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3. 오묵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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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10-04 조회수 : 932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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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오묵다
‘오묵다’는 달리 ‘우묵다’라 하는데, ‘오래 묵다’라는 뜻을 지니며, 표준어 ‘고묵다(古--)’에 대응한다. ‘고묵다’가 표제어로 오른 것은 ≪표준국어대사전≫(1999)이 처음으로 보인다.
①어듸 강 아주 오묵은 조록낭 아니믄 막 쎈 낭으로 헤사 벌러지지 아녀.(어디 가서 아주 고묵은 조록나무 아니면 아주 센 나무로 해야 깨어지지 않아.) ②집이 오묵어 가민 줄이 더 들어.(집이 고묵어 가민 집줄이 더 들어) ③우묵은 집이 여름엔 씨원허곡, 저실엔 아.(고묵은 집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다스워.) ④대낭 봐지믄 우묵은 집터라.(대나무 보이면 고묵은 집터야.)
예문 ①은 마루 귀틀 따위로 무슨 나무가 좋은가?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어디 가서 아주 고묵은 조록나무 아니면 아주 센 나무로 해야 깨어지지 않아.’ 하는 뜻이다. 여기서 ‘조록낭’은 ‘조록나뭇과에 딸린 늘푸른큰키나무’로, ‘조록나무’를 말한다. 정태현(1957)의 ≪한국식물도감≫(상권 목본부)에 따르면, 조록나무라는 이름은 제주어 ‘조록낭’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제주시 영평동(가시나물)의 조록나무는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21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이 ‘조록낭’은 달리 ‘조레기낭, 조로기낭’이라 하는데, 나무속살이 아주 단단하다. 예문 ②는 집줄에 대한 이야기로, ‘집이 고묵어 가면 집줄이 더 들어.’ 하는 뜻이다. 초가지붕은 ‘새(띠)’로 이어야 하기 때문에 해가 갈수록 그 두께가 두툼하게 마련. 지붕의 두께가 두툼해진 그만큼 집줄은 더 길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줄’은 ‘집줄’을 말하는데, ‘거센 바람에 초가지붕이 날리지 아니하게 지붕을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매는 줄’이다. 예문 ③은 초가에 대한 평가로, ‘고묵은 집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다스워.’ 하는 뜻이다. 오래된 초가이기 때문에 지붕 두께가 두툼하고, 두툼해진 만큼 더위와 추위에 강하다. 그래서 ‘여름엔 씨원허곡, 저실엔 아’라고 말한 것이다. 지붕이 두껍다 보면 참새가 집을 지어 살기도 하고, 가끔 그 참새를 잡아먹으려는 뱀이 들어있기도 해서 사람을 놀래게 한다. 여기서 ‘저실’은 ‘겨울’에 대응하는 어휘로, 달리 ‘저슬, 저을’이라 하며, ‘다’는 표준어 ‘다습다’에 해당한다. 만일 ‘다’라면 ‘따습다’에 대응하는 어휘가 된다. 예문 ④는 조사하는 동네를 돌아보다가 대나무가 보였을 때 하는 말로, ‘대나무 보이면 고묵은 집터야.’ 하는 뜻이다. 대나무가 있는 것으로 봐 예전에 집터였다는 것이다. 대나무는 집에서 소용되는 여러 가지 도구의 재료가 된다. 대나무로 ‘구덕(바구니)’를 겯기도 하고, 제사나 명절 때 ‘적고지(적꼬치)’를 만들기도 한다.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재료이기 때문에 집 주위에 대나무를 심어 자급자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대나무가 있는 것으로 보면 ‘우묵은’ 집터였다고 말하게 되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