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4.뭇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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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5-04 조회수 : 76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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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4. 뭇
‘뭇’은 ‘백합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을 말하는데, 보릿고개 때 둥그런 비늘줄기를 삶아서 먹었던 구황식물(救荒植物)인 ‘무릇’을 말한다. 이 ‘뭇’은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여러 번 삶아야 하고, 푹 삶기 위해서 ‘ᄀᆞ시락불’(까끄라기로 피우는 불)을 이용했다. ‘뭇’은 달리 ‘물롯, 물룻, 물릇, 뭇ᄊᆞᆯ’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①ᄊᆞᆯ 엇인 땐 뭇 걸로 때 살안.(쌀 없을 땐 무릇 걸로 때 살았어.) ②밧디 강 뭇 줏어당 뭇 구웡 먹곡. 잘 안 구믄 독헤.(밭에 가서 무릇 주워다가 무릇 구워서 먹고. 잘 안 구우면 독해.) ③밧디 강 밧갈앙 비 와나민 뭇이 헤뜩헤뜩 막 고랑에 잇는디 이젠 뭇 못 봐.(밭에 가서 밭갈이해서 비 오고 나면 무릇이 헤뜩헤뜩 막 고랑에 있는데 이제는 무릇 못 봐.) ④보릿ᄀᆞ르 그 뭇에 버무령 그걸 먹는 거라. 죽지 말젠. 경 허당 봐도 아무 집이 솟 싯언 어펏저 허여.(보릿가루 그 무릇에 버무려서 그걸 먹는 거야. 죽지 말려고. 그렇게 하다 봐도 아무 집에 솥 씻어서 엎었어 해.)
예문 ①은 봄철 쌀이 떨어졌을 때의 이야기로, ‘쌀 없을 땐 무릇 걸로 때 살았어.’ 하는 뜻이다. ‘뭇’으로 끼니를 때웠다는 의미다. 여기서 ‘ᄊᆞᆯ’은 표준어 ‘쌀’에 해당하고, ‘엇다’는 표준어 ‘없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이 ‘엇다’는 달리 ‘읏다, 없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때’는 두 번 사용되었는데, ‘땐’의 ‘때’는 ‘시간’을, ‘때 살안’의 ‘때’는 ‘끼니 또는 식사 시간’을 뜻한다. 곧 ‘때’는 여러 가지 뜻을 지닌 다의어(多義語)인 셈이다. 예문 ②는 ‘뭇’의 독성을 이야기한 것으로, ‘밭에 가서 무릇 주워다가 무릇 구워서 먹고. 잘 안 구우면 독해.’ 하는 뜻이다. 봄철 양식이 떨어지면 밭에 가서 ‘뭇’을 주워다가 구워서 먹었다는 말이다. ‘뭇’에는 독이 있어서 잘 구워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밧디’는 ‘밭에’로 대역되고, ‘줏다’는 ‘바닥에 떨어지거나 흩어져 있는 것을 집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줍다’에 해당한다. 방언형 ‘줏다’는 15세기부터 나타나는데 18세기부터는 ‘줍다’(≪역어유해≫ 보: 26)로 어간이 바뀌어 나타난다. ‘여기저기 널려 있는 물건을 하나하나 주워 거두는 모양’을 ‘주섬주섬’이라 표현하는데, 이 ‘주섬주섬’은 ‘줏-+-엄 줏-+-엄’ 구성으로 분석하게 된다. ‘구다’는 표준어 ‘굽다’에 해당하는데, 표준어와 같은 형태의 ‘굽다’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③은 요즘 봄철 밭갈이하고 난 뒤 비 온 풍경을 예전과 비교하여 이야기한 것으로, ‘밭에 가서 밭갈이해서 비 오고 나면 무릇이 헤뜩헤뜩 막 고랑에 있는데 이제는 무릇 못 봐.’ 하는 뜻이다. 밭갈이하고 난 뒤 비가 오면 흙이 쓸려 내려가서 ‘뭇’의 비늘줄기가 ‘헤뜩헤뜩’ 내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이런 광경을 볼 수 없는 것은 제초제 남용의 결과다. 여기서 ‘밧갈다’는 표준어 ‘밭갈이하다’에 해당하며, ‘헤뜩헤뜩’은 ‘허연 빛깔이 다른 빛깔 사이에 뒤섞여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첩어다. 예문 ④도 봄철 보릿고개에 대한 이야기로, ‘보릿가루 그 무릇에 버무려서 그걸 먹는 거야. 죽지 말려고. 그렇게 하다 봐도 아무 집에 솥 씻어서 엎었어 해.’ 하는 말이다. 식량을 불리기 위하여 보릿가루와 무릇을 섞어서 음식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봐도 식량이 없어 마지막에는 ‘솥을 씻어서 엎었다.’는 소문이 돈다. 여기서 ‘보릿ᄀᆞ르’는 ‘보릿가루’에 해당하며, ‘솟’은 ‘솥’, ‘싯다’는 ‘씻다’, ‘어프다’는 ‘엎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솟 싯언 어펏저’ 하는 말은 먹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