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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 상지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3-22   조회수 : 637

458. 상지

 

‘상지’는 ‘물건을 넣어 두기 위하여 나무, 대나무, 두꺼운 종이 같은 것으로 만든 네모난 그릇’을 말하는데, 표준어 ‘상자(箱子)’에 해당한다. ‘상지’는 달리 ‘상ᄌᆞ’라고도 한다. 방언형 ‘상ᄌᆞ’는 옛말 ‘샹ᄌᆞ’(≪훈몽자회≫ 중: 13)가 ‘샹ᄌᆞ>상ᄌᆞ’의 변화 과정을 거친 어형이다.

 

①옛날은 상지ᄀᆞ라 고령 고령 헤서.(옛날은 상자더러 ‘고령’ ‘고령’ 했어.)

②정시나 터 임제신디 삼년을 이 상지로 공정을 가져가. 돈은 안 주곡게.(지관이나 터 임자한테 삼년을 이 상자로 ‘공정’을 가져가. 돈은 안 주고.)

③바농쌈진 주로 씰, 바농, ᄀᆞ새 놔두는 상지주게.(반짇고리는 주로 실, 바늘, 가위 놔두는 상자지.)

④말 마라. 요저기도 복송게 상지로 사오란게.(말 마라, 요마적에도 복숭아 상자로 사왔어.)

 

예문 ①은 ‘상지’에 대한 이야기로, ‘옛날은 상자더러 ’고령‘, ’고령‘ 했어.’ 하는 말이다. ‘상지’가 곧 ‘고령’이라고 한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상지ᄀᆞ라’이 ‘ᄀᆞ라’는 행위의 대상임을 나타내는 조사로, 표준어에서의 조사 ‘더러’ 또는 ‘보고’에 해당한다. ‘고령’을 달리 ‘고량’ 또는 ‘고령착, 고량착’ 등으로 말하기도 하는데, ‘대오리나 차풀 따위를 엮어서 채롱보다 작게 만든 그릇’을 말한다.

예문 ②는 ‘공정’에 대한 이야기로, ‘지관이나 터 임자한테 삼년을 이 상자로 ‘공정’을 가져가. 돈은 안 주고.‘ 하는 말이다. ’공정‘을 가져갈 때는 ’상지‘를 이용하고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기서 ’정시‘는 풍수설에 따라 집터나 묏자리 따위를 정해 주는 사람’으로 표준어 ‘지관(地官)’에 해당한다. ‘터’는 달리 ‘산터’라 하는데, 표준어 ‘묏자리’ 또는 ‘묫자리’에 해당하고, ‘임제’는 표준어 ‘임자’에 대응하는 어휘다. ‘공정’은 ‘일폿날 또는 소상이나 대상을 지내고 난 후 초상 때 특별히 수고한 사람인 지관이나 염한 사람, 관을 만든 사람에게 고마움의 뜻으로 가져가는 떡 따위의 음식’을 말한다.

예문 ③은 ‘바농쌈지’에 대한 이야기로, ‘반짇고리는 주로 실, 바늘, 가위 놔두는 상자지.’ 하는 뜻이다. ‘비농쌈지’는 바늘질할 때 쓰는 실, 바늘, 가위 따위를 넣어 두는 상자라는 의미다. 여기서 ‘바농쌈지’는 ‘바느질도구를 넣어 두는 상자’로, 표준어 ‘반짇고리’에 해당한다. ‘바농쌈지’는 달리 ‘바농상지, 바늘상지, 씰바구리’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씰’은 ‘실[絲(사)]’, ‘바농’은 ‘바늘’, ‘ᄀᆞ새’는 ‘가위’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④는 복숭아를 한꺼번에 많이 사왔던 기억을 이야기한 것으로, ‘말 마라, 요마적에도 복숭아 상자로 사왔어.’ 하는 말이다. 복숭아를 좋아해서 사오게 되면 한꺼번에 상자째 사온다는 의미다. 여기서 ‘요저기’는 ‘지나간 얼마 동안의 아주 가까운 때’를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요마적’에 해당한다. ‘요저기’는 달리 ‘요자기, 요작, 요ᄒᆞ르기’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복송게’는 장미과에 딸린 복사나무의 열매를 말하는데, 달리 ‘복성게, 복숭게, 복숭에’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사오란게’의 ‘게’는 서술어 뒤에서 ‘강조’의 뜻으로 쓰이는 보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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