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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팔멩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1-27   조회수 : 29

85. 팔멩

 

‘팔멩다’는 ‘어떤 사실을 판단하여 명백하게 밝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판명(判明)하다’에 대응한다. ‘발멩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코 알이 어지렁헤둠서 안 먹엇고렌 허믄 거 빙신 팔멩허는 겁주.(코 아래가 어지럽게 되어 있으면서 안 먹었노라고 하면 거 병신 판명하는 거지요.)

②호렝이 잡앗덴 일름 팔멩허난 노픈 베실장 올라갓젠 아.(호랑이 잡았다고 이름 판명하니 높은 벼슬까지 올라갔다고 해.)

③종달리에 살던 좌 씨가멩의 팔멩시기가 당 거주게.(종달리에 살던 좌 씨가 참 명의 판명해라 한 시기가 당한 거지요.)

 

예문 ①은 무엇을 먹고도 안 먹은 척 시치미를 뗄 때 안 먹었다고 우기는 상대방에게 하는 말로, ‘코 아래가 어지럽게 되어 있으면서 안 먹었노라고 하면 거 병신 판명하는 거지요.’ 하는 뜻이다. 식후라 입술이 촉촉하게 젖어 있고, 어쩌다 양념이라도 묻어 있으면 누가 보더라도 먹은 게 분명한 사실인데, 안 먹었다고 잡아떼니 스스로를 병신이라고 알리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여기서 ‘코 알’은 ‘코 아래’ 곧 입을 말한다. ‘어지렁헤둠서’는 ‘어지럽게 되어 있으면서’의 뜻으로, 무엇인가를 먹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단서다. ‘빙신’은 ‘병신’을 말함은 물론이다.

예문 ②는 설화를 조사할 때 들을 수 있는 내용으로, ‘호랑이 잡았다고 이름 판명하니 높은 벼슬까지 올라갔다고 해.’ 하는 뜻이다. 시골에 묻혀 살다가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높은 벼슬에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름 팔멩허다’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다’는 뜻이다. ‘베실’은 ‘벼슬’, ‘아’는 ‘말해’ 또는 ‘해’의 의미다.

예문 ③은 ‘명의 좌조의’에 대한 설화로, 왕비의 종기를 고침으로써 명의가 되었다는 내용이의 이야기다. 각도의 명의를 초청해 와도 왕비의 몸에 난 종기라 직접 만질 수도 없을뿐더러 볼 수조차 없었다. 신하들은 말로만 “이거라저거라(이러쿵저러쿵)” 하니 이 말만 듣고 왕비의 종기에 맞는 올바른 처방을 할 수가 없고, 끝내 종기를 고치지 못한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제주도 ‘좌조의’를 불러들이라 하니, 예문 ③처럼 ‘종달리에 살던 좌 씨가 참 명의 판명해라 한 시기가 당한 것’이다. 종달리 좌 씨는 궁에 올라가 왕비의 종기를 고치게 되고, 비로소 명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다 때가 있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종달리’는 제주도 동쪽 끝인 ‘구좌읍 종달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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