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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툴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1-13   조회수 : 44

83. 툴

 

‘툴다’는 ‘생김새가 볼품없이 둔하다.’, ‘다루기에 크고 무겁다.’, ‘말이나 행동 따위가 거칠고 세련되지 못하다.’ 하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투박하다’에 대응한다. ‘툴툴ᄒᆞ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이 사발 툴게 생겨도 허연 막 오래 쓴 거라.(이 사발 투박하게 생겨도 단단해서 아주 오래 쓴 거다.)

②이 놋그릇도 씨어멍안틔 물린 거. 툴허고 밀기 불편헤도 젯그릇으론 좋아. 이제도 썸서.(이 놋그릇도 시어머니한테 물린 거. 투박하고 밀기 불편해도 제기(祭器)로는 좋아. 이제도 쓰고 있어.)

③말허는 게 풀기도 엇고, 어떵 툴허여 베여이.(말하는 게 풀기도 없고, 어째 투박해 보여.)

④미녕베 짱 나왕 그건 막 툴툴허여. 미녕베는 그건 막 두꺼와. 처음 바지락헤도 아 가민 멜러랑헤불주.(무명베 짜서 나와 그건 막 투박해. 무명베는 그건 아주 두꺼워. 처음 빳빳해도 빨아 가면 물렁해버리지.)

 

예문 ①은 예전 사발에 대한 이야기로, ‘이 사발 투박하게 생겨도 단단해서 아주 오래 쓴 거다.’ 하는 말이다. 지금의 사발과 비교할 때 ‘툴게’ 보여도 단단해서 오래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허다’는 표준어 ‘단단하다’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놋그릇에 대한 이야기로, ‘이 놋그릇도 시어머니한테 물린 거. 투박하고 밀기 불편해도 제기(祭器)로는 좋아. 이제도 쓰고 있어.’ 하는 말이다. 제기로는 놋그릇이 손질하기에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이라는 의미다. 놋그릇은 ‘산듸찍’을 수세미로 해서 재를 묻혀 밀고 또 밀고 하면서 손질하거나 아니면 바닷가로 나가 모래를 세척제로 해서 밀었다. 그렇게 손질하야 놋그릇에 파란 녹이 피지 않아서 좋았다. 여기서 ‘씨어멍’은 ‘시어머니’, ‘젯그릇’은 ‘제기’를 말한다.

예문 ③은 ‘툴다’가 ‘거칠고 세련되지 못하다.’는 의미로 쓰인 경우다. 말하는 게 어쩐지 정이 가지 않을 때 하는 말로, ‘말하는 게 풀기도 없고, 어째 투박해 보여.’ 하는 뜻이다. 사람에 따라 말하는 것에 귀를 줄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 반대로 귀에 잘 닿지 않는 때도 있다. 풀기 있는 말과 없는 말, 거친 말이냐 세련된 말이냐 하는 차이다. 예문 ③에서는 말에 풀기가 없을뿐더러 거칠고 세련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 귀에 들릴 리 없다. 여기서 ‘엇고’는 ‘없고’, ‘베여’는 ‘보여’의 뜻이다.

예문 ④는 ‘툴툴다’가 쓰인 경우로, 무명베에 관한 이야기다. 곧 ‘무명베 짜서 나와 그건 막 투박해. 무명베는 그건 아주 두꺼워. 처음 빳빳해도 빨아 가면 물렁해버리지.’ 하는 뜻이다. 무명베가 금방 짜서 나왔을 때는 빳빳하다가도 몇 번 빨다 보면 빳빳했던 풀기가 죽어 물렁해진다는 말이다. 여기서 ‘미녕베’는 ‘무명베’, ‘툴툴다’는 ‘투박하다’, ‘다’는 ‘빨다’에 대응한다. ‘바지락허다’는 ‘물체가 굳고 꼿꼿하다’, ‘풀기가 아주 세다’는 의미로, 표준어 ‘빳빳하다’에 대응하고, ‘멜러랑헤불주’는 ‘무르고 만만해 버리지’ 하는 뜻으로, ‘멜러랑허다’는 표준어 ‘물렁하다’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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