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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포먹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5-02-09   조회수 : 8280

400. 포먹다

 

‘포먹다’는 ‘앉은자리에서 여러 번 먹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없는 듯하다. ‘포먹다’는 ‘포+먹다’ 구성으로, ‘포’는 ‘거듭’ 또는 ‘겹’의 뜻을 지닌 옛말 ‘포’에서 온 것이다. “ᅀᅭ를 포ᄭᆞᆯ오 안ᄌᆞ며 소ᄐᆞᆯ 버려 먹더라.[累裀而坐(누인이좌) 列鼎而食(열정이식), 요를 겹깔아 앉으며 솥을 벌여 먹더라.]”(≪삼강행실도≫ 효:2)나 “ᄃᆞᆯ이 포 되ᄃᆡ 강홰 옴기닷 말을 아니ᄒᆞ거늘 긔별 드ᄅᆞᆯ 길히 업서 더욱 망극히 너겨 셜워ᄒᆞ더라(달이 거듭 되는데 강화에 옮기다는 말을 않거늘 기별 들을 길이 없어 더욱 망극히 여겨 설러워하더라.)”(≪계축일기≫) 등에서 ‘포’를 확인할 수 있다. 제주어에서는 ‘포놓다(포개다-놓인 것 위에 겹쳐서 놓다.), 포부트다/포부뜨다(맞붙다), 포입다(껴입다)’ 등이 그런 예이다.

 

①무사 잰 놈 세 불 얻어먹넨 아녀게, 그게 포먹는 거라.(왜 잰 놈 세 벌 얻어먹는다고 않아, 그게 ‘포먹는’ 거야.)

②옛날은 어려우난게 누게 욕심내엉 포먹젠 아녀.(옛날은 어려우니까 누구 욕심내어서 ‘포먹으려고’ 않아.)

③호텔서 잔치허난 멧 번 강 거려당 먹어. 경헤도 누게 포먹엄쩬 ᄀᆞᆮ지도 아녀곡.(호텔서 잔치하니 몇 번 가서 떠다 먹어. 그래도 누구 ‘포먹는다고’ 말하지도 아니하고.)

 

예문 ①은 ‘포먹다’는 말뜻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왜 잰 놈 세 벌 얻어먹는다고 않아, 그게 ‘포먹는’ 거야.’ 하는 뜻이다. 곧 자기 몫인 ‘반(반기)’를 받아 다 먹어치우고는 안 먹은 척하고 다시 가서 ‘반기’를 받아오는 것이다. 행동이 재다 보면 세 번까지는 가능한 모양이니 ‘행동 잰 놈이 반기를 세 번씩이나 받아다가 먹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무사’는 ‘물음에 대하여 대답할 때 하는 말’로, 표준어 ‘왜’에 해당한다. 물론 품사는 감탄사다. ‘불’은 ‘같은 일을 거듭해서 할 때 거듭되는 일의 하나하나를 세를 단위’를 뜻하는 말로, 표준어 ‘벌’에 해당한다. ‘아녀다’는 ‘아니하다’ 또는 ‘않다’에 대응한다.

예문 ②는 어렵지만은 화목한 가정을 연상하면서 한 말로, ‘옛날은 어려우니까 누구 욕심내어서 ‘포먹으려고’ 않아.’ 하는 뜻이다. 먹을 게 있다면 제 식솔만큼 고루 나누어주고 나면 남는 게 없으니 더 받으려고 욕심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기서 ‘누게’는 표준어 ‘누구’에 해당하는데 달리 ‘누, 누구’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포먹젠’의 ‘-젠’은 ‘의도’나 ‘의지’를 나타내는 어미(語尾)로, ‘-려고’라고 표준어 대역할 수 있다.

예문 ③은 요즘 잔치 풍속과 함께 ‘포먹다’의 뜻을 적확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언어 환경에서 말해진 말이다. 곧 ‘호텔서 잔치하니 몇 번 가서 떠다 먹어. 그래도 누구 ‘포먹는다고’ 말하지도 아니하고.’ 하는 뜻이다. 결혼식이 호텔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잔치 음식은 뷔페 형식으로 마련된다. 식장 한 켠에 마련된 음식대로 가서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자기 자리로 돌아와 먹는다. 또 가서 음식을 떠다 먹는다. 후식까지 챙기다면 서너 번을 들락거리며 먹게 되니 정말 ‘포먹는’ 것이 된다. 여기서 ‘멧’은 표준어 ‘몇’에 해당하고, ‘거리다’는 ‘많이 준비된 음식에서 자기 먹을 만큼만 덜어내다.’는 뜻이니 표준어 ‘뜨다’에 대응하는 방언형이다. ‘ᄀᆞᆮ다’는 표준어 ‘말하다’에 해당하는데 달리 ‘ᄀᆞᆯ다, 말ᄀᆞᆮ다, 말ᄀᆞᆯ다’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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