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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3. 오당가당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5-03-02   조회수 : 8179

403. 오당가당

 

‘오당가당’은 ‘이따금 우연히’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오다가다’에 해당한다. 이 ‘오당가당’은 달리 ‘오다가다’ 또는 ‘오다’와 ‘가다’의 순서가 바뀐 ‘가당오당, 가다오다’로 말하기도 한다. ‘오당가당’과 ‘가당오당’은 ‘오다가다’, ‘가다오다’의 짝수 음절 ‘다’에 이응(ㅇ)이 덧붙은 형태다.

 

①오당가당 보믄 놈신디 아덜ᄄᆞᆯ 잘ᄒᆞᆫ덴 추리는 사름덜 봐져.(오다가다 보면 남한테 아들딸 잘한다고 추어올리는 사람들 봐져.)

②오다가다 그 족은삼방을 방으로 꾸민 디도 셔.(오다가다 그 찻방을 방으로 꾸민 데도 있어.)

③숭어가 원에 들민 가당오당 우리도 ᄒᆞ나썩 봉가당도 먹고.(숭어가 돌발에 들면 가다오다 우리도 하나씩 주워다가도 먹고)

④목시라도 ᄒᆞᆼ상 일이 잇는 건 아니고 가다오다 뭐 어디 집 짓일 거나 잇이민 짓고 허여.(목수라도 항상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가다오다 뭐 어데 집 지을 거나 있으면 짓고 해.)

 

예문 ①은 자식 자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오다가다 보면 남한테 아들딸 잘한다고 추어올리는 사람들 봐져.’ 하는 뜻이다. 자식 자랑이 과하다는 의미다. 여기서 ‘놈’은 표준어 ‘남[他(타)]’에 해당하는데, 옛말 ‘ᄂᆞᆷ’이 ‘ᄂᆞᆷ>놈’으로 변하여 방언형 ‘놈’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덜ᄄᆞᆯ’은 ‘아들딸’이고, ‘추리다’는 ‘실제 이상으로 더 높여 칭찬하다.’는 뜻이다. 이 ‘추리다’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추어올리다’이다.

예문 ②는 방으로 새롭게 꾸민 찻방에 대한 이야기로, ‘오다가다 그 찻방을 방으로 꾸민 데도 있어.’ 하는 뜻이다. 식솔이 늘어나다 보면 방이 부족하고 그래서 찻방을 방으로 꾸몄다는 의미다. 여기서 ‘족은삼방’은 ‘작은 마루’의 뜻으로, ‘마루와 부엌 사이에 있는 작은 마루’를 말한다. 곧 ‘족은삼방’은 표준어 ‘찻방’에 해당한다. 이 ‘족은삼방’은 달리 ‘족은상방, 청방, 청방마리, 쳇방, 쳇방구들, 쳇방마리’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디’는 장소를 나타내는 말로 ‘데[所(소)]’에 해당하고, ‘시다’는 표준어 ‘있다’에 대응한다.

예문 ③과 ④는 ‘오당가당’과 ‘오다가다’의 순서가 바뀐 ‘가당오당’ 또는 ‘가다오다’가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돌발에 든 숭어를 잡았던 이야기로, ‘숭어가 돌발에 들면 가다오다 우리도 하나씩 주워다가도 먹고.’ 하는 뜻이다. ‘원’에 든 숭어를 잡아다가 먹었다는 말이다. 여기서 ‘원’은 갯가에 돌을 그물처럼 둘러쌓고 밀물 때 밀려온 물고기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여 갇히게 하는 원시 어로 시설이다. ‘원’은 달리 ‘개, 갯담, 원담’ 등으로 말하기도 하는데, 표준어 ‘돌발’ 또는 한자어 ‘석방렴(石防簾)’에 해당한다. ‘돌발’이나 ‘석방렴’이나 다 같이 ‘돌로 만들 발[簾(렴)]’이란 의미다. ‘봉그다’는 ‘뜻밖에 거저줍다.’는 뜻으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예문 ④는 목수에 대한 이야기로, ‘목수라도 항상 일이 있는 건 아니고 가다오다 뭐 어데 집 지을 거나 있으면 짓고 해.’ 하는 뜻이다. 직업이 목수라고 해서 항상 일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여기서 ‘목시’는 표준어 ‘목수(木手)’에 해당하며, ‘ᄒᆞᆼ상’은 ‘항상’, ‘잇다’는 ‘있다[有(유)]’에 대응한다. ‘짓다’는 표준어 형태와 같으나 활용할 때 어간 끝소리 ‘ㅅ’은 모음 어미 앞에서도 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 표준어와 다르다. 제주어에는 ‘짓고, 짓지, 짓이믄(지으면), 짓이난(지으니)’처럼 활용한다. 결국 제주어에는 ‘ㅅ’불규칙 용언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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