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5. 날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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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5-08-03 조회수 : 109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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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날보다
‘날보다’는 ‘어떤 일을 치르거나 할 때 운수가 좋은날을 가려서 고르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택일하다(擇日--)’에 해당한다. ‘날보다’ 대신에 ‘텍일ᄒᆞ다’가 쓰이기도 한다. ‘택일하다’를 ‘텍일ᄒᆞ다’라 하여 ‘텍일’로 적은 것은 한자어 ‘擇(택)’이 ≪동국정운≫ 등에서 아래아가 들어 있는 [ᄐᆡᆨ]으로 읽고 있기 때문이다.
①소문에 들으난 날보레 가시믄 궂인날도 좋덴 헌다는 거라.(소문에 들으니 택일하러 갔으면 궂은날도 좋다고 한다는 거야.) ②요세도 좋은날 골라 보젠 날보레 가는 사름 하.(요새도 좋은날 골라 보려고 택일하러 가는 사람 많아.) ③메준 날봥 ᄉᆞᆱ곡 날봥 담곡 허여.(메주는 택일해서 삶고 택일해서 담그고 해.) ④날보당 보믄 궂인날도 싯곡 좋은날도 잇는 거 아니우꽈?(택일하다 보면 궂은날도 있고 좋은날도 있는 거 아닙니까?)
예문 ①은 어느 한 철학관 평판에 대한 이야기로, ‘소문에 들으니 택일하러 갔으면 궂은날도 좋다고 한다는 거야.’ 하는 뜻이다. 좋은날만 골라 주는 게 아니라 궂은날도 좋다고 한다는 말이다. 곧 철학관 평판이 좋지 않다는 말이다. 여기서 ‘궂인날’은 ‘잔치와 같은 큰일을 할 때 재난이나 좋지 않은 일이 있다고 하여 꺼리는 날’을 말하는데, 표준어 ‘궂은날’에 해당한다. 비나 눈이 내려서 날씨가 좋지 않은 날 또한 ‘궂은날’이다. 예문 ②는 요즘 세태를 이야기한 것으로, ‘요새도 좋은날 골라 보려고 택일하러 가는 사람 많아.’ 하는 뜻이다. ‘날보러’ 가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여기서 ‘요세’는 표준어 ‘요새’에 해당한다. 방언형을 ‘요세’라고 표기한 것은 표준어 ‘요새’가 ‘요+사이’에서 온 말이고, ‘사이’의 옛말이 ‘ᄉᆞᅀᅵ’이기 때문이다. 곧 아래아와 관련이 있어서 ‘요세’라고 적은 것이다. ‘좋은날’은 ‘큰일을 할 때 기쁘고 경사스러운 일이 생기는 날’을 말한다. ‘날씨가 고른 날’ 또한 ‘좋은날’이다. ‘하’는 ‘많아’ 하는 뜻으로, ‘하다’는 표준어 ‘많다’에 해당한다. 방언 ‘하다’는 ≪용비어천가≫ 제2장 “곶 됴코 여름 하ᄂᆞ니(꽃 좋고 열매 많으니)”의 ‘하다’가 그대로 쓰인 것이다. 예문 ③은 장 담그기에 대한 이야기로, ‘메주는 택일해서 삶고 택일해서 담그고 해.’ 하는 뜻이다. 대개 ‘말날[午日(오일)’]아나 ‘개날[戌日(술일)]’을 택해서 삶고 담그고 한다. 여기서 ‘ᄉᆞᆱ다’는 표준어 ‘삶다’에 해당하는데, 15세 ≪월인석보≫ 등에 나오는 ‘ᄉᆞᆱ다’가 그대로 쓰인 경우다. ‘담다’는 ‘액체 속에 넣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담그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세상사(世上事)에 대한 이야기로, ‘택일하다 보면 궂은날도 있고 좋은날도 있는 거 아닙니까?’ 하는 뜻이다. 살다 보면 ‘좋은날’과 ‘궂인날’에 따라 여러 가지 일들을 겪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한다. 여기서 ‘궂인날’, ‘좋은날’은 날씨와 관련해서 이해할 수도 있다. 곧 ‘궂인날’은 ‘비나 눈이 내리는 날’, ‘큰일을 치르기에는 꺼려지는 날’일 수도 있다. ‘좋은날’도 마찬가지로, ‘날씨가 화창한 날’ 또는 ‘기쁘고 경사스러운 날’이기도 하다. 여기서 ‘싯다’는 표준어 ‘있다[有(유)]’에 해당하고, ‘잇다’ 또한 표준어 ‘있다[有(유)]’에 대응한다. 표준어 ‘있다’에 대한 방언형은 ‘시다, 싯다, 이시다, 잇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