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2. 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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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5-07-13 조회수 : 86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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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ᄀᆞ물다
‘ᄀᆞ물다’는 ‘오랫동안 계속해서 비가 오지 아니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가물다’에 해당한다. ‘가물다’의 옛말은 ‘ᄀᆞᄆᆞᆯ다, ᄀᆞ믈다’ 등으로 나타나는데 방언형 ‘ᄀᆞ물다’는 17세기 이후에 나타나는 ‘ᄀᆞ믈다’가 ‘ᄀᆞ믈다>ᄀᆞ물다’로 변하여 쓰이는 어형이다.
①삼 년 ᄀᆞ물아도 ᄒᆞᆯ 일 다 못헌덴 ᄀᆞᆯ아.(삼 년 가물어도 할 일 다 못한다고 말해.) ②비 ᄌᆞᆽ인 헨 콩은 잘되어. ᄀᆞ문헤에 콩은 안되고.(비 잦은 해는 콩은 잘되어. 가문해에 콩은 안되고.) ③쐬비늠은 ᄀᆞ물아 갈 때 이추룩 벳 나 ᄀᆞ물아 갈 때에 잘 나.(쇠비름은 가물아 갈 때 이처럼 볕 나 가물아 갈 때에 잘 나.) ④감저 유월절 넘엉 싱근 건 ᄀᆞ물민 죽넨 ᄀᆞᆯ아나서.(고구마 ‘유월절(소서)’ 넘어 심은 건 가물면 죽나라고 말했었어.)
예문 ①은 바쁜 농촌 생활을 이야기한 것으로, ‘삼 년 가물어도 할 일 다 못한다고 말해.’ 하는 뜻이다. 일년 삼백육십오일을 쉬지 않고 일해도 일을 다 끝내기는커녕 할 일이 남아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ᄀᆞᆮ다’는 표준어 ‘말하다’에 대응하는 어휘인데, 활용할 때 어간(語幹) 끝소리 ‘ㄷ’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ㄹ’로 변한다. 예문처럼 모음 어미가 연결된 ‘ᄀᆞᆮ-+-아’는 어간 끝소리 ‘ㄷ’은 ‘ㄹ’로 변하여 ‘ᄀᆞᆯ아’가 되는 것이다. ‘ㄷ’변칙 용언이다. “요 삼춘아, 아덜만 그르덴 ᄀᆞᆯ지 맙서. 그런 말 허믄 놈이나 웃입네다.(요 삼촌아, 아들만 그르다고 말하지 마세요. 그런 말 하면 남이나 웃습니다.)”에서 ‘ᄀᆞᆯ지’인 경우는 기본형이 ‘ᄀᆞᆯ다’가 된다. 이는 어미 ‘-지’ 앞에서는 어떠한 어간 끝소리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문 ②는 콩농사에 대한 이야기로, ‘비 잦은 해는 콩은 잘되어. 가문해에 콩은 안되고.’ 하는 뜻이다. 콩농사는 물이 많아야 잘된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ᄌᆞᆽ다’는 ‘자주 있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잦다[頻(빈)]’에 해당한다. 방언형 ‘ᄌᆞᆽ다’는 옛말 ‘ᄌᆞᆽ다’(≪월인석보≫ 13:47)가 그대로 쓰인 경우다. ‘ᄀᆞ문헤’는 ‘비나 눈이 평년보다 아주 적게 내려 식물이 정상적으로 자라는데 지장을 받는 해’의 뜻으로, ‘가문해’ 또는 ‘갈수년(渴水年)’에 해당한다. ‘가문해’는 ≪조선말대사전≫의 표제어로 올라 있다. 예문 ③은 쇠비름이라는 식물 특성에 대한 이야기로, ‘쇠비름은 가물아 갈 때 이처럼 볕 나 가물아 갈 때에 잘 나.’ 하는 뜻이다. 쇠비름은 가뭄에 잘 나는 잡초라는 말이다. 여기서 ‘쐬비늠’은 ‘쇠비름과에 딸린 한해살이풀’로, 표준어 ‘쇠비름’에 해당한다. ‘쐬비늠’은 달리 ‘쐬비놈, 쐬비름’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쐬비늠은 메엉 담 우이 놔도 죽지 아녀.(쇠비름은 매어서 담 위에 놔도 죽지 않아.)”라고 할 정도로 생명력이 아주 질긴 ‘검질’이다. 어릴 때는 쇠비름을 뿌리째 캐어 뿌리를 돌에 두드리면서 “원당봉에 불싸라(불켜라), 망오름에 불싸라(불켜라)” 하며 놀기도 했던 식물이다. 예문 ④는 고구마농사에 대한 이야기로, ‘고구마 ‘유월절(소서)’ 넘어 심은 건 가물면 죽나라고 말했었어.’ 하는 뜻이다. 여기서 ‘유월절’은 절기상 소서(小暑)에서 입추(立秋)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소서는 대강 양력으로 7월 7일경이니 이때를 넘겨 고구마를 심고 나서 가물면 죽어버린다는 의미다. 여기서 ‘싱그다’는 표준어 ‘심다[植(식)]’에 해당한다. ‘죽넨’은 ‘죽나라고’, ‘ᄀᆞᆯ아나서’는 ‘말했었어’로 대역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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