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87. 그물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2-10   조회수 : 74

87. 그물다

 

‘그물다’는 ‘결심하거나 아픈 것을 참고 견디기 위하여 단단하게 힘을 주어 꼭 물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사리물다’, ‘악물다’, ‘윽물다’에 대응한다. ‘늬 그물다, 입 그물다’처럼 대개는 ‘그물다’ 앞에 ‘늬[齒]’나 ‘입[口]’이 연결되어 쓰인다. 이 ‘그물다’는 달리 ‘물다’라 한다.

 

①아팡 울멍도 그물엉 만이 허여라.(아파서 울면서도 사리물어서 가만히 하더라.)

②늬 그물멍 날 삐룽이 쳐다보는듸 나가 무신 말을 더 헙니까?(이 악물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내가 무슨 말을 더 합니까?)

③성질난 입 그물언 바득바득 늬 아가난 몸서리일어라게.(성질나서 입 윽물어서 바득바득 이 갈아가니 몸서리나더라.)

④주사 맞이멍 울어가난 어멍이 뚝 허난 아이가 입을 꽉 물언 아무 소리 내질 아녀. 보난 아이 막 엄허게 키운 셍이라라.(주사 맞으며 울어가니 어머니가 “뚝” 하니 아이가 입을 꽉 사리물어서 아무 소리 내지를 않아. 보니 아이 아주 엄하게 키운 모양이더라.)

 

예문 ①은 소아과 병원이나 병동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으로, ‘아파서 울면서도 사리물어서 가만히 하더라.’ 하는 뜻이다. 주삿바늘이 팔뚝에 들어가니 아파서 울기는 하는데 소리 내어 울지 않더라는 것이다. 참을성이 있다는 뜻이다.

예문 ②는 싫은 소리를 하고 난 뒤 좀 더 센 경계의 말을 더 하지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핀잔에 대한 대꾸로, ‘이 악물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내가 무슨 말을 더 합니까?’ 하는 뜻이다. 말하고 말 듣는 사람의 입장이 서로 다른 경우로,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좋은 말인데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싫은 소리로 들리니 문제다. 그래서 ‘삐룽이 쳐다보게’ 되고, 그게 반감으로 느끼게 되니 그다음 더 이어질 말이 없을 수밖에는. 여기서 ‘삐룽이’는 ‘바라보는 눈매가 동그랗고 또렷하게’의 뜻으로, 표준어 ‘빤히’에 대응한다.

예문 ③은 성깔 있는 사람이 화가 나 이 가는 광경을 되새기며 하는 말로, ‘성질나서 입 윽물어서 바득바득 이 갈아가니 몸서리나더라.’ 하는 뜻이다. 그러니까 성깔 있는 사람은 제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그 분풀이로 입을 다물어 이를 가는 것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여기서 ‘바득바득’은 ‘이빨을 억지스레 매우 빠르게 갈 때 나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며, ‘다’는 ‘갈다[摩]’, ‘몸서리일다’는 ‘몸서리나다’에 대응하는 어휘이다.

예문 ④는 ‘물다’가 쓰인 경우로, 예문 ①과 만찬가지로 소아과 병원이나 병동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곧 ‘주사 맞으며 울어가니 어머니가 “뚝” 하니 아이가 입을 꽉 사리물어서 아무 소리 내지를 않아. 아이 아주 엄하게 키운 모양이더라.’ 하는 뜻이다. 여기서 ‘뚝 허난’의 ‘뚝’은 ‘울음을 그쳐라’ 하는 뜻의 어린이 말로, ‘뚝’ 하는 어머니 한마디에 소리 내어 우는 것을 그치는 것으로 봐서 아주 엄하게 키운 것 같다는 말이다.

목록

이전글
88. 축엇이닮다
다음글
86.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