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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9. 단지삐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3-29   조회수 : 727

459. 단지ᄂᆞᆷ삐

 

‘단지ᄂᆞᆷ삐’는 ‘단지처럼 생긴 무’라는 뜻으로, ‘밑동이 둥글고 살이 단단한 재래의 무’를 말한다. 이 ‘단지ᄂᆞᆷ삐’는 표준어 ‘조선무’에 해당하는데 달리 ‘단지무수’라고도 한다. 반면 ‘밑동이 굵고 길쭉하며 살이 연한 개량종 무’를 ‘쉐뿔ᄂᆞᆷ삐’ 또는 ‘쉐뿔무수’라 하는데, 표준어 ‘왜무’에 해당한다. ‘소의 뿔처럼 생긴 무’라는 뜻이다. ‘단지무수’나 ‘쉐뿔무수’에서 ‘무수’는 옛말 ‘무ᅀᅮ’에서 반치음 ‘ㅿ’이 ‘ㅅ’으로 변한 어형이다. ‘아ᅀᆞ’가 ‘아시’되는 것과 같다. 표준어에서는 ‘ㅿ’이 ‘ㅇ’으로 변하여 ‘무ᅀᅮ>무우>무’, ‘아ᅀᆞ>아ᄋᆞ>아우’가 된다. .

 

①단지ᄂᆞᆷ삔 단지처록 땅소곱에만 들엉 우터렌 나오지 아녀.(조선무는 단지처럼 땅속에만 들어서 위로 나오지 않아.)

②단지ᄂᆞᆷ삐는 겨울용이주게. 땅소곱에만 들어가니까 곳지를 아년. 쉐뿔ᄂᆞᆷ삔 일찍 눈에 곳아 불어 먹을 것이 엇어.(조선무는 겨울용이지. 땅속에만 들어가니까 ‘곳지를’ 않아. 왜무는 일찍 눈에 ‘곳아’ 버려 먹을 것이 없어.)

③ᄂᆞᆷ삐씨는 막 그땐 좋앙 단지ᄂᆞᆷ삐 놘 이만씩 헌 단지ᄂᆞᆷ삐가 잇엇어. 겐디 이젠 그런 게 없어.(무씨는 아주 그때는 좋아서 조선무 놔서 이만큼씩 한 조선무가 있었어. 그런데 이젠 그런 게 없어.)

④여름에는 이 무시거니, 그 쉐뿔ᄂᆞᆷ삐가 맛 좋고. 눈 와 갈 땐 단지ᄂᆞᆷ삐가 맛 좋고.(여름에는 이 무엇이니, 그 왜무가 맛 좋고. 눈 와 갈 때는 조선무가 맛 좋고.)

 

예문 ①은 ‘단지ᄂᆞᆷ삐’ 특성에 대한 이야기로, ‘조선무는 단지처럼 땅속에만 들어서 위로 나오지 않아.’ 하는 뜻이다. ‘단지ᄂᆞᆷ삐’ 밑동이 땅속에만 있어서 땅위로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단지처록’의 ‘처록’은 조사 ‘처럼’에 해당하는 형태이며, ‘땅소곱’은 표준어 ‘땅속’에 대응하는 어휘다. ‘우터레’는 ‘우ㅎ+더레’ 구성으로, ‘위로’라 대역된다. 곧 ‘우’는 표준어 ‘위’에 해당하는데, 이 ‘우’는 그 끄트머리에 ‘ㅎ’은 가지고 있어서[우ㅎ ≪석보상절≫ 19:23)] 조사 ‘더레’와 만나면 ‘더레’의 ‘ㄷ’이 거센소리로 변하여 ‘우터레’가 된 것이다. ‘아녀다’는 ‘않다’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단지ᄂᆞᆷ삐’를 ‘쉐뿔ᄂᆞᆷ삐’와 비교하여 이야기한 것으로, ‘조선무는 겨울용이지. 땅속에만 들어가니까 ‘곳지를’ 않아. 왜무는 일찍 눈에 ‘곳아’ 버려 먹을 것이 없어.’ 하는 뜻이다. ‘단지ᄂᆞᆷ삐’는 겨울에 먹을 수 있고, ‘쉐뿔ᄂᆞᆷ삐’는 여름용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곳다’는 ‘땅이나 무 따위에 찬기운이 들어가 물기가 없어지고 푸석푸석하게 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엇다’는 ‘없다’에 해당하는데, 달리 ‘읏다, 없다, 읎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③은 ‘ᄂᆞᆷ삐씨’에 대한 이야기로, ‘무씨는 아주 그때는 좋아서 조선무 놔서 이만큼씩 한 조선무가 있었어.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게 없어.’ 하는 뜻이다. 예전에는 ‘단지ᄂᆞᆷ삐’ 씨앗이 있었는데 이제는 볼 수가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ᄂᆞᆷ삐씨’는 표준어 ‘무씨’, ‘잇다’는 ‘있다[有(유)]’에 해당하는데 달리 ‘이시다, 시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④도 ‘단지ᄂᆞᆷ삐’와 ‘쉐뿔ᄂᆞᆷ삐’를 비교하는 이야기로, ‘여름에는 이 무엇이니, 그 왜무가 맛 좋고. 눈 와 갈 때는 조선무가 맛 좋고.’ 하는 말이다. 곧 여름에는 ‘쉐뿔ᄂᆞᆷ삐’, 겨울에는 ‘단지ᄂᆞᆷ삐’가 맛 좋다는 뜻이다. 여기서 ‘무시거’는 표준어 ‘무엇’에 해당하는데 달리 ‘무스거, 무신거, 미시거, 미신거’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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