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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들이치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11-24   조회수 : 44

128. 들이치다

 

‘들이치다’는 ‘안쪽으로 집어넣다.’ 또는 ‘액체 속으로 집어넣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들이뜨리다’에 대응한다. 이 ‘들이치다’는 문헌 어휘 ‘드리티다’에서 온 말이다.

 

①테역밧 허민 그디 강 감젓기계로 들이치멍 썰어.(잔디밭 하면 거기 가서 고구마기계로 들이뜨리며 썰어.)

②무수 갈 때 비료영 걸름 다 삐여 놩 밧 갈면 건 손으로 씰 들이쳣수다.(무 갈 때 비료랑 거름 다 뿌려 놓아 밭 갈면 건 손으로 씨를 들이뜨렸습니다.)

③계랄을 들이치민 오백 원짜리 동전만큼 계란이 들어 가민 장간이 딱 맞는 거.(계란을 들이뜨리면 오백 원짜리 동전만큼 계란이 들어 가민 장간이 딱 맞는 거.)

④물 팔팔 꿰여 놔근에 그레 고기 들이쳥 그 는 과정도 막 힘들어마씨.(물 펄펄 끓여 놔서 거기 고기 들이뜨려 그 삶는 과정도 막 힘들어요.)

 

예문 ①은 절간고구마를 만드는 이야기로, ‘잔디밭 하면 거기 가서 고구마기계로 들이뜨리며 썰어.’ 하는 말이다. ‘뻿데기’라는 절간고구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구마를 썰어서 말려야 하는데, 제일 좋은 곳이 ‘테역밧(잔디밭)’이다. 잔디라는 깔개가 있으니 절간고구마가 곱게 마르고, 거두어들이기 또한 수월하다. 그래서 ‘테역밧’을 선호하게 되고, 거기에 가면 기계로 고구마를 썰어 골고루 널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감젓기계’란 고구마를 통째로 집어넣으면 얇게 썰게 되는 기계를 말한다. 기계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자리로 옮겨가며 썰 수 있어 널기도 편하다. 고구마가 얇게 썰리어 착착 날아가는 모습도 구경거리였다. 절간고구마’는 ‘감저뻿데기, 뻿데기’라 한다.

예문 ②는 무 농사에 대한 이야기로, ‘무 갈 때 비료랑 거름 다 뿌려 놓아 밭 갈면 건 손으로 씨를 들이뜨렸습니다.’ 하는 뜻이다. 곧 밭을 갈면 무씨를 손으로 집어넣었다는 말이다. 여기서 ‘무수’는 문헌 어휘 ‘무’가 변한 어휘다. 표준어에서는 ‘무>무우>무’로 변화하여 ‘ㅿ’이 탈락하는데, 제주어에서는 ‘무>무수’로 변하여 표준어와 차이를 보인다. ‘걸름’은 표준어 ‘거름’, ‘삐다’는 표준어 ‘뿌리다’에 대응한다.

예문 ③은 장을 만들 때 간을 맞추는 이야기로, ‘계란을 들이뜨리면 오백 원짜리 동전만큼 계란이 들어 가민 장간이 딱 맞는 거.’ 하는 뜻이다. 된장을 담글 때 간을 맞추기 위해서 계란을 이용했다는 것인데, 계란을 ‘장항(장독)’에 ‘들이쳐서’ 가라앉는 정도로 해서 간을 측정한다는 것이다. 곧 계란이 가라앉아버리면 장이 싱거운 것을, 많이 뜨면 간이 센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간이 적당한 것은 계란이 백 원짜리 동전만큼만 남기고 가라앉을 때라는 것이다. 여기서 ‘계랄’은 표준어 ‘계란’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④는 잔치나 초상 등 큰일이 있는 집에서 고기 삶는 과정을 이야기한 것으로, ‘물 펄펄 끓여 놔서 거기 고기 들이뜨려 그 삶는 과정도 막 힘들어요.’ 하는 뜻이다. 큰일이기 때문에 큰 가마솥을 걸어서 고기를 삶는다. 소댕 여닫는 것도 힘이 들고, 단불 곁에서 하는 일이니 또한 힘들다. 여기서 ‘팔팔’은 표준어 ‘펄펄’, ‘꿰다’는 ‘끓다’, ‘다’는 ‘삶다’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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