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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문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5-08-24   조회수 : 978

428. ᄀᆞ문헤

 

‘ᄀᆞ문헤’는 ‘비나 눈이 평년보다 아주 적게 내리는 해’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가문해’ 또는 ‘갈수년(渴水年)’에 해당한다. ‘ᄀᆞ문헤’는 ‘ᄀᆞ물다[旱(한)]’와 ‘헤[年(년)]’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합성어다. 곧 ‘ᄀᆞ물-+-ㄴ+헤’ 구성인 셈이다. ‘ᄀᆞ문헤’의 대응 표준어 ‘가문해’는 ≪조선말대사전≫의 표제어이고, ‘갈수년(渴水年)’은 ≪한국어대사전≫ 등에 표제어로 올라 있다. ‘ᄀᆞ문헤’에서 ‘헤’로 적은 것은 ‘헤’가 옛날 ‘ᄒᆡ’(≪용비어천가≫ 50장)에서 온 것으로, ‘아래아’와 관련이 있어 ‘헤’로 적은 것이다.

 

①비 ᄌᆞᆽ인 헤 콩은 잘되어. ᄀᆞ문헤엔 콩은 안되고.(비 잦은 해는 콩은 잘되어. 가문해는 콩은 안되고.)

②꿰 비 부치믄 다 녹아 불어. 꿴 ᄀᆞ문헤가 좋아.(참깨 비 붙이면 다 녹아 버려. 참깨는 가문해가 좋아.)

③막 ᄀᆞ문헤도 밋창엔 물이 잇어. 밋창에 허벅 졍 강, 저 아래 졍 강 부령 이제 박세기로 그 물 허벅에 놩 깅이발로 팡이영 손젭이영 다 잇어. 톡 톡 헤영 올라오랑 영 팡팡팡팡 항더레 비와.(아주 가문해도 밑창에는 물이 있어. 밑창에 ‘허벅’ 져 가서, 저 아래 져 가서 부리어 이제 바가지로 그 물 허벅에 놔서 게걸음으로 ‘팡’이랑 손잡이랑 다 있어. 톡 톡 해서 올라와서 이렇게 팡팡팡팡 항아리에 부어.)

 

예문 ①은 콩농사에 관한 이야기로. ‘비 잦은 해는 콩은 잘되어. 가문해는 콩은 안되고.’ 하는 뜻이다. 곧 ‘ᄀᆞ문헤’는 콩농사가 안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ᄌᆞᆽ다’는 ‘잇따라 자주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표준어 ‘잦다[頻(빈)]’에 대응한다. 물론 ‘잘되다’와 ‘안되다’는 농사와 관련하여 ‘좋게 이루어지다.’, ‘좋게 이루어지지 아니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예문 ②는 참깨농사에 대한 이야기로, ‘참깨 비 붙이면 다 녹아 버려. 참깨는 가문해가 좋아.’ 하는 말이다. 참깨농사는 가물어야 좋다는 의미다. 여기서 ‘꿰’는 참기름을 짜는 ‘참깨’에 해당한다. ‘비 부치다’는 ‘세찬 비가 자주 내리다.’는 의미로 쓰이는 관용 표현으로, 이때 ‘부치다’는 표준어 ‘붙이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심한 가뭄이 들었을 때 먹을 물을 어렵게 구했던 경험담을 이야기한 것으로, ‘아주 가문해도 밑창에는 물이 있어. 밑창에 ‘허벅’ 져 가서, 저 아래 져 가서 부리어 이제 바가지로 그 물 ‘허벅’에 놔서 게걸음으로 ‘팡’이랑 손잡이랑 다 있어. 톡톡 해서 올라와서 이렇게 팡팡팡팡 항아리에 부어.’ 하는 말이다. 먹을 물이 내리받이 아래에 있으나 ‘팡’과 손잡이가 마련되어 있어서 이용에 도움을 주고 있긴 하지만 위태로운 내리막길이라 ‘깅이발’로 내려갔다가 다시 되돌아서 올라와야 하는 고난의 길이다. 여기서 ‘밋창’은 표준어 ‘밑바닥’에 해당하며, ‘허벅’은 ‘물 등 액체 따위를 운반하거나 보관할 때 쓰는 동이’를 말한다. 그 모양은 둥글며 배가 불룩하고 위의 아가리는 손이 겨우 들어갈 만큼 아주 좁게 되어 있다. 이 ‘허벅’은 ‘물허벅’처럼 물이 연결되어 쓰이기도 하는데 이때는 ‘물동이’ 구실을 한다. ‘박세기’는 표준어 ‘바가지’에 해당한다. ‘깅이발’은 십자목에 딸린 ‘게[蟹(해)]’의 발이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게처럼 옆으로 걷는 걸음’을 의미로 쓰였으니 표준어 ‘게걸음’에 해당한다. ‘팡’은 ‘말을 타고 내리거나 짐을 지고 부리거나 할 때 받침대가 되게 크고 넓적한 돌 따위로 만든 대(臺)’를 말한다. ‘팡팡팡팡’은 ‘허벅’으로 지어 온 물을 물독에 부을 때 경쾌하게 나는 물소리며, ‘항’은 표준어 ‘독’에 해당한다. ‘물항’이라고 하면 ‘물독’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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