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 가기

서브페이지 콘텐츠

제주어 한마당

아름다운 제주어

HOME > 제주어 한마당 > 아름다운 제주어

386. 제벨히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11-03   조회수 : 8406

386. 제벨히

 

‘제벨히’는 ‘본래부터 남다르고 특별하게’ 하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자별히’에 해당한다. ‘제벨히’의 ‘제벨’은 한자어 ‘自別(자별)’에서 온 말, 표준어 ‘자별하다, 자별나다, 자별히’ 등도 한자어 ‘自別’과 관련있다.

 

①쉐 산에 들민 제벨히 봉분만 파 불어게.(소 산소에 들면 자별히 봉분만 파 버려.)

②게메 제벨히 까불언게, 그륵 또 헤먹엇구나게.(그러게 자별히 까불더니, 그릇 또 ‘헤먹었구나’.)

③오널은 제벨히 손님 한 직원덜 징심도 못 먹어실 거라.(오늘은 자별히 손님 많아서 직원들 점심도 못 먹었을 거야.)

④물통에만 가믄 제벨히 웃음이 하저게.(‘물통’에만 가면 자별히 웃음이 많아져.)

 

예문 ①은 소의 특성을 이야기한 것으로, ‘소 산소에 들면 자별히 봉분만 파 버려.’ 하는 뜻이다. 산소를 새로 마련하면 방목했던 소들은 ‘산담(묘소의 울타리)’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 봉분을 뿔로 파헤쳐 버린다는 말이다. 이상하리만치 소는 유독 새로 마련한 무덤의 봉분만 파헤친다. 여기서 ‘쉐’는 ‘소[牛(우)]’를 말하고, ‘산’은 ‘산소(山所)’, ‘봉분’은 한자어 ‘봉분(封墳)’이며, ‘불다’는 보조동사로 표준어 ‘버리다’에 해당한다.

예문 ②는 장난치며 날뛰던 꼬마가 그릇을 깨뜨렸을 때 하는 말로, ‘그러게 자별히 까불더니, 그릇 또 ‘헤먹었구나’.’ 하는 뜻이다. 장난치면 까불다가 그릇을 깨뜨렸다는 의미다. 여기서 ‘게메’는 표준어 ‘그러게’에 해당하며, ‘까불다’는 ‘가볍고 조심성 없이 함부로 행동하다.’라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또한 ‘까불다’로 나타난다. ‘그륵’은 ‘물건이나 음식을 담는 도구를 통틀어 이라는 말’로 표준어 ‘그릇’에 해당한다. ‘헤먹다’는 ‘일을 그르치거나 잘못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이에 대응하는 어휘는 없는 듯하다.

예문 ③은 점심 때 많은 손님을 치른 사업장에서 들을 수 있는 말로, ‘오늘은 자별히 손님 많아서 직원들 점심도 못 먹었을 거야.’ 하는 뜻이다. 밀려드는 손님을 치르다 보니 점심 먹을 겨를이 없었다는 의미다. 여기서 ‘오널’은 ‘오늘’에 해당하고. ‘한’은 형용사 ‘하다[多(다)]’에서 온 말로, 표준어 ‘많다’에 해당한다. ‘직원덜’의 ‘-덜’은 복수를 나타내는 접미사로 표준어 ‘-들’에 대한다. ‘징심’은 낮에 먹는 끼니로, ‘점심’에 해당한다. 이 ‘징심’을 표준어와 같은 형태의 ‘점심’을 비롯하여, ‘정심, 증심’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문 ④는 예전 ‘물통’의 풍경을 짐작할 수 있는 말로, ‘‘물통’에만 가면 자별히 웃음이 많아져.’ 하는 말이다. ‘물통’이 곧 웃음꽃이 피는 장소라는 뜻이다. 예전 수도가 없던 시절엔 ‘물통’이 동네 모든 소식이 모아지는 곳이니 사실 ‘물통’이 여론의 근원지가 된다. 그러니 웃을 일이 많았다. 여기서 ‘물통’은 ‘물탕이 딸린 빨래터’이다. ‘하다’는 표준어 ‘많다’에 해당하는데, 동사 ‘하다[爲(위)]’의 방언형 ‘ᄒᆞ다’나 ‘허다’와는 구분된다.

목록

이전글
387. 둠빗물
다음글
385. 굴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