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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맞부뜨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12-16   조회수 : 150

79. 맞부뜨다

 

‘맞부뜨다’는 ‘서로 마주 닿다.’ 또는 ‘서로 마주 대하여 싸우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맞붙다’에 대응한다. ‘맞부뜨다’는 그 뜻에서 알 수 있듯 ‘맞-+부뜨다’ 구성임은 물론이다. 달리 ‘맞부트다’라 한다.

 

①낮도 왁왁, 밤도 왁왁. 하늘과 땅이 딱 맞부떳어.(낮도 캄캄, 밤도 캄캄. 하늘과 땅이 딱 맞붙었어.)

②비 오는 거 보라, 하늘광 땅이 맞부떳저.(비 오는 거 보아라, 하늘과 땅이 맞붙었어.)

③정지서 맞부턴 싸완에 하르방이 할망안틔 얻어맞일 판이라.(부엌에서 맞붙어 싸워서 할아버지가 할머니한테 얻어맞을 판이야.)

 

예문 ①은 굿판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로, ‘낮도 캄캄, 밤도 캄캄. 하늘과 땅이 딱 맞붙었어.’ 하는 뜻이다. 온 천지가 혼돈의 상태로, 암흑의 세계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심방이 나타나 하늘과 땅, 물 등으로 ‘ᄀᆞᆸ갈라서(구분하여 한계를 지어서)’ 밝은 세상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곧 천지개벽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늘과 땅이 맞부뜨다.’ 대신에 ‘천지가 맞부뜨다.’로 표현하기도 한다. 고유어이냐 한자어이냐 하는 차이다. 또 ‘왁왁’은 표준어 ‘캄캄’에 대응하는 어휘로, ‘캄캄하다’는 ‘왁왁다’로 나타난다.

예문 ②는 ‘고레비(억수)’가 올 때 하는 말로, ‘비 오는 거 보아라, 하늘과 땅이 맞붙었어.’ 하는 뜻이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비가 세차게 온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대개 ‘하늘 터진 셍이여.(하늘 터진 모양이야.)’ 하는 말이 덧붙기도 한다. 제주의 비는 바람을 동반하는 게 다반사인데, 만일 바람이 없는 날 억수가 내리다면 이때의 억수는 마치 드리운 발[簾(렴)]처럼 곧장 줄지어 쏟아진다. 이렇게 곧장 내리는 억수를 ‘발비’라 한다. ‘발처럼 곧고 세차게 내리는 비’라는 말이다.

예문 ③의 ‘맞부뜨다’는 ‘서로 마주 대하여 싸우다.’는 의미로 쓰인 경우로, ‘부엌에서 맞붙어 싸워서 할아버지가 할머니한테 얻어맞을 판이야.’ 하는 뜻이다. 부엌은 할머니의 홈 그라운드니 부엌에서 싸워서는 할아버지가 밀릴 수밖에는 없다. 여기서 ‘할망’과 ‘하르방’은 각각 표준어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응하는데, ‘아내’와 ‘남편’의 의미로 쓰였다. ‘정지’는 표준어 ‘부엌’에 대응하는 어휘다.

 

그런데 ‘맞붙다’가 ‘서로 떨어지지 아니하고 함께하다.’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맞부뜨다⋅맞부트다’ 대신에 ‘포부뜨다⋅포부트다’로 나타난다.

 

④가단 보난 만축 두 개가 포부떤 셔라게.(가다 보니 메뚜기 두 개가 맞붙어 있더라.)

 

예문 ④는 ‘서로 떨어지지 아니하고 함께하다.’는 뜻으로 쓰인 경우로, ‘가다 보니 메뚜기 두 개가 맞붙어 있더라.’ 하는 말이다. 이런 상황은 덩치 큰 암놈 메뚜기가 작은 수놈 메뚜기를 업고 있어서 몸체는 하나다. 메뚜기 두 개가 하나가 되었으니 ‘서로 떨어지지 아니하고 함께한’ 것이라 ‘포부뜬’ 것이다. 여기서 ‘만축’은 달리 ‘말축, 말촉’이라 하는데 표준어 ‘메뚜기’에 대응한다.

 

이제 ‘맞붙다’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맞붙다 ㉠서로 마주 닿다: 맞부뜨다⋅맞부트다

㉡서로 마주 대하여 싸우다: 맞부뜨다⋅맞부트다

㉢서로 떨어지지 아니하고 함께하다: 포부뜨다⋅포부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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