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6. 분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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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7-26 조회수 : 47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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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6. 분시
‘분시’는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분수(分數)’에 해당한다. 이 ‘분시’는 달리 ‘분쉬’로 말하기도 한다.
①분시 알안에 헌 일 아니난게 몰른 첵 헙서게 경 ᄀᆞᆯ아져.(분수 알아서 한 일 아니니 모른 척 하십시오 그렇게 말해져.) ②분시 몰랑 좋주 분시 알아 가믄 일이 막 복잡허여.(분수 몰라서 좋지 분수 알아 가면 일이 아주 복잡해.) ③씨집가난 뭐 분시 몰르난게 ᄆᆞᆯ흐레기 허리에 딱 무껀 자난.(시집가니 뭐 분수 모르니까 나부랭이 허리에 딱 묶어서 잤었어.) ④사름덜은 분시 몰라 옷 ᄉᆞ는디 옷 ᄉᆞᆯ믄 죽엉 가믄 옷 제왕 살지 못헌덴 ᄀᆞᆯ아라.(사람들은 분수 몰라서 옷 사르는데 옷 사르면 죽어서 가면 옷 겨워 살지 못한다고 말하더라.)
예문 ①은 어린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눈감고 난 뒤 어른들끼리 하는 말로, ‘분수 알아서 한 일 아니니 모른 척 하십시오 그렇게 말해져.’ 하는 뜻이다. 잘못했다고 나무라지 말고 모른 척하고 그냥 지나쳐 버려라 하는 의미다. 여기서 ‘첵’은 ‘그럴듯하게 꾸미는 거짓 태도나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표준어 ‘척’ 또는 ‘체’에 해당하며, ‘ᄀᆞᆮ다’는 ‘말하다’에 해당한다. ‘ᄀᆞᆮ다’는 자음 어미 앞에서는 ‘ᄀᆞᆮ지, ᄀᆞᆮ곡’처럼 받침 ‘ㄷ’을 유지하나 모음 어미 앞에서는 ‘ᄀᆞᆯ으난, ᄀᆞᆯ으믄’처럼 말해서 받침 ‘ㄷ’이 ‘ㄹ’로 변한다. 예문 ②는 ‘분시’에 대한 나름대로의 평가로, ‘분수 몰라서 좋지 분수 알아 가면 일이 아주 복잡해.’ 하는 뜻이다. ‘분시’가 있다면 아무 일에나 절차를 따지게 되고,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일까? 등등 생각하게 되는 게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결국 일이 커지고 복잡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막’은 ‘아주’의 뜻이다. 예문 ③은 옛날 신혼 초를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대한 제보자의 대답으로, ‘시집가니 뭐 분수 모르니까 나부랭이 허리에 딱 묶어서 잤었어.’ 하는 우스갯소리다. 헝겊 오라기로 허리를 볼끈 묶고 잤다는 말이다. 여기서 ‘씨집가다’는 표준어 ‘시집가다’에 해당하고, ‘ᄆᆞᆯ흐레기’는 ‘헝겊 따위의 자질구레한 오라기’의 뜻으로, 표준어 ‘나부랭이’에 대응한다. 이 ‘ᄆᆞᆯ흐레기’는 달리 ‘ᄆᆞ르레기, ᄆᆞᆯ르레기, 험벅ᄆᆞᆯ르레기, 험벅세기, 험벅주제기, 험벅쪼가리, 험벅초렝이’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무끄다’는 ‘묶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망인(亡人)의 옷 처리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들은 분수 몰라서 옷 사르는데 옷 사르면 죽어서 가면 옷 겨워 살지 못한다고 말하더라.’ 하는 뜻이다. 망인의 옷을 굳이 사를 필요가 있느냐는 뜻이다. 여기서 ‘ᄉᆞᆯ다’는 ‘불에 태워 없애다.’는 뜻으로, 표준어 ‘사르다’에 한다. 제주어 ‘ᄉᆞᆯ다’는 옛말 ‘ᄉᆞᆯ다[焚(분)]’(≪석보상절≫ 11:22)가 그대로 쓰인 경우다. ‘제우다’는 ‘정도나 양이 지나쳐 이기기 어렵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겹다’에 해당한다. 방언형 ‘제우다’는 ‘겹다’의 옛말 ‘계우다’(≪용비어천가≫ 90장)>가 ‘계우다(구개음화)>졔우다(단모음화)>제우다’의 변천 과정을 거친 어형이다. ‘제왕’은 ‘제우다’의 어간 ‘제우-’에 어미 ‘-앙’이 연결되어 형성된 형태다. ‘제우다’는 달리 ‘젭다’로 말하기도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