가족이 쓸려가 버렸다. 30년 동안 황룡 운으로 부자가 되었다가 그 운이 사라지고 난 뒤 흑룡의 운이 도래하니 흑룡이 조화를 부렸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황사’는 ‘황룡의 운’, ‘흑사’는 ‘흑룡의 운’을 뜻한다. ‘원수풀이’는 ‘원수를 갚아 원통함을 풀어 없애는 일’을 뜻하는데, 한글학회의 ≪우리말큰사전≫(1992)에 처음 표제어로 등장한다.

예문 ②는 출입구 없는 밭에 대한 이야기로, ‘출입구 없는 밭이니까 길 조금 빌려 달라고 해도 안 빌려주니 그 앙갚음으로 가서 밭담을 몽땅 허물어 버렸다고 해.’ 하는 뜻이다. 밭으로 지나가는 길을 빌려주지 않아서 그 앙갚음으로 밭담을 몽땅 허물어 버렸다는 말이다. 여기서 ‘도’는 ‘출입구’의 뜻을 지닌 어휘이며, ‘엇다’는 ‘없다’에 대응하는데, 달리 ‘읏다’ 또는 ‘없다, 읎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ᄃᆞ렌’은 ‘달라고’로 대역되며, ‘밧담’은 ‘밭담’, ‘ᄆᆞᆫ’은 ‘몽땅’, ‘멀다’는 ‘허물다’에 대응한다. ‘멀다’는 달리 ‘ᄆᆞᆯ다, 희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③은 ‘포마시ᄒᆞ다’가 쓰인 경우로, 고양이 성질에 대한 이야기다. ‘고양이도 팩해서 쥐도 죽여서 물어다 놓고. 그렇게 앙갚음하는 거던데.’ 하는 뜻이다. 고양이도 척하게 되면 ‘포마시헌다’는 말이다. 여기서 ‘고넹이’는 ‘고양이’에 해당하는데, 달리 ‘괴’라고도 한다. 이 ‘괴’는 옛말 ‘괴’(≪능엄경언해≫ 8:122)에서 온 말이다. 글씨를 아무렇게난 써 놓은 모양을 표현할 때 쓰는 ‘괴발개발(고양이 발 개 발)’의 ‘괴’가 곧 고양이를 말한다. ‘피짝허다’는 ‘조그마한 일에도 성질을 부리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팩하다’ 또는 ‘퍅하다’에 해당한다. ‘중이’는 ‘쥐[鼠(서)]’에 해당하는데 달리 ‘쥉이, 쥐’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④는 ‘포시ᄒᆞ다’가 쓰인 경우로, 제주도 무가(巫歌)의 하나인 <문전본풀이>에 나오는 이야기다. 계모인 ‘녹일제대귀일의 딸’에게 ‘포시ᄒᆞ는’는 장면이다. ‘일곱 형제 달려들어 죽은 위에 앙갚음하려고 양각을 뜯어 부춛돌을 마련하고.’ 하는 뜻이다. 여기서 ‘성제’는 ‘형제’, ‘ᄃᆞᆯ려들다’는 표준어 ‘달려들다’에 해당한다. ‘ᄃᆞᆯ려들다’는 달리 ‘ᄀᆞᆯ겨들다, ᄂᆞᆯ려들다, ᄃᆞᆯ펴들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우’는 ‘위[上(상)]’, ‘양각’은 한자어 ‘양각(兩脚)’이고, ‘튿다’는 표준어 ‘뜯다’에 대응하는데, 달리 ‘ᄐᆞᆮ다, 뜯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드딜팡’은 ‘재래식 변소에서 뒤를 볼 때 앉아서 두 발을 디디게 된 나부죽한 돌’을 말하는데 표준어 ‘부춛돌’에 해당한다. ‘드딜팡’은 달리 ‘드들팡, 드들팡돌, 디들팡, 디딜팡, 지들팡’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만일 재료가 돌이 아니라 나무라면 그때는 ‘남ᄃᆞ리, 드들낭, 디딜낭’이라 하고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부출’이다. ‘서련ᄒᆞ다’는 무가에 자주 나오는 어휘로, ‘미리 준비하여 갖추다.’는 뜻을 지니는데 표준어 ‘마련하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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