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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고아리마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4-04   조회수 : 43

199. 고아리마

 

‘고아리마’는 ‘고사리가 나올 때쯤 지는 장마’를 뜻하는데, 표준어 봄장마에 해당한다. 봄장마는 ‘고아리마, 고사리마, 고사리장마’ 또는 ‘풀돋잇마, 푸돋잇마’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고사리마, 고사리장마’에서는 ‘고사리’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비해서 ‘고아리마’에서는 ‘고사리’의 ‘사’가 ‘아’로 변화하였다. 곧 ‘ㅅ’이 탈락하여 ‘고사리’가 ‘고아리’로 변화한 것이다. ‘고사리’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줄곧 ‘고사리’로 써오는 말인데 ‘ㅅ’이 탈락하여 ‘고아리’ 또는 ‘고와리’가 된 것이다.(≪경남방언사전≫(상)에 따르면, 산청과 합천에서도 고사리를 ‘게아리’라 한다고 함.)

고사리는 그 이파리가 양의 이빨처럼 가지런하다 하여 양치식물(羊齒植物)이라 하고, 꽃이 피지 않으니 은화식물(隱花植物)이다. 고사리는 뿌리줄기를 가지고 있어서 꺾어도 꺾어도 나온다고 해서 “고사린 아옵 성제여.”(고사린 아홉 형제야.) 또는 “고사린 열두 성제여.”(고사린 열두 형제야)라 하기도 한다. 고사리나물은 제사상에는 반드시 올리는 ‘탕쉬’(‘탕쉬’는 달리 메물, 메물탕쉬, 탕수라 하는데, 제사에 쓰기 위하여 삶은 고사리나 콩나물 따위에 기름, 깨 등을 쳐서 만든 음식을 말함)기 때문에 아주 귀하에 여기고 또 그렇게 다룬다. ‘고사리 욕심’이라 하여 고사리를 보면 허겁지겁 꺾기도 하고, 고사리가 많이 나는 ‘고사리밧’을 다른 사람에게 ‘리차’(가리켜) 주지도 않는다.

 

①똑 고사리 거끌 때가 뒈민 비가 경 와게. 거 고아리마라, 고아리마.(꼭 고사리 꺾을 때가 되면 비가 그렇게 와. 거 봄장마야, 봄장마.)

릿릿 서수왕 미나리체, 싀 손 벌려 고와리체, 두 손 납작 콩체, 엄방덤방 무수체 받으십서.(파릇파릇 서수왕 미나리나물, 세 손 벌려 고사리나물, 두 손 납작 콩나물, 엄벙덤벙 무나물 받으십시오.)

③싀 손 벌린 고와리여, 두 손 납작 콩에, 코송코송 미나리체 지어 진봉허여 간다.(세 손 벌린 고사리야, 두 손 납작 콩나물에, 코송코송 미나리나물 지어 진봉해 간다.)

 

예문 ①은 고사리 꺾는 철이 되면 흔하게 듣는 이야기로, ‘꼭 고사리 꺾을 때가 되면 비가 그렇게 와. 거 봄장마야, 봄장마.’ 하는 뜻이다. 봄철에 비가 오면 “고사리 내울 비”(고사리 낼 비)라든가 “고사리 내우젠 비 왐쩌.”(고사리 낼 비 온다.)라 한다. 목축하는 사람들은 고사리마 대신에 ‘풀돋잇마’라 한다. 마소는 고사리를 먹지 않기 때문에 목초에 관점을 맞춰서 ‘풀돋잇마’라 하는 것이다.

예문 ②와 ③은 제주도 무가에서 따온 용례들이다. 예문 ②는 <추물공연>, ③은 표선면 토산리 ‘드렛당’ <당본풀이> 내용이다.

예문 ②는 미나리나물, 고사리나물, 콩나물, 무나물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파릇파릇 서수 왕 미나리나물, 세 손 벌려 고사리나물, 두 손 납작 콩나물, 엄벙덤벙 무나물 받으십시오.’ 하는 뜻이다. 미나리나물은 ‘릿릿’한 색깔을, 고사리나물은 ‘세 손 벌린’ 세 가닥의 모습, 콩나물은 ‘두 손 납작’한 콩짜개 모양, 무나물은 ‘굵직굵직이’ 썬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미나리체’는 ‘미나리나물’, ‘고와라체’는 ‘고사리나물’, ‘콩체’는 ‘콩나물’, ‘무수체’는 ‘무나물’을 뜻한다.

예문 ③도 고사리나물, 콩나물, 미나리나물에 대한 이야기로, ‘세 손 벌린 고사리야, 두 손 납작 콩나물에, ‘코송코송’ 미나리나물 지어 진봉해 간다.’ 하는 뜻이다. 여기서 ‘코송코송’은 고소한 냄새를 표현한 것이다. 냄새가 구수하다면 ‘쿠싱쿠싱’이라 표현한다.

 

고사리 철이다. 고사리에 너무 욕심을 내다 보면 길을 잃게도 되니 너무 욕심 낼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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