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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베지근허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9-19   조회수 : 66

223. 베지근허다

 

‘베지근허다’는 ‘고기 따위를 끓인 국물이 맛이 돌아 구미가 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마뜩하게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것 같다. 달리 ‘비지근허다’라 하기도 한다. 구미(口味)가 돌려면 어느 정도 기름기가 있어야 한다.

 

①삼겹살이나 오겹살로 먹어봐 잘도 베지근헤.(삼겹살이나 오겹살로 먹어봐, 잘도 ‘베지근해’.)

②돗궤기도 지름 꼼 부터사 베지근허주.(돼지고기도 기름 조금 붙어야 ‘베지근하지’.)

③전각이 상뻬라 베지근허주, 후각을 비살비살허영 맛이 덜허여.(전각이 ‘상뼈여서’ ‘베지근하지’, 후각은 부석부석해서 맛이 덜해.)

④깅인 잡앙 죽을 쑤지. 뽓/아근에 딱 짠물 바까 불민 걸엉 지름끼가 막 베지근허여.(게는 잡아서 죽을 쑤지. 빻아서 몽땅 짠물 뱉어 버리면 걸어서 기름기가 아주 베지근해.)

 

예문 ①은 돼지고기 삼겹살과 오겹살에 대한 이야기로, ‘삼겹살이나 오겹살로 먹어봐, 잘도 ‘베지근해’.’ 하는 뜻이다. 삼겹살은 살과 비계가 삼겹인 것처럼 보이는 살코기, 오겹살은 살과 비계가 오겹처럼 보이는 살코기를 말한다. 주로 갈비에 있는 살인데, 비계가 적당하게 섞여 있어서 ‘베지근헌’ 맛이 도는 것이다.

예문 ②도 ‘베지근허다’라는 구미가 기름기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말로, ‘돼지고기도 기름 조금 붙어야 ‘베지근하지’.’ 하는 뜻이다. 살코기로만은 맛이 덜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돗궤기’는 표준어 ‘돼지고기’, ‘지름’은 ‘기름’, ‘부트다’는 ‘붙다’에 해당한다. ‘부트다’는 달리 ‘부뜨다’라 하기도 한다.

예문 ③은 돼지를 추렴했을 때 ‘전각(前脚)’과 ‘후각(後脚)’의 맛 차이를 이야기한 것으로, ‘전각이 ‘상뼈여서’ ‘베지근하지’. 후각은 부석부석해서 맛이 덜해.’ 하는 뜻이다. 여기서 ‘전각’은 한자어 ‘전각(前脚)’으로, ‘㉠짐승의 앞쪽 다리. ㉡잡은 돼지의 앞쪽 다리’라는 뜻을 지닌다. 여기서는 ㉡의 의미로 쓰였다. ‘후각’ 또한 ‘잡은 돼지의 뒤쪽 다리’다. 앞쪽 다리는 비계가 있는 반면 뒤쪽 다리는 살코기가 많아서 ‘베지근함’이 덜한 편이다. ‘상뻬’는 ‘돼지를 추렴했을 때 좋은 고기로 꼽는 부위’를 말하는 것으로, 대체적으로 ‘전각, 갈리(갈비), 목도레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목도레기’는 돼지머리와 ‘접작뻬’ 사이 목 부위로, 달리 ‘휘양도레기, 솔디’라 하기도 한다. 또 ‘비살비살허다’는 ‘기름기가 없어서 잘 바스러지다.’는 뜻으로, 표준어 ‘부석부석하다’에 대응한다. ‘후각’은 보통 찌개 재료로 많이 쓰인다.

예문 ④는 게[蟹]를 재료로 하여 쑨 게죽에 대한 이야기로, ‘게는 잡아서 죽을 쑤지. 빻아서 몽땅 짠물 뱉어 버리면 걸어서 기름기가 아주 ‘베지근해’.’ 하는 뜻이다. 곧 ‘게죽’이 ‘베지근하다’는 말이다. 게는 작은 것은 볶아서 먹는다. 반면 큰 것은 빻아서 그 국물로 국을 끓이거나 죽을 쒀서 먹는데, 신경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깅이’는 표준어 ‘게’, ‘뽓/다’는 ‘빻다’, ‘딱’은 ‘몽땅’, ‘바끄다’는 ‘뱉다’에 해당한다. 특히 ‘깅이’는 지역에 따라서 ‘겅이, 겡이, 경이, 긍이, 기’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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