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2 멀리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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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4-05-19 조회수 : 83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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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 멀리다
‘멀리다’는 ‘다른 사람이 하고자 하는 행동을 못하게 하다.’는 뜻을 지닌 어휘로, 표준어 ‘말리다’에 대응한다.
①싸움은 멀리곡 흥성은 부찌렌 헤서.(싸움은 말리고 흥성은 붙이라고 했어.) ②아이라도 어께로 울민 거 멀리지 못허여.(아이라도 어깨로 울면 거 말리지 못해.) ③호호 허당 라부뜸 시작허믄 멀리지 못헌다이.(오냐오냐 하다가 달라붙기 시작하면 말리지 못한다.) ③나 한 사름 시멍 못허게 멀리지 못헷단 말이우꽈?(나이 많은 사람 있으면서 못하게 말리지 못했다는 말입니까?)
예문 ①은 나쁜 일은 못하게 하고, 좋은 일은 권장해야 한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속담의 내용이다. ‘싸움은 말리고 흥성은 붙이라고 했어.’ 하는 뜻이다. 여기서 ‘흥성’은 ‘물건을 사거나 팔 때 서로 값 등을 의논함’이란 뜻을 지닌 어휘로, 한자어 ‘흥성(興成)’에서 온 말이다. 이와 같은 뜻으로 ‘흥정’도 쓰이는데, 이는 옛말 ‘흥졍’에서 온 어휘다. ‘흥졍’(≪법화경언해≫ 1:10)이 ‘흥졍>흥정’으로 변화한 것이다. 결국 제주어 ‘흥성’은 표준어 ‘흥성’에 해당하고, 제주어 ‘흥정’은 표준어 ‘흥정’에 대응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흥성’은 한자어이고, ‘흥정’은 고유어라는 데 있다. 예문 ②는 아이가 어깨로 울 때에 대한 이야기로, ‘아라도 어깨로 울면 거 말리지 못해.’ 하는 뜻이다. 눈물을 흐리며 운다면 타이르거나 을러서 울음을 그치게 할 수도 있지만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껴 울 때는 정말이지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어께’는 표준어 ‘어깨’에 대응한다. 표준어와 달리 ‘어께’라고 적은 것은 ‘어깨’의 옛말이 ‘엇게’이기 때문이다. 곧 ‘엇게’(≪석보상절≫ 21:21)가 ‘엇게>어께’로의 변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예문 ③은 붙임성이 좋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오냐오냐 하다가 달라붙기 시작하면 말리지 못한다.’ 하는 뜻이다. 상대방의 의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다 보면 억지 쓰는 것도 순리로 받아들어야 하는 경우도 있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호호’는 감탄사로, 표준어 ‘오냐오냐’에 해당하며, ‘라부뜨다’는 달리 ‘라부트다’로 말하기도 하는데 표준어 ‘달라붙다’에 대응하는 어휘다. ‘못헌다이’의 ‘이’는 확인이나 동의를 나타내는 데 쓰는 보조사이다. 예문 ④는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거나 어지러운 국면을 해결하지 못했을 때 하는 말로, ‘나이 많은 사람 있으면서 못하게 말리지 못했다는 말입니까?’ 하는 뜻이다. 어른이 있으면서 뭐 했느냐는 핀잔이다. 하지 못하게 했으면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라는 의미다. 여기서 ‘나’는 표준어 ‘나이’에 해당하는데, 옛날 ‘나ㅎ’에서 끝소리 ‘ㅎ’이 탈락한 형태다. ‘하다’는 형용사로, 표준어 ‘많다’에 해당한다. 동사인 ‘ᄒᆞ다’나 ‘허다’와 구별해야 할 어휘다. ‘시다’는 표준어 ‘있다’, ‘말이우꽈’에서 ‘-이우꽈’는 표준어 ‘-ㅂ니까’로, 상대방에게 정중하게 묻는 뜻을 나타낼 때 쓰는 의문형 어미(語尾)다. |
