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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 오장가난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12-29   조회수 : 8168

394. 오장가난

 

‘오장가난’은 ‘마음 씀씀이나 생각이 잘고 부족하여 일을 답답하게 처리함. 또는 그런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오장가난’은 ‘오장(五臟)’과 ‘가난’이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다. ‘오장’은 간장 심장 폐장 신장 비장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비바린 오장 지퍼사 좋고 ᄉᆞ나인 오장 야파사 좋나.(처녀는 오장 깊어야 좋고 사나이는 오장 얕아야 좋다.)” 등의 속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곧 ‘오장이 가난하다’는 ‘마음씨가 다랍고, 일을 답답하게 처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①엇이 산덴 허영 오장가난은 말아사주.(없이 산다고 해서 오장가난은 말아야지.)

②게난 오장가난이주, 보상 받안 돈 시난 나 ᄀᆞ트믄 확 튿어 뒁 새집을 짓엉 나사크라.(그러니 오장가난이지. 보상 받아서 돈 있으니. 나 같으면 확 뜯어 두고 새집을 지어서 나서겠어.)

③놈의 말 들엄시믄 오장가난은 아니주. 놈의 말 아니 들으난 ᄀᆞᆸᄀᆞᆸ헌 일이라.(남의 말 들으면 오장가난은 아니지. 남 말 아니 들으니 갑갑한 일이야.)

 

예문 ①은 가난하게 산다고 해서 마음까지 가난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를 전달할 때 쓰이는 말로, ‘없이 산다고 해서 오장가난은 말아야지.’ 하는 뜻이다.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마음마저도 가난해서야 되겠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엇이’는 ‘가난하거나 넉넉하지 못한 상태로’를 뜻하는 말로, 표준어 ‘없이’에 해당한다. 이 ‘엇이’는 달리 ‘읏이’로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품사는 부사다. ‘말다’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하지 않거나 그만두다.’를 뜻하는 말로, 표준어 ‘말다’와 같은 형태로 쓰이는 말이다.

예문 ②는 구획정비사업으로 마당 일부가 잘려나가면서 보상을 받고도 집을 새로 고쳐 짓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그러니 오장가난이지. 보상 받아서 돈 있으니 나 같으면 확 뜯어 두고 새집을 지어서 나서겠어.’ 하는 뜻이다. 보상 받아 큰돈이 있으니 묵은 집을 뜯어두고 새집을 지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게난’은 표준어 ‘그러니’, ‘시다’는 ‘있다[有(유)]에 해당한다. ‘ᄀᆞ트다’는 표준어 ‘같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이 ‘ᄀᆞ트다’는 달리 ‘ᄀᆞ뜨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튿다’는 표준어 ‘뜯다’에 해당한다. 방언형 ‘튿다’는 옛말 ‘ᄠᅳᆮ다’(≪월인석보≫ 10:24)의 ‘ㅳ’이 표준어에서처럼 된소리 ‘ㄸ’으로 변하지 않고 거센소리 ‘ㅌ’으로 변화한 것이다. ‘ᄧᅡᆨ[隻(척)]’이 표준어에서는 ‘짝’이 되나 제주어에서는 ‘착’[신착]으로 나타나며, ‘ᄠᅥᆯ다[振(진)]’가 표준어에서는 ‘떨다’, 제주어에서는 ‘털다’로 바뀌는 것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나서다’는 표준어 ‘나서다’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불통인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남의 말 들으면 오장가난은 아니지. 남 말 아니 들으니 갑갑한 일이야.’ 하는 뜻이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남의 말을 듣는다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아 갑갑하다는 의미다. 여기서 ‘놈’은 ‘남[他(타)]’에 해당하고, ‘ᄀᆞᆸᄀᆞᆸ허다’는 옛말 ‘ᄀᆞᆸᄀᆞᆸᄒᆞ다’(≪언해두창집요≫ 상:5)가 그대로 쓰인 경우로, 표준어 ‘갑갑하다’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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