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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풀내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0-03-22   조회수 : 40

145. 풀내

 

‘풀내’는 ‘새로 나온 푸성귀나 풋나물 따위로 만든 음식에서 나는 풀 냄새’를 말하는데, 표준어 ‘풋내’ 또는 '풀내(풀에서 나는 냄새)'에 해당한다. 방언형 ‘풀내’와 표준어 ‘풋내’를 견줄 때 파생어(풋-+내)보다는 합성어(풀+내)로 보는 게 더 합리적인 것 같다. 한자 ‘蕕(유)’를 “플내 유”(≪음운반절휘편≫)라고 읽고 있는 것으로 보나, 접두사 ‘풋-’의 “그해 처음 나온, 덜 익거나 덜 여문, 미숙한, 깊지 않은” 등의 뜻을 고려할 때 그렇다.

 

①동지짐치 풀내 나지 말렝 풀 쒕 놩.(‘동지김치’ 풋내 나지 말라고 풀 쒀서 놔.)

②궤기 봄읜 풀내 낭 못 먹어.(말고기는 봄에는 풋내 나서 못 먹어.)

③상강 넘으민 풀내 안 나.(상강 넘으면 풀내가 안 나.)

④지름소샌 쉐 잘 먹어마씨, 풀내가 좋읍주.(기름새는 소 잘 먹습니다. 풀내가 좋지요.)

 

예문 ①은 봄철에 들을 수 있는 말로, ‘‘동지김치’ 풋내 나지 말라고 풀 쒀서 놔’ 하는 뜻이다. ‘동지짐치’의 ‘동지’는 ‘배추, 무, 갓 따위에서 꽃이 피는 줄기’를 말하는데, 표준어 ‘동’ 또는 ‘장다리’에 해당하니, ‘동지짐치’는 ‘동’이나 ‘장다리’로 만든 김치다. 이 ‘동지’는 연하기 때문에 ‘풀내(풋내)’가 나기 마련이고, 이 ‘풀내’를 없애기 위해서는 보릿가루로 풀을 쒀 넣기도 하고, 보리밥을 넣기도 한다. 이렇게 풀이나 보리밥을 넣는 것은 발효를 돕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제는 보릿가루 대신에 찹쌀가루를 쓴다. ‘동지짐치’의 맛은 ‘멜첫(멸치젓)’을 많이 넣는 것이고,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이다.

예문 ②는 ‘말고기’에 대한 이야기로, ‘말고기는 봄에는 풋내 나서 못 먹어.’ 하는 뜻이다. 말이 새로 돋는 풀을 먹었기 때문에 ‘풀내’가 나기 마련. 그래서 말고기는 늦가을부터 먹기 시작한다. 주로 겨울철에 먹는다. “ 간광 검은지름 먹젠 도독질허여.(말 간과 ‘검은지름’ 먹으려고 도둑질해.)”라는 말이 있듯, 말의 간(肝)과 ‘검은지름’ 곧 창자가 맛있다고 한다. 그러나 봄에는 말고기를 먹지 않는다.

예문 ③은 풀 냄새에 대한 이야기로, ‘상강 먹으면 풀내가 안 나.’ 하는 뜻이다. 여기서 상강(霜降)은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10월 23일이나 24일쯤이다. 10월 하순이면 풀에서 풀 냄새가 나지 않는다. 풀 냄새 나지 않은 목초를 먹은 말[馬]에서는 ‘풀내’가 날 리가 없으니 이때부터 말고기를 먹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문 ④는 마소가 먹는 목초에 대한 이야기로, ‘기름새는 소 잘 먹습니다. 풀내가 좋지요.’ 하는 뜻이다. 여기서 ‘지름소새’는 볏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잎은 기름기가 돌며 기름 냄새가 나고 기다란 까끄라기를 갖고 있는 ‘촐(꼴)’을 말한다. 벌초 때 풀을 베면 향긋한 냄새가 나는 풀이 바로 ‘지름소새’다. ‘소새(솔새)’ 종류에는 ‘지름소새(기름새)’를 비롯하여 ‘지장(개솔새)’, ‘범벅소새(솔새의 한 종류)’, ‘소새(솔새)’, ‘왕소새(큰기름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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