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387. 둠빗물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11-11   조회수 : 8528

387. 둠빗물

 

‘둠빗물’은 ‘①두부를 만들려고 불린 콩을 갈아 만든 콩가루를 끓일 때 생기는 뿌연 물’ 또는 ‘②끓인 두붓물을 두부틀에 놓고 누를 때 흘러내리는 누르스름한 물’을 뜻하는 말이다. ①의 경우에 대응하는 표준어는 ‘부둣물’이고, ②는 ‘순물’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①의 의미로 쓴다. ‘둠빗물’은 ‘둠비+ㅅ+물’ 구성으로, ‘둠비’는 표준어 ‘두부’에 해당한다.

 

①콩 ᄀᆞᆯ아진 거 솟디 놩 ᄉᆞᆱ당 얼추 익으민 찰리에 담앙 물을 ᄂᆞ리와게. 그게 둠빗물이라. 거에 간수 치믄 언디주게.(콩 갈아진 거 솥에 놔서 삶다가 얼추 익으면 자루에 담아서 물을 내려. 그게 두붓물이야. 거에 간수 치면 엉기지.)

②둠비물 베 험벅에 쌍 꽉 눌렁 놔두민 둠비 되는 거.(두붓물 베 헝겊에 싸서 꽉 눌러서 놔두면 두부 되는 거.)

③이 메누리 말이라 둠빗물에 손 덴 메누리라.(이 며느리 말이라 두붓물에 손 덴 며느리야.)

④둠빗물, 둠비 헤난 주셍이ᄀᆞ란 비제기, 주시란 비제기게.(두붓물, 두부 했던 찌꺼기더라는 ‘비제기’, 찌꺼기더러는 ‘비제기’.)

 

예문 ①은 두부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한 것으로, ‘콩 갈아진 거 솥에 놔서 삶다가 얼추 익으면 자루에 담아서 물을 내려. 그게 두붓물이야. 거에 간수 치면 엉기지.’ 하는 뜻이다. 물에 불린 콩을 갈고 그 콩가루를 솥에서 삶다가 대충 익으면 자루에 퍼 놓고 무거운 돌 따위로 눌르면 물이 흘러내린다. 그 물에 간수를 치면 차츰 엉기게 되고 그것을 칼로 베어 내면 두부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ᄀᆞᆯ다’는 표준어 ‘갈다[磨(마)]’에 해당하고, ‘솟’은 ‘솥’, ‘ᄉᆞᆱ다’는 ‘삶다’에 해당한다. ‘찰리’는 표준어 ‘자루[袋(대)]’에 해당하는데, 달리 ‘잘리, 차대, 차디’ 등으로 나타난다. ‘ᄂᆞ리다’는 ‘내리다’, ‘언디다’는 ‘엉기다[凝(응)]’에 대응한다.

예문 ② 또한 두부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한 것으로, ‘두붓물 베 헝겊에 싸서 꽉 눌러서 놔두면 두부 되는 거.’ 하는 뜻이다. 두붓물이 엉기기 시작한 것을 헝겊 따위에 싸서 눌러 놔두면 두부가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험벅’은 표준어 ‘헝겊’, ‘둠비’은 ‘두부’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속담 ‘둠빗물에 손 덴 메누리’가 인용된 예문으로, ‘이 며느리 말이라 두붓물에 손 덴 며느리야.’ 하는 뜻이다. 곧 이 며느리는 우리 집안을 지켜 줄 아주 소중하고 귀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며늘아기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두부를 만들면서 뜨거운 두붓물에 손을 데야 하는 시어머니의 수고로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메누리’는 표준어 ‘며느리’에 해다

예문 ④는 두붓물의 찌꺼기에 대한 이야기로, ‘두붓물, 두부 했던 찌꺼기더러는 ‘비제기’, 찌꺼기더러는 ‘비제기’.’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주셍이’와 ‘주시’는 표준어 ‘찌꺼기’에 해당하고, ‘비제기’는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로, 표준어 ‘비지’에 해당한다. 이 ‘비제기’는 “말이 고우민 비제기 사레 갓당 둠비 사 온다.” 곧 ‘말이 고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 두부 사 온다.’는 속담에도 나타난다. 

목록

이전글
388. 말축
다음글
386. 제벨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