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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 가찹다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9-15   조회수 : 99722

379. 가찹다

 

‘가찹다’는 ‘거리가 짧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가깝다’에 해당한다. 표준어와 형태가 같은 ‘가깝다’도 쓰인다.

 

①문도에 가찹게 산 사름이 초헌관으로 보믄 되지.(문 입구에 가깝게 선 사람이 초헌관으로 보면 되지.)

②쉐가 드나들기는 동쪽 모커리가 가차우난 좋아.(소가 드나들기는 동쪽 곁채가 가까우니까 좋아.)

③베치, 바당 가차운 디 사는 사름덜은 바당물에 ᄃᆞᆼ강 절여나서.(배추, 바다 가까운 데 사는 사람들은 바닷물에 담가서 절였어.)

④물팡은 정지 앞에 놓주. 정지서 젤 가차운 디난.(물팡은 부엌 앞에 놓지. 부엌에서 젤 가까운 데니까.)

 

예문 ①은 제사나 명절 때 들을 수 있는 말로, ‘문 입구에 가깝게 선 사람이 초헌관으로 보면 되지.’ 하는 뜻이다. 그다음 아헌관, 종헌관이 이어진다는 말이다. 대체로 ‘생깃지둥’이라는 상기둥 곁에 선 사람이 초헌관이 된다. “생깃밋 아무나 안 앚나(상기둥 밑 아무나 안 앉는다.).”는 하는 말도 초헌관과 관련하여 전해진다. 여기서 ‘문도’는 ‘문+도’ 구성으로, ‘집안이나 방으로 드나들게 된 문 입구’를 말한다. ‘문+도’에서 ‘도’는 ‘입구, 출입구’의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굴묵도’는 ‘구들방 아궁이 입구’, ‘밧도’는 ‘밭 안으로 드나드는 출입구’를 말한다. ‘사다’는 표준어 ‘서다[立(립)]’에 대응한다. 초헌관(初獻官)은 ‘첫 잔을 올리는 제관’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잔을 올리는 제관은 종헌관(終獻官)이 된다.

예문 ②는 ‘쉐막’이라는 외양간에 대한 이야기로, ‘소가 드나들기는 동쪽 곁채가 가까우니까 좋아.’ 하는 뜻이다. ‘쉐막’은 소가 드나들기 편한 쪽이 좋다는 의미다. 여기서 ‘모커리’는 표준어 ‘곁채’에 대응한다. ‘모커리’는 ‘모ㅎ+거리’ 구성으로, ‘거리’는 ‘집을 헤아리는 단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안채는 ‘안거리’, 바깥채는 ‘밧거리’라 한다. 만일 집의 정문으로 대문이 있는 집인 경우 문간채는 ‘이문간’ 또는 ‘먼문간, 문간, 이문거리, 이문칩’ 등으로 말한다.

예문 ③은 김장할 때 배추 절이는 것에 대한 이야기로, ‘배추, 바다 가까운 데 사는 사람들은 바닷물에 담가서 절였어.’ 하는 뜻이다. 곧 김장을 위한 배추를 절일 때 바닷가 사람들은 배추를 바닷물에 담가 절였다는 말이다. 여기서 ‘베치’는 ‘배추’를 말하고, ‘바당’은 ‘바다’를 말하는데, 옛말 ‘바다ㅎ’에서 온 어휘다. 즉 ‘바다ㅎ’가 ‘바다ㅎ>바다ㅇ’이 되어 ‘바당’이 된 것이다. 한편 바다를 뜻하는 ‘바ᄅᆞᆯ’은 ‘바르, 바릇’으로 나타나는데 뜻이 바뀌어 해산물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의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바당물’은 표준어 ‘바닷물’, ‘ᄃᆞᆼ그다’는 ‘담그다(액체 속에 넣다.)’에 해당한다.

예문 ④는 ‘물팡’ 놓는 위치에 대한 이야기로, ‘물팡은 부엌 앞에 놓지. 부엌에서 젤 가까운 데니까.’ 하는 뜻이다. 여기서 ‘물팡’은 ‘나부죽한 돌을 ‘ㅠ’자 모양으로 세워 물을 길어 나ᄅᆖ는 물동이를 쉽게 지고 부리게 할 수 있게 만든 대(臺)‘를 말한다. ‘ㅠ’자 가운데는 비가 ‘들이치지(삐다)’ 않는 곳이라 농기구인 호미나 낫, 숫돌 따위를 넣어 두기도 한다. ‘정지’는 ‘부엌’, ‘디’는 장소를 뜻하는 말로, 표준어 ‘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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