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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 리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6-01-11   조회수 : 1019

448. ᄀᆞᆯ리다

 

‘ᄀᆞᆯ리다’는 ‘여럿 가운데 하나를 구별하여 고르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가리다’에 해당한다. 이 ‘ᄀᆞᆯ리다’는 달리 ‘ᄀᆞᆯ희다’라 하는데, 옛날 ‘ᄀᆞᆯᄒᆡ다’(≪용비어천가≫ 8장)에서 온 어휘다.

‘ᄀᆞᆯ리다’와 비슷한 의미로 ‘여럿 가운데서 가려내거나 뽑다.’는 뜻으로 ‘골르다’가 쓰인다. 이 ‘골르다’는 표준어 ‘고르다’에 해당하니 ‘ᄀᆞᆯ리다’와는 구분된다. ‘골르다’는 옛말 ‘골오다’(≪석보상절≫ 24:21)에서 온 말로 어원(語源)을 달리한다.

 

①사방치기마씸, 여ᄌᆞ아이나 남ᄌᆞ나 그거 ᄀᆞᆯ리지 아녕 막 헙니다.(비석치기요, 여자아이나 남자나 그거 가리지 않아서 막 합니다.)

②사위 ᄀᆞᆯ리당 눈 까진 사위 ᄒᆞᆫ다.(사위 가리다 눈 꺼진 사위 한다.)

③당에 가는 건 풍습이난 ᄃᆞᆯ ᄀᆞᆯ리지 아녕 가는 거.(당에 가는 건 풍습이니까 달 가리지 않아서 가는 거.)

④베고프믄 더운밥 식은밥 ᄀᆞᆯ리지 아년덴 허지 아녀게.(배고프면 더운밥 식은밥 가리지 않는다라고 하지 않아.)

 

예문 ①은 어린이 놀이에 대한 이야기로, ‘비석치기요, 여자아이나 남자나 그거 가리지 않아서 마구 합니다.’ 하는 뜻이다. ‘사방치기’라는 놀이는 여자아이, 남자아이 구분하지 않고 하는 놀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사방치기’란 ‘손바닥만 한 납작한 돌을 세워 놓고 얼마쯤 떨어진 곳에서 작은 돌을 던지거나 차서 세워진 돌을 맞혀 넘어뜨리는 놀이’로, 표준어 ‘비석치기’ 또는 ‘비사치기’에 해당한다. ‘여ᄌᆞ아이’는 ‘여자아이’, ‘남ᄌᆞ’는 ‘남자’에 대응하는 어휘다. ‘아녀다’는 ‘아니하다’ 또는 ‘않다’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관용 표현으로, ‘사위 가리다 눈 꺼진 사위 한다.’는 뜻이다. 사윗감을 가리고 가리다 보니 결국 눈 ‘까진’ 사위를 하게 된다는 의미다. 여기서 ‘까지다’는 표준어 ‘꺼지다’에 해당한다. 관용구 ‘눈 까지다’는 ‘눈동자 등에 이상이 생겨서 앞을 잘 보지 못하다.’는 뜻을 지닌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나 실제로는 앞을 보지 못하는 눈이나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 곧 ‘청맹과니(靑盲--)’라는 말이다. “눈 까진 ᄄᆞᆯ 가졍 사위 ᄀᆞᆯ린다(눈 꺼지 딸 가지고 사위 가린다.).”는 속담도 참고된다.

예문 ③은 당(堂)에 다니는 풍속에 대한 이야기로, ‘당에 가는 건 풍습이니까 달 가리지 않아서 가는 거.’라는 말이다. 집안에 ‘조끼는(쫓기는)’ 일이 있으면 그때마다 당에 가니 따로 달을 가려서 당에 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기서 ‘당’은 ‘마을의 여러 가지 일을 맡아 지키는 신을 모셔 놓은 시설이나 그 신을 위하여 제를 지내는 곳’을 말하며, 한자어 ‘堂’에 해당한다. ‘ᄃᆞᆯ’은 표준어 ‘달[月(월)]’이다.

예문 ④는 굶주림을 심하게 느낄 때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으로, ‘배고프면 더운밥 식은밥 가리지 않는다라고 하지 않아.’ 하는 뜻이다. 주림이 심하면 더운밥, 식은밥 가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베고프다’는 표준어 ‘배고프다’에 해당하는데 방언형에서 ‘배’를 ‘베’로 적은 것은 ‘배고프다’가 옛말 ‘ᄇᆡ골ᄑᆞ다’에서 온 어휘이기 때문이다. 곧 아래아와 관련이 있어 ‘베~’로 표기한 것이다. ‘더운밥’은 ‘갓 지어서 따뜻한 밥’을, ‘식은밥’은 ‘지은 지 오래되어 더운 기가 없어진 밥’을 말한다. 이들은 ‘더운밥’, ‘식은밥’처럼 붙여서 표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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