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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3. 가메기눈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8-06   조회수 : 8461

373. 가메기눈

 

‘가메기눈’은 ‘까마귀 눈’이라는 뜻으로, ‘발가락 샅이나 발가락 밑의 접힌 금에 살이 터지고 갈라진 자리’를 말한다. ‘가메기눈’은 표준어 ‘까치눈’에 해당하는데, 달리 ‘가마귀눈, 발가락눈, 발눈’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대개는 ‘트다(뜨다)’와 연결되어 쓰인다.

표준어 ‘까치눈’이 제주도에 와서 ‘가메기눈’이라 한 것을 제주도에 ‘까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까치’가 없는 것은 15세 말 전국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38권) <제주목 풍속> 항에 언급되어 있다. 곧 “산에는 사나운 짐승이 없다. 호랑이, 표범, 곰, 승냥이, 이리 등 사람을 해치는 짐승이 없다. 또 여우, 토끼, 부엉이, 까치 등이 없다.”라는 기록이 그것이다. ‘까치’가 없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까마귀’를 빌려 ‘가메기눈’이라 한 것이다.

 

①발가락 세에 가메기눈 트민 막 아파.(발가락 사이에 까치눈 뜨면 아주 아파.)

②가메기눈 트믄 검은 머릿니 잡앙 그레 담앙 고쳐.(까치눈 뜨면 검은 머릿니 잡아서 그리 담아서 고쳐.)

③발가락눈 텃져 허멍 그레 니 잡앙 담으라 경 헤낫주.(까치눈 떴다 하며 그리 이 잡아서 담으라 그렇게 했었지.)

④건 이디서도 발눈 텃젠 ᄀᆞᆯ아마씀.(건 여기서도 까치눈 떴다고 말해요.)

 

예문 ①은 ‘가메기눈’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발가락 사이에 까치눈 뜨면 매우 아파.’ 하는 뜻이다. 곧 발가락 사이에 까치눈이 생기면 매우 아프고 걷기에도 불편하다는 의미다. 여기서 ‘세’은 표준어 ‘사이’에 해당하는데, 옛말 ‘ᄉᆞ이’에서 온 말이기 때문에 ‘세’로 적은 것이다. ‘세’는 달리 ‘ᄉᆞ이’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트다’는 표준어 ‘뜨다[開(개)]’에 해당하며, ‘막’은 ‘매우’ 또는 ‘아주’의 의미로 쓰인 말이다.

예문 ②는 ‘가메기눈’에 대해 전승되는 민간요법의 하나로, ‘까치눈 트면 검은 머릿니 잡아서 그리 담아서 고쳐.’ 하는 뜻이다. ‘가메기눈’이 생기면 머리에 있는 검은 머릿니를 잡아서 벌어진 틈에 담으면 낫는다는 민간요법이다. 담을 때도 그냥 담지 않고 머리를 잘라서 넣어야 된다고 한다. 여기서 ‘그레’는 표준어 ‘그리’에 해당한다.

예문 ③은 ‘가메기눈’ 대신에 ‘발가락눈’이 쓰인 경우로, ‘까치눈 떴다 하며 그리 이 잡아서 담으라 그렇게 했었지.’ 하는 뜻이다. 물론 여기서 ‘니’는 ‘머릿니’를 뜻하는 것으로, 몸에 있는 이하고는 다르다. 민간요법에서의 까치눈과 머릿니는 바늘과 실같은 존재다.

예문 ④도 ‘가메기눈’ 대신에 ‘발눈’이 쓰인 경우다. 까치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건 여기서도 까치눈 떴다고 말해요.’ 하는 뜻이다. 까치눈에 대한 방언형으로 ‘발눈’이라고 한다는 말과 같다. 여기서 ‘이디’는 표준어 ‘여기’에 해당하며, ‘트다’는 ‘뜨다[開(개)]’, ‘ᄀᆞᆮ다’는 ‘말하다’에 대응한다. 특히 ‘ᄀᆞᆮ다’는 ‘ᄀᆞᆮ지, ᄀᆞᆮ곡’처럼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어간말음 ‘ㄷ’을 유지하지만 ‘ᄀᆞᆯ으난, ᄀᆞᆯ으믄’처럼 모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어간 말음 ‘ㄷ’은 ‘ㄹ’로 바뀌어서 쓰인다. 이 ‘ᄀᆞᆮ다’는 ‘ᄀᆞᆯ다’로도 나타나는데, “말 하영 ᄀᆞᆯ지 말라(말 많이 말하지 마라.).”, “이젠 말도 ᄀᆞᆯ곡 말곡게(이젠 말도 말하고 말고.).”처럼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도 어간 말음 ‘ㄹ’을 유지하는데 이때 기본형은 ‘ᄀᆞᆯ다’가 된다. 결국 ‘말하다’의 방언형이 ‘ᄀᆞᆮ다, ᄀᆞᆯ다’ 등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ᄀᆞᆯ아마씀’의 ‘마씀’은 표준어 ‘요’에 해당하는 것으로, 말듣는 사람을 높일 때 쓰는 보조사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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