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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소끄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8-12-09   조회수 : 79

78. 소끄다

 

‘소끄다’는 ‘배게 난 여럿 중에서 군데군데 뽑아내어 성기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솎다’에 대응한다. 아래 예문에서 알 수 있듯이 솎는 대상은 나물류나 모종 따위가 된다. 이 ‘소끄다’는 문헌 어휘 ‘속고다’가 ‘속고다>소꼬다>소끄다’로 변화하여 이루어진 어형이다.

 

①조는 그 소끄는 것사게 그 방 벌리는 거난. 소끄고 초불만 메여 놓믄 두불은 쉽주게.(조는 그 솎는 거야 그 방 벌리는 거니까. 솎고 애벌만 매어 놓으면 두벌은 쉽지.)

②콩은 번만 메민게 소끄지 안허는 거난. 워낙 인 듸나 잇이민 뽑아불카 콩은 소끄지 아녀.(콩은 한번만 매면 솎지 않는 거니까. 워낙 밴 데나 있으면 뽑아버릴까 콩은 솎지 않아.)

마기옌 헌 거 체얌에 열무 무수 나올 때 잰잰헐 때. 소꽈 먹을 때 마기, 마기 허는 거.(‘마기’라고 한 거 처음에 열무 무 나올 때 자잘할 때. 솎아 먹을 때 “마기, 마기” 하 는 거.)

④멘네는 나믄 소까사, 요것이 드물어야지 이믄 낭만 막 우터레 나불곡 물이 엇어.(목화는 나면 솎아야, 요것이 드물어야지 배믄 줄기만 막 위로 나버리고 여물이 없어.)

 

예문 ①은 조 농사에 대한 질문의 대답으로, ‘조는 그 솎는 거야 그 방 벌리는 거니. 솎고 애벌만 매어 놓으면 두벌은 쉽지.’ 하는 뜻이다. 조 농사를 할 때는 처음에는 배게 난 조를 솎고, 두벌매기부터 김매기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방’은 조 하나가 차지할 수 있는 넓이를 말한다. “존 방이 너무 널르믄 수확이 덜 나고, 너믜 이믄 투와 나가 저 크저 나가 저 크저 헹근에 크는 데 힘 다 먹어불어 조가 안 뒈어.”라 한다. ‘조는 방이 너무 너르면 수확이 덜 나고, 너무 배면 위 다투어 내가 먼저 크겠다 내가 먼저 크겠다 해서 크는 데 힘 다 먹어 버려서 조가 안 되어.’ 하는 뜻으로, 조 농사에 있어서 ‘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 농사에서는 1차적으로 조가 일정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소끄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초불’은 ‘애벌’ 또는 ‘애벌매기’를, ‘두불’은 ‘두벌’ 또는 ‘두벌매기’를 말한다.

예문 ②는 콩 농사에 관한 내용으로, ‘콩은 한번만 매면 솎지 않는 거니까. 워낙 밴 데나 있으면 뽑아버릴까 콩은 솎지 않아.’ 하는 뜻이다. 조 농사는 솎아야 한다면 콩 농사는 솎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다’는 ‘사이가 비좁거나 촘촘하다.’는 뜻으로, 표준어 ‘배다[密]’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③은 열무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마기”라고 한 거 처음에 열무 무 나올 때 자잘할 때. 솎아 먹을 때 “마기, 마기” 하는 거.’라는 뜻이다. 곧 어린 무가 ‘마기’라는 것이다. ‘체얌’은 ‘처음’, ‘마기’는 달리 ‘마귀, 메기, 물’이라 하는데, 표준어 ‘열무’에 대응한다. ‘무수’는 문헌 어휘 ‘무’가 ‘무>무수’로 변화하여 쓰인 경우로, 표준어 ‘무’에 해당하며, ‘잰잰허다’는 표준어 ‘자잘하다’에 대응한다.

예문 ④는 목화 농사와 관련한 것으로, ‘목화는 나면 솎아야, 요것이 드물어야지 배면 줄기만 막 위로 나버리고 여물이 없어.’ 하는 뜻이다. 목화 농사도 조 농사와 마찬가지로, 모종이 너무 배면 헛자라기를 해서 열매가 안 달리니 드물어야 좋다는 것이다. 여기서 ‘멘네’는 ‘목화’, ‘다’는 ‘배다’에 대응한다. ‘낭’은 ‘나무’의 뜻이나 여기서는 ‘줄기’의 의미로 쓰였고, ‘우터레’는 ‘위로’의 뜻이다. ‘물’은 ‘여물’로, 목화 열매인 ‘레(다래)’를 뜻하는 것으로, 따서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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