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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실실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3-31   조회수 : 154

94. 실실

 

‘실실다’는 ‘힘이나 기운 따위가 왕성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싱싱하다’에 가깝다. 주로 집안이나 가세를 이야기할 때 쓰이는 것으로 보면 이 ‘실실다’는 한자어 ‘실실(實實)’과 관련 있어 보인다. 교학사의 ≪대한한사전≫에 따르면, ‘실실(實實)’은 ‘㉠넓고 큼, ㉡확실한 모양, ㉢가득한 모양, ㉣견고한 모양’ 등의 의미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실다’는 ‘실이실이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말 들언 보난 막 실실헌 집안인 거 닮아라.(말 들어 보니 아주 싱싱한 집안인 것 같더라.)

②쫄리지 말젠 실실허고 술 쎈 사름을 데반으로 앚져.(졸리지 않으려고 싱싱하고 술 센 사람을 대반으로 앉혀.)

③사둔열멩 때 보난 막 실이실이헤라.(사돈열명 때 보니 아주 싱싱하더라.)

④경 실이실이헌 집안에 중신 들여지믄 좋주.(그렇게 싱싱한 집안에 중신 들일 수 있으면 좋지.)

 

예문 ①은 중매가 오갈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말 들어 보니 아주 싱싱한 집안인 것 같더라.’ 하는 뜻이다. 중매쟁이가 하는 말을 들어 보면 삼촌이 어느 직장에 다니고, 외삼촌이 어떻고, 이모와 이모부가 어쩌고저쩌고 하며 가계도를 죽 늘어놓는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집안이 아주 ‘실실허게’ 보인다는 것이다. 여기서 ‘닮다’는 ‘-ㄴ 거 닮다’ 구성으로 쓰여, 과거에 대한 추측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로 쓰인 경우다. “산더레 비 하영 온 거 닮다.(산에 비 많이 온 거 같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문 ②도 잔치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졸리지 않으려고 싱싱하고 술 센 사람을 대반으로 앉혀.’ 하는 뜻이다. ‘데반’이란 한자어 ‘대반(對盤)’으로, 잔치 때 위요(圍繞-‘우시’라고 함) 온 사람들 곁에 앉아서 접대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니까 사돈끼리의 첫 만남이니 졸리지 않으려고 ‘실실허고’ 술이 센 사람으로 대반을 앉게 했다는 말이다. ‘쫄리다’는 표준어 ‘졸리다(힘에 부치어 상대를 이기지 못하다.)’, ‘말다’는 ‘아니하다’, ‘데반’은 ‘대반(大盤)’, ‘앚지다’는 ‘앉히다’에 대응한다.

예문 ③은 잔치가 끝난 후 사돈 인사에 참석했던 사람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로, ‘사돈열맹 때 보니 아주 싱싱하더라.’ 하는 뜻이다. ‘사둔열멩’이란 한자어 ‘사돈열명(査頓列名)’으로, 결혼식을 지낸 후에 사돈끼리 하는 인사를 말한다. 이때는 보통 “신랑의 ~(이)우다.(신랑의 ~입니다.)”, “신부의 ~(이)우다.(신부의 ~입니다.)” 형식의 인사가 된다. 예문 ②에서 확인되는 바지만 서로 ‘쫄리지’ 않으려고 좋은 직장이나 회사에 다니는 사람, 직급이 높은 사람으로 참석하게 하여 이름을 나열하며 소개한다. 소개할 사람이 많다 보니, “질레서 싸와도 몰르쿠다.(길에서 싸워도 모르겠습니다.)”라 우스갯소리도 하게 된다.

예문 ④는 서로 혼담이 오갈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그렇게 싱싱한 집안에 중신 들일 수 있으면 좋지.’ 하는 뜻이다. 결혼의 상대로 집안을 보고, 그 집안사람을 보고 어느 정도 ‘어반당헤사(엇비슷해야)’ 중신을 들이게 되니 그런 좋은 집안에 중신을 들이게 된다면 좋은 일 아닌가 하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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