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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 폐락시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6-28   조회수 : 32

159. 폐락시

 

‘폐락시’는 ‘성질이 유순하지 못하고 퍅한 사람’을 뜻하는 어휘로, 표준어 ‘찰짜’에 대응한다. ‘폐락시’는 달리 ‘폐락쉬’라 하는데, ‘폐랍다’와 관련이 깊다. 곧 ‘폐랍다’는 한자어 ‘폐(弊)’와 접미사 ‘-랍다’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어휘로, 표준어 ‘폐롭다(弊--)’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①폐락시가 돌 잘 씹어.(찰짜가 돌 잘 씹어.)

②아이가 하당 보믄 똑 폐락시 나썩은 나와.(아이가 많다가 보면 꼭 찰짜 하나씩은 나와.)

③큰건 떡이고, 족은게 폐락시라. 욕심도 쎄곡.(큰놈은 떡이고, 작은놈이 찰짜야. 욕심도 세고.)

④임뎅이에 바농 산 사름덜 영 보믄 폐락쉬가 하.(이마에 수침 선 사람들 이렇게 보면 찰짜가 많아.)

 

예문 ①은 밥 먹을 때 듣는 말로, ‘찰짜가 돌 잘 씹어.’ 하는 뜻이다. 여럿이 밥을 먹더라도 폐로운 사람 밥에는 뉘가 들어간다거나 돌이 들어가 있어서 뉘나 돌을 씹게 된다. 그러면 곁에 있던 어른이 “○○는 보기답지 아녀게 폐랍다.(○○는 보기와 같지 않게 폐롭다.)” 하며 까다로운 성질을 말한다. 이제는 보리쌀이든 흰쌀이든 잘 찧고 쓿어서 뉘가 잘 생기지도 않고, 돌이 들어가지도 않지만 예전에는 그러하지 않았다. 그러서 돌을 자주 씹게 되는 것이다. 이때 하는 말이 예문 ①이다.

예문 ②는 아이 많은 집에서 가끔 듣는 말로, ‘아이가 많다 보면 꼭 찰짜 하나씩은 나와.’ 하는 뜻이다. 아이들 얼굴이 다 다르듯 성질도 다르기 마련. 아주 유순한 아이가 있는가 하면 ‘폐락시’가 있고, 모든 것에 욕심이 많은 아이가 있는가 하면 정말로 ‘헤심심헌(성격이 야무지지 못하고 싱거운)’ 아이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당’는 ‘많다가’, ‘똑’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하는 뜻으로, 표준어 ‘꼭’에 대응한다. 이제는 아이가 ‘하나’ 아니면 ‘둘’이니 이런 말을 듣기는 어렵다.

예문 ③은 아들 둘을 비교하여 이야기하는 것으로, ‘큰놈을 떡이고, 작은놈이 찰짜야. 욕심도 세고.’ 하는 뜻이다. 여기서 ‘큰거’는 ‘큰아들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큰놈’에, ‘족은거’는 ‘작은아들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작은놈’에 해당한다. ‘떡’은 ‘성격이 매우 유순하고 마음이 무던히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쓴 경우다. 곧 큰아들은 유순하고 무던하나 작은아들은 ‘폐락시’라는 것이다.

예문 ④는 ‘폐락쉬’가 쓰인 경우다. 이 예문은 이마에 수침(垂針)이 있는 사람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로, ‘이마에 수침 선 사람들 이렇게 보면 찰짜가 많아.’ 하는 뜻이다. 여기서 ‘임뎅이’는 표준어 ‘이마’에 해당하며, ‘바농’은 ‘바늘’에 대응한다. 그러나 이 ‘바농’이 ‘이마에 선 바늘’이기 때문에 한자어 ‘수침(垂針)’에 해당한다. 곧 ‘두 눈썹 사이에 수직으로 생긴 깊은 금’을 말한다. ‘폐락쉬’는 모든 일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조그마한 일에도 이마를 찌푸리기도 한다. 그게 습관이 되면 깊게 금이 패여 ‘수침’이 생기는 것이다. 이 ‘수침’은 어떻게 보면 ‘나 폐락쉬우다.(저 찰짜입니다.)’ 하는 표식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산’은 ‘선[立]’, ‘하’는 ‘많아’ 하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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