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457. 궂인물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3-15   조회수 : 794

457. 궂인물

 

‘궂인물’은 ‘무엇을 씻거나 빨거나 하여 더러워진 물’ 또는 ‘헌데나 종기 따위에서 고름이 빠진 뒤에 흘러나오는 진물’을 뜻하는 어휘로, 표준어 ‘구정물’ 또는 ‘고장물’에 해당한다.

 

①엿날은 ᄊᆞᆯ 씻어난 물이고 그릇 씻어난 궂인물이고 도세기 줫주 그냥 버리진 아녀서.(옛날은 쌀 씻었던 물이고 그릇 씻었던 구정물이고 돼지 줬지 그냥 버리지는 않았어.)

②궂인물에도 아젱인 잇주게.(구정물에도 앙금은 있지.)

③허물서 궂인물 나 가믄 피만지 썹도 부찌곡 헤나서.(종기에서 고장물 나 가면 아주까리 잎도 붙이고 했었어.)

④아기 안 나 보난 몰란이. 궂인물이 탁 알로 나오난 아기 나왐시카부덴 겁난게 나.(아기 안 나 보니 몰랐어. 양수 탁 아래로 나오니 아기 나오는가 봐서 겁난 나.)

 

예문 ①은 부엌에서 나오는 ‘궂인물’에 대한 이야기로, ‘옛날은 쌀 씻었던 물이고 그릇 씻었던 구정물이고 돼지 줬지 그냥 버리지는 않았어.’ 하는 말이다. 쌀뜨물이나 개숫물도 그냥 버리지 않고 돼지에게 먹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ᄊᆞᆯ’은 표준어 ‘쌀’인데 쌀을 씻었던 물을 ‘ᄊᆞᆯ씻은물’ 또는 ‘ᄊᆞᆯ튼물’이라 하는데, 이는 표준어 ‘쌀뜨물’에 해당한다. ‘도세기’는 ‘돼지’에 대응하는 어휘인데, 달리 ‘도야지, 돗, 되야지’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아녀다’는 ‘아니하다’ 또는 ‘않다’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궂인물항’에 가라앉은 ‘아젱이’에 대한 이야기로, ‘구정물에도 앙금은 있지.’ 하는 뜻이다. ‘궂인물’에 ‘아젱이’가 있으니 돼지에게 먹이를 줄 때 이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아젱이’는 표준어 ‘앙금’(녹말 따위의 아주 잘고 부드러운 가루가 물에 가라앉아 생긴 층)에 해당하는데, 달리 ‘아지’라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③의 ‘궂인물’은 ‘헌데나 종기 따위에서 고름이 빠진 뒤에 흘러나오는 물’의 뜻으로 쓰인 경우다. 곧 ‘종기에서 고장물 나 가면 아주까리 잎도 붙이고 했었어.’ 하는 말이다. 이때 ‘궂인물’은 ‘큰 부스럼 자리에 살이 곪아서 된 고름의 고갱이’인 ‘애옥’이 나오고 난 뒤 흘러내리는 진물을 말한다. 여기서 ‘허물’은 표준어 ‘종기’에 해당하는데, 달리 ‘종지, 허멀’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피만지’는 버들옷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표준어 ‘아주까리’에 대응하는 어휘다. ‘피만지’는 달리 ‘피만주, 피만쥐, 피만ᄌᆞ’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가시가 있는 열매 속에 들어 있는 씨를 가지고 기름을 짜기도 한다. ‘썹’은 ‘잎’에 해당한다. ‘썹’은 달리 ‘섭’ 또는 ‘입’이라 말하기도 한다. ‘부찌다’는 표준어 ‘붙이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④의 ‘궂인물’은 ‘양수(羊水)’의 의미로 쓰인 경우다. 곧 ‘아기 안 나 보니 몰랐어. 양수 탁 아래로 나오니 아기 나오는가 봐서 겁난 나.’ 하는 뜻이다. 양수가 터지니 아기도 함께 나오는 가 봐서 겁났다는 말이다. 여기서 ‘궂인물’은 ‘양막(羊膜) 안의 액체’로, 태아를 보호하며 출산할 때는 흘러나와 분만을 쉽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양수’를 말한다. ‘알’은 ‘아래’에 해당하는데 표준어와 동일한 형태의 ‘아래’로 말하기도 한다. ‘나왐시카부덴’는 ‘나오는가 봐서’로 대역된다.

목록

이전글
458. 상지
다음글
456. 발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