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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5. 고정허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3-11-12   조회수 : 70

335. 고정허다

 

‘고정허다’는 ‘마음이 외곬으로 곧고 순박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고정하다’에 해당한다. 이 ‘고정허다’는 한자어 ‘고정(孤貞)’가 접미사 ‘-허다’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다. ‘마음이 외곬으로 곧고 순박한 사람’을 ‘고정배기’라 하는데, 표준어와 같은 형태의 ‘고정배기’로 나타난다.

 

①얼메나 고정헌 사름인디사. 나민 나, 둘이민 둘 그건만 알아.(얼마나 고정한 사람인지야. 하나면 하나, 둘이면 둘 그건만 알아.)

②촌의 사는 사름은 고정허고, 성안에 사는 사름은  폐까라와.(촌에 사는 사람은 고정하고, 성안에 사는 사람은 조금 폐로워.)

③고정헌 사름이 하사 세상 좋아지는디게.(고정한 사람 많아야 세상 좋아지는데.)

④얼마나 고정배기냐 허믄 이디 상 시라 허믄 비가 와도 기냥 상 잇어.(얼마나 고정배기냐 하면 여기 서 있어라 하면 비가 와도 그냥 서 있어.)

 

예문 ①은 ‘고정허다’의 뜻을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로, ‘얼마나 고정한 사람인지야. 하나면 하나, 둘이면 둘 그건만 알아.’ 하는 뜻이다. 곧 하나밖에 모른다는 말이다. 여기서 ‘얼메나’는 표준어 ‘얼마나’에 해당하고, ‘나’는 표준어 ‘하나[一(일)]’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촌에 사는 사람과 성안에 사는 사람을 비교하여 이야기한 것으로, ‘촌에 사는 사람은 고정하고, 성안에 사는 사람은 조금 폐로워.’ 하는 뜻이다. 촌에 사는 사람은 순박하고, 성안에 사는 사람은 폐롭다는 말이다. 여기서 ‘촌의’는 ‘촌에’라고 대역되기 때문에 ‘의’는 장소를 나타내는 조사로 쓰인 것이고, ‘사름’은 ‘사람’에 해당한다. ‘성안’은 ‘제주시’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은 표준어 ‘조금’에 해당하는데, ‘헤끔, 꼼, 끔’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폐까랍다’는 ‘성질이 유순하지 못하고 퍅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폐롭다’에 해당한다. 이 ‘폐까랍다’는 달리 ‘폐까롭다, 폐락지다, 폐랍다, 폐롭다’ 등으로 말해지기도 하는데, ‘폐~’는 한자어 ‘폐(弊)’이다.

예문 ③은 좋은 세상을 꿈꾸면서 하는 말로, ‘고정한 사람이 많아야 세상 좋아지는데.’ 하는 뜻이다. ‘고정헌’ 사람이 많다 보면 세상이 좋아질 거라는 희망이다. 여기서 ‘하다’는 표준어 ‘많다’에 해당하는데, 옛말 ‘하다’가 그대로 쓰인 경우다. ≪용비어천가≫(2장)의 “곶 됴코 여름 하니(꽃 좋고 열매 많으니)”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하고많다, 하고하다’ 등의 어휘에서도 ‘하다’가 확인된다.

예문 ④는 ‘마음이 외곬으로 곧고 순박한 사람’을 뜻하는 ‘고정배기’가 쓰인 경우다. ‘얼마나 고정배기냐 하면 여기 서 있어라 하면 비가 와도 그냥 서 있어.’ 하는 뜻이다.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故事)를 연상하게 한다. 여기서 ‘이디’는 ‘여기’, ‘사다’는 ‘서다[立(립)]’, ‘시다’는 ‘있다[有(유)], ‘기냥’은 ‘그냥’, ‘잇다’는 ‘있다[有(유)]’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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