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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얼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12-30   조회수 : 26

81. 얼다

 

‘얼다’는 ‘기온이 낮아 몸에 느끼는 기운이 차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춥다’에 대응한다. ‘얼다’는 달리 ‘을다’ 또는 표준어와 같은 ‘춥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매우 심하게’의 뜻을 지닌 ‘파싹’이란 말이 연결되어 ‘파싹 얼다’라는 관용 표현으로 쓰기도 한다.

 

①어떵 오널은 파싹 얼다. 감저나 쳥 먹어시믄 좋키여.(어찌 오늘은 몹시 춥다. 고구마나 쪄 먹었으면 좋겠다.)

콩물은 로 물만 주멍도 잘 크고 헌디 저을엔 얼엉 잘 아이 크민 구들에도 앚다당 오가리 들러다근에 놔근엥이 이불도 고운 걸로 더펑 키우곡 경 헹 제헷주. 이젠 그자 주로 사.(콩나물은 따로 물만 주면서도 잘 크고 한데 겨울에는 추워서 잘 아니 크면 방에도 가져다가 ‘오가리’ 들어다가 놔서 이불도 고운 걸로 덮어 키우고 그렇게 해서 제사했지. 이제는 그저 주로 사.)

③상강 넘으믄 다 갈라, 이녁 쉐만썩. 경허민 이젠 인 땐 이제 어디 강 이녁만 멕이당 몰아오고. 재기 들여놓민 촐을 당허지 못허난. 경 허당 막 얼민 이제 집의 들여와.(상강 넘으면 다 갈라, 이녁 소만씩. 그러면 이제는 다스운 때는 이제 어디 가서 이녁만 먹이다가 몰아오고. 재우 들여놓으면 꼴을 당하지 못하니까. 그렇게 하다가 막 추우면 이제 집에 들여와.)

④사름이 으식으식 얼멍 막 그 감기 기운추룩 헐 때 막걸리 뜨뜻허게 데왕 먹으민 좋넨 헤낫주게.(사람이 오삭오삭 추우며 막 그 감기 기운같이 할 때 막걸리 따뜻하게 데워서 먹으면 좋다고 했었어.)

 

예문 ①은 눈이 오는 날 들을 수 있는 말로, ‘어찌 오늘은 몹시 춥다. 고구마나 쪄서 먹었으면 좋겠다.’ 하는 뜻이다. 바깥 날씨가 추우니 밖으로 나가기는 싫고, 집안에만 있자니 무료하고 하고 해서 생각해내 게 고구마 쪄 먹기다. 이런 경우는 ‘감저눌’에 가서 고구마를 꺼내 와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 여기서 ‘파싹’은 표준어 ‘몹시’에 대응하는 어휘이며, ‘쳥’은 ‘쪄서’의 뜻이다. 표준어 ‘찌다’의 방언형은 ‘치다’로 나타는데, 이는 문헌 어휘 ‘다’의 어두자음군 ‘ㅶ’이 표준어에서는 된소리 ‘ㅉ’로 바뀌는데 반해 제주어에서는 거센소리 ‘ㅊ’로 변한다. 곧 표준어에서는 ‘다>찌다’, 제주어에서는 ‘다>치다’가 되는 것이다.

예문 ②는 콩나물 키우기에 대한 이야기로, ‘콩나물은 따로 물만 주면서도 잘 크고 한데 겨울에는 추워서 잘 아니 크면 방에도 가져다가 ‘오가리’ 들어다가 놔서 이불도 고운 걸로 덮어 키우고 그렇게 해서 제사했지. 이제는 그저 주로 사.’ 하는 말이다. 곧 예전에는 제사에 쓸 콩나물은 방안에서 정성스레 키워서 썼는데 요즘은 사다가 쓴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을’은 ‘겨울’을, ‘구들’은 ‘방’, ‘앚다당’은 ‘가져다가’, ‘더펑’은 ‘덮어서’의 뜻이다. ‘오가리’는 ‘단지보다 조금 큰 질그릇’을 말한다.

예문 ③은 소 키우기에 대한 이야기로, ‘상강 넘으면 다 갈라, 이녁 소만씩. 그러면 이제는 다스운 때는 이제 어디 가서 이녁만 먹이다가 몰아오고. 재우 들여놓으면 꼴을 당하지 못하니까. 그렇게 하다가 막 추우면 이제 집에 들여와.’ 하는 뜻이다. 상강 전까지는 소를 공동으로 관리하다가 상강이 넘어서는 각자 자기 소만씩 관리하며 키운다. 그러나 소를 빨리 집안에 들여놓으면 꼴이 부족하니 아주 춥기 전까지는 방목하다가 ‘막 얼민 이제 집의 들여’온다는 것이다. ‘촐눌(꼴을 쌓은 가리)’이 많으면 부자라는 말이 있듯 꼴이 풍족하면 소를 일찍 집안으로 들여도 되지만 그렇지 못한 집에서는 아주 추울 때까지 방목하며 부족한 꼴을 보충하는 것이다. 여기서 상강(霜降)은 절기 가운데 하나로 10월 하순에 해당하며, ‘다’는 ‘다습다’, ‘재기’는 ‘재우’, ‘촐’은 ‘꼴’을 말한다.

예문 ④는 민간요법의 하나로, ‘사람이 오삭오삭 추우며 막 그 감기 기운같이 할 때 막걸리 따뜻하게 데워서 먹으면 좋다고 했었어.’ 하는 말이다. 여기서 ‘으식으식’은 ‘오삭오삭’ 또는 ‘오싹오싹’, ‘뜨뜻허게’는 ‘따뜻하게’를 말한다. 만일 ‘으식으식’ 한기를 느낀다고 한다면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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