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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말빠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4-14   조회수 : 149

96. 말빠다

 

‘말빠다’는 ‘여러 말을 하게 하여 속마음을 알아보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마뜩한 표준어는 없는 것 같다. ‘말빠다’는 ‘말[言]+빠다[拔]’ 구성으로, 말을 빼보는 것으로, 이 말 저 말 하게 하여 맥을 짚어보는 것을 말한다. ‘맥을 짚다’는 ‘남의 속셈을 알아보다’는 뜻의 관용 표현이다.

 

①이 식전바랑에 을 말이 잇언 옵데강? 아니믄 말빠보젠 옵데강?(이 식전바람에 할 말이 있어서 오셨습니까? 아니면 ‘말빼’ 보려고 오셨습니까?)

②이 말 저 말 시기는 게 말빠는 거주.(이 말 저 말 시키는 게 ‘말빼는’ 거지.)

③말빠는 건 머리싸움을 허는 거난 머리가 막 아파.(‘말빼는’ 건 머리싸움을 하는 거니 머리가 아주 아파.)

④나 음은 딱 정헤진 거난 나신듸 말빠젠 지 마라.(내 마음은 딱 정해진 거니 나한테 ‘말빼려고’ 하지 마라.)

 

예문 ①은 말싸움이 있고 난 다음날 식전에 부엌으로 찾아온 상대방에게 하는 말로, ‘이 식전바람에 할 말이 있어서 오셨습니까? 아니면 ‘말빼’ 보려고 오셨습니까?’ 하는 뜻이다. 언짢은 상태에서 뱉은 말이기 때문에 직설적일 수밖에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할 말이 있어서 왔느냐? 내 마음을 떠보려고 왔느냐’ 하고 묻는 것이다. 여기서 ‘식전바랑’은 ‘아직 아침밥을 먹지 아니한 이른 아침’을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식전바람’에 대응한다. ‘다’는 ‘말하다’의 뜻이다.

예문 ②는 ‘말빠다’가 무슨 뜻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이 말 저 말 시키는 게 ‘말빼는’ 거지.’ 하는 뜻이다. 이 말 저 말 시켜서 말하게 함으로써 스스로 본심이 드러나게 할 요량으로 말을 하게 시킨다는 것이다. ‘시기다’는 표준어 ‘시키다’에 대응하는데, 문헌 어휘 ‘시기다’가 그대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예문 ②와 마찬가지로 ‘말빠다’가 어떤 것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의 하나로, ‘‘말빼는’ 건 머리싸움을 하는 거니 머리가 아주 아파.’ 하는 뜻이다. 상대방의 속마음을 알아보기 위하여 이 말 저 말 물어보며 말을 시키게 되고, 이에 따라 잘 응대하지 않으면 머리싸움에 밀리게 되니 머리를 쓰면서 답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머리가 아프다는 것이다.

예문 ④는 선거 때 누구를 지지하는가를 알아보려고 온 사람에게 하는 말로, ‘내 마음은 딱 정해진 거니 나한테 ‘말빼려고’ 하지 마라.’ 하는 뜻이다. 이미 찍을 사람은 정해져 있으니 내 마음을 흔들려고 하지 마라는 말과 같다. 여기서 ‘음’은 ‘마음’, ‘나신듸’는 ‘나한테’에 대응한다. 특히 ‘나 음은’의 ‘나’는 ‘내(나의)’ 의미로 쓰이고 있음에 주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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