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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 어둑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6-28   조회수 : 568

472. 어둑다

 

‘어둑다’는 ‘제법 어둡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어둑하다’에 해당한다. ‘어둑다’는 달리 ‘어둑ᄒᆞ다’로 말하기도 한다.

이 ‘어둑다’는 ‘빛이 없어 밝지 아니하다.’는 뜻을 지닌 ‘어둡다’와 구분된다. 곧 ‘어둑다’는 옛말 ‘어득다’(≪월인석보≫ 13:10), ‘어둡다’는 ‘어듭다’(≪월인석보≫ 2:21)에서 온 말로, 어원이 다르다. 어둠의 짙기도 ‘어둑다<어둡다’로 ‘어둑다’가 훨씬 옅다.

 

①이제 눈 어둑엉 바농질 못헙니께.(이제 눈 어둑해서 바느질 못합니다.)

②물 어둑으믄 어름씰엉 ᄆᆞᆫ직앙 전복을 터난.(물 어둑하면 어루더듬고 만져서 전복을 땄어.)

③늙어 가믄게 귀도 막고 눈도 어둑고 사름 구실을 다 못허여.(늙어 가면 귀도 먹고 눈도 어둑하고 사람 구실을 다 못해.)

④그때 전기 엇인 때난 막 어둑엉 나뎅기지도 못헤나서.(그때 전기 없는 때니 아주 어둑해서 나다니지도 못했어.)

 

예문 ①은 할머니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로, ‘이제 눈 어둑해서 바느질 못합니다.’ 하는 뜻이다. 눈이 어둑해져서 이제는 실을 바늘귀에 꿰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바농질’은 바늘에 실을 꿰어 옷 따위를 짓거나 꿰매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바느질’에 해당한다. 이 ‘바농질’은 달리 ‘바느질, 바늘질’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②는 바닷속이 어둑했을 때 손짐작으로 바위를 더듬으며 전복을 땄던 기억을 말하는 것으로, ‘물 어둑하면 어루더듬고 만져서 전복을 땄어.’ 하는 뜻이다. 바닷속이 어둑하면 손짐작으로 어루더듬으며 만져서 전복을 땄다는 것이다. 여기서 ‘물’은 바닷물을 말하며, ‘어름씰다’는 ‘어림짐작으로 여기저기를 만지며 더듬다.’는 뜻의 어휘로, 표준어 ‘어루더듬다’에 대응한다. 이 ‘어름씰다’는 달리 ‘어름쓸다, 어릅쓸다, 어릅씰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ᄆᆞᆫ직다’는 표준어 ‘만지다’에 해당하는데, 달리 ‘ᄆᆞᆫ지다, ᄆᆞᆫ치다’ 등으로 나타난다. ‘전복’은 전복과에 딸린 연체동물을 말하는데 ‘생복’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살아 있는 것을 생포라 하고 죽은 것은 전복이다(以鮮曰生包 漧曰全鰒).’는 김려(金鑢)의 ≪우해이어보(牛海異魚譜≫의 기록은 참고할 만하다. ≪우해이어보≫의 ‘우해’는 진해 앞바다를 말한다.

예문 ③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서 들을 수 있는 말로, ‘늙어 가면 귀도 먹고 눈도 어둑하고 사람 구실을 다 못해.’ 하는 뜻이다. 늙어 가면 모든 신체 기능이 떨어져서 사람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늙어 가믄게’의 ‘게’는 ‘강조’의 뜻으로 쓰인 보조사이고, ‘막다’는 ‘먹다(귀가 막혀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다.)’에 해당하며, ‘사름’은 ‘사람’에 대응하는 어휘인데 달리 ‘사ᄅᆞᆷ’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④는 가로등이 없던 시절에 대한 회고로, ‘그때 전기 없는 때니 아주 어둑해서 나다니지도 못했어.’ 하는 말이다. 가로등이 없으니 사방이 어둑해서 나다니지 못했다는 의미다. 여기서 ‘엇다’는 표준어 ‘없다’에 해당하는데, 달리 ‘없다, 읎다, 읏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나뎅기다’는 ‘밖으로 나가서 여기저기 다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나다니다’에 대응한다. 달리 ‘나ᄃᆞ니다’라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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