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9. 어거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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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6-09 조회수 : 66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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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9. 어거지
‘어거지’는 ‘잘 안될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을 이르는 말로, 표준어 ‘억지’에 해당한다. 이 ‘어거지’는 국어사전에 따라 ‘어거지=억지’로 다루기도 하고[이윤지, ≪표준 조선말사전≫(1947), 국어국문학회편, ≪국어 새 사전≫(1958)], 별개의 어휘로 처리하기도 한다. ≪조선어사전≫(문세영, 1938)은 ‘어거지’를 “함부로 고집하는 것”, ‘억지’를 “자기의 주견을 고집하는 마음”으로 풀이하여 표제어로 올리고 있다. 한글학회의 ≪큰사전≫(1957)에서는 ‘어거지’를 방언으로 처리하였다. 이 ‘어거지’는 ‘어거지로’도 자주 말해지는데, 이때 방언형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억지로’다. ‘억지로’는 ≪역어유해≫(보:52)의 “覇佔(패점) 억지로 앗다”를 비롯하여 ≪한청문감≫의 “壓派(압파) 억지로 ᄒᆞ다”(3:7), “强是爲非(강시위비) 억지로 우기다”(8:43) 등에서도 확인된다. 물론 ‘억지’도 ≪동문유해≫의 “覇佔(패점) 억지 내다”(상:23), ≪한청문감≫의 “覇佔(패점) 억지 내다”(8:26), ≪몽어유해≫의 “覇佔(패점) 억지 내다”(상:24)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①하도 어른이 대가 쎄난 집안은 물론이고 동네서도 우리 장모 말은 누게도 거역을 못허여. 어거지도 아니고 순리대로 그거 아니 되어 허민 그거 안 되는 거.(하도 어른이 대가 세니 집안은 물론이고 동네서도 우리 장모 말은 누구도 거역을 못해. 억지도 아니고 순리대로 그거 아니 되어 하면 그거 안 되는 거.) ②ᄒᆞ르에 결혼 겹친 디가 잇어. 게민 여기서 가는 신랑 신부가 잇고, 저쪽에서 오는 새스방 새각시가 잇어. 경허면은 서로가 우측으로만 가자고 서로 질레서 ᄃᆞ투와. 게난 어거지 쎈 사름이 우측으로 가곡, 약헌 놈은 ᄒᆞᆯ 수 엇이 밑으로.(하루에 결혼 겹친 데가 있어. 그러면 여기서 가는 신랑 신부가 있고, 저쪽에서 오는 새신랑 새색시가 있어. 그러면 서로가 위쪽으로만 가자고 서로 길에서 다투어. 그러니 억지 센 사람이 위쪽으로 가고, 약한 놈은 할 수 없이 밑으로.) ③자식들 결혼은 자기 뜻에 맞추안, 나가 왜 경 허느냐면은 부모가 어거지로 부모 마음에 든다고 허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헨에.(자식들 결혼은 자기 뜻에 맞추어서. 내가 왜 그렇게 하냐면 부모가 억지로 부모 마음에 든다고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해서) ④쉐도 어거지로 ᄀᆞ리쳐사. 어거지로 심어당은에 조지면은 멕을 못 써.(소도 억지로 가르쳐야. 억지로 잡아다가 조지면 맥을 못 써.)
예문 ①은 장모의 ‘어거지’에 대한 이야기다. ‘하도 어른이 대가 세니 집안은 물론이고 동네서도 우리 장모 말은 누구도 거역을 못해. 억지도 아니고 순리대로 그거 아니 되어 하면 그거 안 되는 거.’ 하는 뜻이다. 장모는 ‘어거지’가 세어서 누구도 장모 말을 거역할 수가 없어서 장모 말 그대로 실행된다는 의미다. 여기서 ‘쎄다’는 표준어 ‘세다[强(강)]’에 해당하고, ‘누게’는 표준어 ‘누구’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②는 예전 결혼 행차가 마주쳤을 때의 이야기로, ‘하루에 결혼 겹친 데가 있어. 그러면 여기서 가는 신랑 신부가 있고, 저쪽에서 오는 새신랑 새색시가 있어. 그러면 서로가 위쪽으로만 가자고 서로 길에서 다투어. 그러니 억지 센 사람이 위쪽으로 가고, 약한 놈은 할 수 없이 밑으로.’ 간다는 뜻이다. 싱싱한 집안일수록 길 위쪽으로 지나가고, 약한 집안은 할 수 없이 길 아래쪽으로 지나갔다는 것이다. 여기서 ‘ᄒᆞ르’는 표준어 ‘하루’, ‘디’는 의존명사 ‘데’에 해당한다. ‘게민’은 ‘그러면’, ‘새스방’은 ‘새신랑’에 해당하는데, 달리 ‘새서방’, ‘새시방’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새각시’는 ‘새색시’에 대응하고, ‘우측’은 ‘위쪽’의 뜻으로 쓰인 말이다. 대개 ‘위쪽’의 방언형은 ‘우짝, 웃짝’으로 나타난다. ‘ᄃᆞ투다’는 ‘다투다’, ‘질레서’는 ‘길에서’로 대역할 수 있다. 예문 ③과 ④는 ‘어거지로’가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자식 결혼은 자식이 결정해야 함을 이야기한 것으로, ‘자식들 결혼은 자기 뜻에 맞춰서. 내가 왜 그렇게 하냐면 부모가 억지로 부모 마음에 든다고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해서.’ 신붓감을 고르는 결정권을 자식에게 준다는 것이다. 예문 ④는 소 길들이기에 대한 이야기로, ‘소도 억지로 가르쳐야. 억지로 잡아다가 조지면 맥을 못 써.’ 하는 뜻이다. 소 길들이기는 ‘어거지로’ 해야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ᄀᆞ리치다’는 표준어 ‘가르치다[敎(교)]’, ‘심다’는 ‘잡다[執(집)]’에 해당한다. ‘조지다’는 ‘호되게 때리다.’의 뜻으로 쓰인 말로, 방언형이 표준어와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