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7. 실틀다 | |
|---|---|
|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5-10-26 조회수 : 1108 | |
|
437. ᄀᆞ실틀다
‘ᄀᆞ실틀다’는 ‘가을철이 들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어휘는 없는 듯하다. ‘ᄀᆞ실틀다’는 ‘ᄀᆞ실ㅎ+들다’ 구성이다. ‘가을’의 옛말이 ‘ᄀᆞᅀᆞᆶ’로, 끝소리로 ‘ㅎ’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들다’가 연결될 때 이 ‘ㅎ’이 ‘들다’의 ‘ㄷ’과 만나 ‘틀다’로 나타난 것이다. 물론 ‘ᄀᆞᅀᆞᆶ’의 ‘ㅿ’(반치음)도 ‘ㅅ’으로 변한다. ‘ㅿ>ㅅ’의 변화는 ‘아ᅀᆞ[弟(제)]’가 ‘아시’ 등에서 발견된다. 이 ‘ᄀᆞ실틀다’는 ᄀᆞ슬틀다, ᄀᆞ을틀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ᄀᆞ실틀엉 하늬ᄇᆞ름 올리민 촐 비엉 놧당 멕이곡.(가을 들어 하늬바람 올리면 꼴 베어 놨다가 먹이고.) ②쉐가 영리허다 헌 걸 알아지는 건, 이디서 난 쉐가 목장에 강 내불어도 ᄀᆞ실틀민 다시 이 집을 ᄎᆞᆽ아와.(소가 영리하다 한 걸 알아지는 건, 여기서 난 소가 목장에 가서 내버려도 가을 들면 다시 이 집을 찾아와.) ③ᄀᆞ실, ᄀᆞ실틀어 가민 짇을커 마련헤살 거 아니우꽝 허여. 엿날 짇을커가 경 중요헌 거라.(가을, 가을 들어 가면 땔감 마련해야 할 거 아닙니까 해. 옛날 땔감이 그렇게 중요한 거야.) ④ᄀᆞ실틀민 ᄀᆞ실허젠 탁 바쁘곡, 거 촐 비젠 바쁘곡 놀 틈이 엇어.(가을 들면 가을하려고 탁 바쁘고, 거 꼴 베려고 바쁘고 놀 틈이 없어.)
예문 ①은 가을철 꼴 베기에 대한 이야기로, ‘가을 들어 하늬바람 올리면 꼴 베어 놨다가 먹이고.’ 하는 뜻이다. 추석이 끝나고 하늬바람이 불면 꼴 베기를 시작한다는 말과도 같다. 여기서 ‘하늬ᄇᆞ름’은 표준어 ‘하늬바람’에 해당하는데, 지역에 따라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또는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 하여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촐’은 ‘가축의 먹이가 되는 풀’을 말하는데 표준어 ‘꼴’에 해당한다. ‘비다[乂(예)]’는 ‘버이다, 베다’ 등으로도 말하기도 하는데 표준어 ‘베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예문 ②는 소의 영리함에 대한 이야기로, ‘소가 영리하다 한 걸 알아지는 건, 여기서 난 소가 목장에 가서 내버려도 가을 들면 다시 이 집을 찾아와.’ 하는 뜻이다. 봄이 되면서 목장에 올렸던 소가 가을이 되면 스스로 본래의 집을 찾아 들어올 정도로 영리하다는 말이다. 여기서 ‘쉐’는 ‘소[牛(우)]’에 해당하고, ‘이디’는 ‘여기’, ‘나다’는 ‘생명체가 태어나다.’의 뜻을 지닌 ‘나다’이다. ‘내불다’는 ‘내버리다’에 대응하는 어휘이며, ‘ᄎᆞᆽ아오다’는 옛말 ‘ᄎᆞᆽ아오다’가 그대로 쓰인 경우로, 표준어 ‘찾아오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가을철 땔감 준비에 대한 이야기로, ‘가을, 가을 들어 가면 땔감 마련해야 할 거 아닙니까 해. 옛날 땔감이 그렇게 중요한 거야.’ 하는 말이다. 가을철이 되어 가면 땔감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짇을커’는 표준어 ‘땔감’에 해당하는데 달리 ‘땔ᄀᆞ음, 짇을거, 짇을케’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예문 ④는 가을철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가을 들면 가을하려고 탁 바쁘고, 거 꼴 베려고 바쁘고 놀 틈이 없어.’ 하는 말이다. 가을철이 되면 할 일이 많아 곡식을 거둬들여야 하고, ‘촐 비고’ 하면서 놀 겨를이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ᄀᆞ실허다’는 ‘곡식을 거두어들이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가을하다’에 해당한다. 이때 ‘가을하다’의 ‘가을’은 ‘농작물을 거두어들임. 또는 그런 일’이란 뜻을 지닌다. 곧 계절로서의 ‘가을’과 농작물을 수확하는 일로서의 ‘가을’이 있는 셈이다. 계절로서 ‘가을’의 옛말은 ‘ᄀᆞᅀᆞᆶ’이고, 농작물을 수확하는 일로 ‘가을’의 옛말은 ‘ᄀᆞᅀᆞᆯ’이다. 끝소리로 ‘ㅎ’을 가지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 ‘엇다’는 표준어 ‘없다’에 해당하는데, 달리 ‘읏다, 없다, 읎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