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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불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2-08   조회수 : 798

452. 불ᄉᆞᆷ다

 

‘불ᄉᆞᆷ다’는 ‘아궁이 따위에 땔감을 넣어 불을 붙이어 타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불때다’에 해당한다. ‘불때다’는 15세기 ≪구급방언해≫(상:15)의 ‘불다히다’와 18세기 ≪동문유해≫(상:63)의 “燒火(소화) 불ᄯᅡ히다”를 참고할 수 있다. 이희승의 ≪국어대사전≫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다.

 

①솔닙은 불ᄉᆞᆷ기 막 좋아.(솔가리는 불때기 아주 좋아.)

②급허믄 발강발강 불ᄉᆞᆷ앙 감저 쳥 먹곡게.(급하면 발강발강 불때어서 고구마 쪄서 먹고.)

③불ᄉᆞᆷ으멍도 부지뗑이로 들구 글을 썻젠 허여.(불때면서도 부지깽이로 들입다 글을 썼다고 해.)

④삼월에 메역 허젠 헤도 막 얼어. 막 불ᄉᆞᆷ아근에 몸 조끔 풀어지믄 들곡. ᄒᆞ르에 세 번썩.(삼월에 미역 하려고 해도 아주 추워. 마구 불때어 몸 조금 풀어지면 들고. 하루에 세 번썩.)

 

예문 ①은 땔감으로써 ‘솔닙’에 대한 이야기로, ‘솔가리는 불때기 아주 좋아.’ 하는 뜻이다. ‘솔닙’은 연기도 나지 않을뿐더러 불붙는 속도가 마디어서 좋다. 이런 장점 때문에 예문 ①과 같은 말을 하게 된다. 여기서 ‘솔닙’은 ‘말라서 땅에 떨어진 솔잎’을 뜻하니 대응하는 표준어는 ‘솔가리’가 된다. 나무에 붙어 있는 이파리면 그때는 ‘솔잎’이다. 소나무에 달려 있어 송충이 먹이가 되는, 싱싱한 잎이면 ‘솔잎’이고, 말라서 땅에 떨어지면 ‘솔가리’가 되는 것이다. 살아 있을 때와 죽었을 때의 이름이 다른 셈이다.

예문 ②는 배고픔을 면하기 위하여 고구마를 찔 때 이야기로, ‘급하면 발강발강 불때어서 고구마 쪄서 먹고.’ 하는 뜻이다. 급하니까 겅그레 없이 그냥 솥에 고구마를 물과 함께 넣어서 찐다는 말이다. 여기서 ‘발강발강’은 물이 끓으면서 고구마도 함께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특히 첩어인 경우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표현한 것이어서 말맛만 전달되면 되기 때문에 굳이 표준어로 옮길 필요는 없다. ‘감저’는 메꽃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땅속에서 자란 덩이뿌리를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고구마’에 해당한다. ‘뻿데기’를 만드는 재료로, 달리 ‘감제’, ‘감ᄌᆞ’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가짓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인 ‘지실’ 또는 ‘지슬’이라는 ‘감자’와는 다른 것이다. ‘치다’는 ‘뜨거운 김으로 익히거나 데우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찌다’에 해당한다. ‘치다’의 옛날은 ‘ᄠᅵ다’인데 어두음 ‘ㅳ’이 표준어에서는 ‘ㅉ’으로, 제주어에서는 ‘ㅊ’으로 변화하여 제주어의 특징을 보여준다.

예문 ③은 설화에 가끔 등장하는 내용으로, 가난한 아이가 공부하는 모습을 이야기한 것이다. ‘불때면서도 부지깽이로 들입다 글을 썼다고 해.’ 하는 뜻으로, 나중에는 크게 잘되었다는 이야기로 끝맺음 된다. 여기서 ‘부지뗑이’는 표준어 ‘부지깽이(땔감을 밀어넣거나 불을 헤치거나 할 때 쓰는 나무막대)’에 해당한다. 달리 ‘부시뗑이, 불이뗑이’로 말하기도 한다. ‘들구’는 표준어 ‘들입다’에 대응하는데, 부사 ‘들입다’는 ‘아주 세차게’ 또는 ‘세차게 마구’의 뜻을 지닌다.

예문 ④는 미역 딸 때의 이야기로, ‘삼월에 미역 하려고 해도 아주 추워. 마구 불때어 몸 조금 풀어지면 들고. 하루에 세 번썩.’ 하는 뜻이다. 곧 미역을 채취하기 위하여 하루에 세 번 바닷속으로 들어간다는 말이다. 여기서 ‘메역’은 표준어 ‘미역’에 해당하고, ‘얼다’는 ‘춥다’에 대응한다. ‘들다’는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다.’는 뜻이다. ‘ᄒᆞ르’는 ‘하루’에 해당하는데, 달리 ‘ᄒᆞ를’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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