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2. 슬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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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10-06 조회수 : 83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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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ᄀᆞ슬허다
‘ᄀᆞ슬허다’는 ‘농작물 따위를 거두어들이다’ 또는 ‘가을에 곡식을 거두어들이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ᄀᆞ슬허다’는 ‘ᄀᆞ슬’과 접미사 ‘-허다’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로, ‘ᄀᆞ실’은 ㉠단풍이 드는 계절인 ‘가을(ᄀᆞᅀᆞᆶ)’과 ㉡농작물 따위를 거두어들이는 ‘가을(ᄀᆞᅀᆞᆯ)’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계절로서의 ‘가을’인 경우 ‘ᄀᆞ슬허다’는 ‘가을철에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이기 때문에 ‘가을걷이하다’에 해당하고, ‘ᄀᆞ슬허다’가 ‘농작물 따위를 거두어들이는 일’이라고 한다면 이때는 ‘가을하다’에 대응한다. 이 ‘ᄀᆞ슬허다’는 달리 ‘ᄀᆞ실허다, ᄀᆞ을허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①시월은 ᄀᆞ슬허여 들이는 ᄃᆞᆯ입주. 조도 비어 오고 콩도 꺼꺼 오곡 다 시월에 헙주.(시월은 가을하여 들이는 달이지요. 조도 베어 오고 콩도 꺾어 오고 다 시월에 하지요.) ②ᄀᆞ실틀민 ᄀᆞ실허젠 탁 바쁘고 거 촐 비젠 바쁘고 놀 틈이 엇어.(가을 들면 가을하려고 탁 바쁘고 거 꼴 베려고 바쁘고 놀 틈이 없어.) ③ᄀᆞ을헌 다음에도 오래 쉬지 못허여.(가을걷이한 다음에도 오래 쉬지 못해.) ④보리 나 불민 먹을 거 엇어. 겨난 마친 때 보리ᄀᆞ슬허기가 힘들어. 밤이 비 오람직허민 밤이 강 무껑, 젖어도 무꺼근에 데며사 되어.(보리 나 버리면 먹을 거 없어. 그러니 장마진 때 보릿가을하기가 힘들어. 밤에 비 옴직하면 밤에 가서 묶어서, 젖어도 묶어서 더며야 되어.)
예문 ①은 시월에 대한 이야기로, ‘시월은 가을걷이하여 들이는 달이지요. 조도 베어 오곡 콩도 꺾어 오고 다 시월에 하지요.’ 하는 뜻이다. 시월은 조도 수확하고 콩도 거둬들이는 달이라는 말이다. 여기서 ‘ᄃᆞᆯ’은 ‘한 해를 열둘로 나눈 하나’로 표준어 ‘달’에 해당하고, ‘비다’는 ‘날이 있는 연장으로 무엇을 끊거나 자르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베다’에 대응한다. 이 ‘비다’는 옛말 ‘븨디’에서 ‘븨다>비다’로 변하여 쓰이는 말이다. ‘꺼끄다’는 표준어 ‘꺾다’에 해당한다. ‘조’는 ‘비고’, ‘콩’은 ‘꺼끄는’는 것처럼 작물에 따라 수확하는 방법도 다르다. 예문 ②는 가을철에 대한 이야기로, ‘가을 들면 가을하려고 탁 바쁘고 거 꼴 베려고 바쁘고 놀 틈이 없어.’ 하는 뜻이다. 곧 가을 들면 수확하고 겨울 준비에 바쁘다 보니 놀 겨를이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ᄀᆞ실틀다’는 ‘가을 들다’는 뜻으로, ‘ᄀᆞ실ㅎ+들다’ 구성으로 이루어진 말이다. 이때의 ‘ᄀᆞ실’은 옛말 ‘ᄀᆞᅀᆞᆶ’(≪월인석보≫ 서:16)에서 온 것이다. 또 ‘ᄀᆞ실허다’는 ‘농작물 따위를 거두어들이다.’는 뜻으로 쓰인 경우로, 이때 ‘ᄀᆞ실허다’의 ‘ᄀᆞ실’은 옛말 ‘ᄀᆞᅀᆞᆯ’(≪능엄경언해≫ 1:19)에서 온 어휘로, ‘ᄀᆞ실틀다’의 ‘ᄀᆞᅀᆞᆶ’과는 다른 어휘다. ‘촐’은 마소의 먹이로, ‘꼴’에 해당하며, ‘엇다’는 ‘없다’에 대응하는데 ‘읏다’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문 ③의 ‘ᄀᆞ을허다’와 ④의 ‘보리ᄀᆞ슬허다’의 ‘ᄀᆞ슬허다’는 ‘가을걷이하다’의 의미로 쓰인 경우다. 예문 ③은 ‘가을걷이한 다음에도 오래 쉬지 못해.’ 하는 뜻으로, 겨울나기 준비로 바빠 쉬지 못하는 농촌 현실을 말한 것이다. 예문 ④는 보리 수확에 대한 이야기로, ‘보리 나 버리면 먹을 거 없어. 그러니 장마진 때 보릿가을하기가 힘들어. 밤에 비 올 듯하면 밤에 가서 묶어서, 젖어도 묶어서 더며야 되어.’ 하는 뜻이다. 보리는 싹이 나 버리면 안 되니 비 올 것 같으면 밤에라도 밭에 가서 보리를 묶어서 ‘데며야’ 한다는 말이다. 여기서 ‘마치다’는 표준어 ‘장마지다’에 해당하는데, ‘마ㅎ+지다’ 구성으로 만들어진 어휘다. ‘장마지다’는 한글학회의 ≪큰사전≫을 비롯하여 ≪우리말큰사전≫의 표제어로 올라 있다. ‘보리ᄀᆞ슬허다’는 ‘익은 보리를 거두어들이다.’는 뜻으로 ‘보릿가을하다’에 해당하며, ‘오람직허다’는 ‘오-+-람직허다’ 구성으로 ‘올 듯하다, 올 것 같다’는 의미로 쓰이는 어휘다. ‘무끄다’는 ‘묶다’, ‘데미다’는 ‘겹쳐 올리어 더미를 짓다.’는 뜻으로, ‘더미다’에 대응한다. 이 ‘더미다’는 ≪조선말대사전≫의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