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411. 속범벅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5-04-27   조회수 : 998

411. 속범벅

 

‘속범벅’은 ‘쑥을 넣어 만든 범벅’을 말한다. 연한 쑥이 나오는 봄철에 만들어 먹는다. 어찌 보면 춘궁기(春窮期)를 넘기기 위한 구황식(救荒食) 또는 별미로 만들어 먹는 별식(別食)이다. 쑥은 일부러 캐기도 하지만 고사리를 꺾으러 갔다가 따로 캐 오기도 한다.

 

①옛날 먹을 거 엇이난 속 헤당 보릿ᄀᆞ를 아쓱 버무령 쳥 속범벅도 헹 먹어나고.(옛날 먹을 거 없으니 쑥 해다가 보릿가루 조금 버무려 쪄서 속범벅도 해서 먹었었고.)

②양석이 부작허난 속 헤당 불뢍은에 속범벅도 헹 먹곡 헹 살아낫주.(양식이 부족하니 쑥 해다가 불리어서 쑥범벅도 해서 먹고 해서 살았었지.)

③속범벅은 식어도 맛 좋아.(쑥범벅은 식어도 맛 좋아.)

④속범벅이나 속버무리나 거 ᄀᆞ튼 거라.(쑥범벅이나 쑥버무리나 거 같은 거야.)

 

예문 ①은 춘궁기 때 하는 이야기로, ‘옛날 먹을 거 없으니 쑥 해다가 보릿가루 조금 버무려 쪄서 속범벅도 해서 먹었었고.’ 하는 뜻이다. 먹을 게 부족하니 쑥을 뜯어다가 보릿가루 등을 섞어서 범벅을 만들어 먹었다는 의미다. 여기서 ‘엇다’는 표준어 ‘없다’에 해당하는 어휘로, 달리 ‘읏다’ 또는 표준어와 같은 형태의 ‘없다’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ᄇᆞ릿ᄀᆞ를’은 표준어 ‘보릿가루’에 대응하는 어휘인데 달리 ‘보릿ᄀᆞ르’라고도 한다. ‘아쓱’은 분량이 적은 것을 말하는 것으로, 표준어 ‘조금’에 해당하는데 달리 ‘조곰, 조금, 헤끔, ᄒᆞ꼼, ᄒᆞ끔’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이 ‘치다’는 ‘뜨거운 김으로 익히거나 데우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찌다’에 대응한다. ‘치다’는 옛말 ‘ᄠᅵ다’에서 온 말로, 표준어에서는 어두음(語頭音) ‘ㅳ’이 된소리 ‘ㄸ’으로 변하고 난 다음 구개음화 과정을 거쳐서 ‘찌다’가 된 것이다. 그러나 제주어에서는 ‘ㅳ’이 거센소리 ‘ㅌ’으로 변한 다음 구개음화되어 ‘치다’로 바뀌어 표준어의 변화 과정과는 다르다.

예문 ②도 ‘속범벅’이 춘궁기를 이기기 위한 양식을 말하는 것으로, ‘양식이 부족하니 쑥 해다가 불리어서 쑥범벅도 해서 먹고 해서 살았었지.’ 하는 뜻이다. 양식이 부족하니 그 대용으로 쑥범벅을 만들어 먹었다는 말이다. 여기서 ‘양석’은 표준어 ‘양식(糧食)’에 해당하며, ‘부작허다’는 ‘부족하다(不足--)’에 대응하는 어휘다. ‘불루다’는 ‘늘리거나 많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불리다’에 해당한다. 이 ‘불루다’는 달리 ‘불리다, 불루우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문 ③은 ‘속범벅’의 특징을 말하는 것으로, ‘쑥범벅은 식어도 맛 좋아.’ 하는 뜻이다. 범벅은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을 때 숟가락으로 떠서 손바닥에 얹어 주면 그대로 받아먹기도 하기 때문에 식은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예문 ④는 ‘속범벅’이나 ‘속버무리’는 같은 것임을 이야기한 것으로, ‘쑥범벅이나 쑥버무리나 거 같은 거야.’ 하는 뜻이다. 여기서 ‘속버무리’는 ‘가루와 쑥을 한데 버무려서 겅그레 위에 얹고 찐 음식’을 말하는데 표준어 ‘쑥버무리’에 해당한다. ‘쑥버무리’는 한글학회의 ≪큰사전≫(1957)에 표제어로 올라 있다. ‘ᄀᆞ트다’는 표준어 ‘같다’에 해당하는 어휘로, 달리 ‘ᄀᆞ뜨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목록

이전글
412. 독
다음글
410. 도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